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실비아 Feb 18. 2017

퇴사일기 #12. 내가 하나이며 또 둘인 것을

5월 8일 독일 바이마르에서



동방에서 건너와 내 정원에 뿌리내린
이 나뭇잎엔 비밀스런 의미가 담겨 있어
그 뜻을 아는 사람을 기쁘게 한다오
둘로 나누어진 이 잎은 본래 한 몸인가
아니면 서로 어우러진 두 존재를
우리가 하나로 알고 있는 걸까?
이런 의문에 답을 찾다
비로소 참뜻을 알게 되었으니
그대 내 노래에서 느끼지 않는가
내가 하나이며 또 둘인 것을

                                         은행나무 잎 -괴테-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감정이란 건,
이 나라나 저 나라나 예나 지금이나 같나 보다.
듣는 순간 탄성이 절로 나왔던 시.

우연치 않게 괴테의 흔적 따라 여행 중인데
이러다 나 정말 철학자 되는건 아닌가 몰라.

문화에서 나오는 엄청난 파급력.
가을이면 지천에 뿌려진 은행잎이건만,
20분 이상의 소중한 시간을 투자해 고르고 골라

2.95유로나 주고 은행잎을 사버렸다.
왠지 괴테의 저 마음이 깃들어 있을 것 같아서.
그 마음 그대로 소중한 누군가에게 주고 싶어서.
 
올 가을 은행잎이 유난히 예뻐보일 것 같다.


독일 바이마르
매거진의 이전글 퇴사일기 #11. 욕심을 버렸을 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