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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실비아 Mar 04. 2017

퇴사일기 #23. 외화내빈

7월 30일 몰타 고조섬에서


얼마 전 어떤 재미교포가 썼다는 글을 봤다.
오랜만에 한국에 와서 사람들을 만났는데,
너무나도 고급지고 편리한 생활을 하고 있건만
행복한 사람은 한 명도 없고

다들 죽는 소리만 한다고.

몰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락 비치(Rock beach)


외국 어디든 일주일, 아니 하루만 있어봐도
우리나라가 얼마나 살기 좋은 나라인지

누구나 금방 깨닫는다.


어디서든 인터넷이 빵빵 잘터지고
최고의 시설을 자랑하는 대중교통,

값비싼 물건을 카페 테이블에 둔 채로

자리를 비워도 누구도 훔쳐가지 않는 안전성.
'사소한 것'만 보더라도 우리나라가 정말 최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 생활이 더 좋은 이유는
(여기선 내가 일을 안하고 놀기 때문에..가 아니라)사람들이 참 여유롭기 때문이다.


출퇴근 시간 정확하고,
그래서 퇴근 후에도 나를 위한 하루가 남아있고,
주말은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이라는,
이런 '사소한 것'이 부럽다.
한국에 다시 돌아가서 내가 무슨 일을 한다 한들
이렇게 보낼 수 있을까.

한발 살짝 떨어져서 보는
예전의 나 혹은 내 주변을 묘사하자면,
우아하고 여유롭게 커피 한 잔 마시려고
이탈리아산 모카포트와 커피빈을 사서
나 이렇게 고급진 사람이야 sns에 실컷 자랑도 하고

주말에 꼭 마셔야지! 바라보며 흐뭇해하면서,
정작 마실 시간이 없어 써보지도 못하는
빛 좋은 개살구이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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