우리는 당신에 대해 조금 알고 있습니다.

by 방구석여행자

'나무들이 우리를 관찰한다고?'

식물들을 통해 바라본 우리네 삶의 모습이 담긴 그림책.


우리는 식물 하나를 사기 위해 수십 개의 식물을 물어보지만, 정작 돌아서면 '그때 그 식물의 이름이 뭐였지?' 하고 까먹는다. 슬픔을 위로하거나 축하할 일이 있을 때 축하하기 위해 화환을 보내며 예를 갖춘다고 하지만, 그다지 달가워하지 않는다. 요즘에는 청첩장 문구를 보면 화환을 안 받겠다며 미리 하지 말라고 당부하는 사람들도 심심찮게 봤다. 사무실, 카페, 쇼핑몰 등지에서 화분을 가져다 놓는 사람들도 있다. 잘 기르지도 못하면서. 우리들의 허례허식을 꼬집는 듯했다.


오죽하면 이 책에서 나무들이 화장실에 화분을 두는 사람들에게 말한다.


"당신은 조용히 사색을 할 때조차 우리를 필요로 하더군요. 미안하지만 이런 건 혼자 하면 안 될까요?"


유쾌하면서도 씁쓸했다. 혼자해야 할 일이 있을 때조차 우리는 혼자 하지 못할 때가 있구나.


식물은 또 우리에게 말한다.


"당신은 가끔 많이 힘들어 보입니다.

우리를 돌아볼 수도 없을 만큼.

다행히 누군가는 우리의 작은 숨소리를 듣습니다.

마지막 힘을 다해 당신을 불러봅니다."


식물을 돌보기 위해 샀지만, 식물을 돌볼 수 없을 정도로 힘들게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

그런 우리들의 곁에 그래도 누군가 있다는 말이 참 세상살이가 희망적으로 느껴졌다.

눈, 코, 입이 그려진 나무들을 보며 나무들이 우리를 마치 꿰뚫어 보고, 우리 삶을 조언해 주는 듯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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