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실비아 Mar 30. 2017

퇴사일기 #43. 나쁜 버릇 이제 그만!

9월 22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기차를 타고 시내를 가는 참이었다.
다다음 역 쯤에서 막 자다 일어난 것 같은 머리에
누추한 옷의 할아버지가 옆에 앉으셨다.
행색이 마치 없던 냄새라도 날 것 같아,
나도 모르게 창문 쪽으로 바싹 붙어 앉게 되었다.
할아버지는 가방을 뒤적뒤적 하시더니
안경을 꺼내셨고,
고이 프린트 해오신 기차티켓을 확인하셨고,
논문인지 연구 자료인지 깨알만한 글씨의

글을 꺼내 읽기 시작하셨다.
그리고 중앙역에서 내릴 채비를 하셨다.

내릴 때 보니

할아버지의 가방은 최고급 가죽 같았고,
옷은 검소해 보였으며,
네번째 손가락에 무심하게 낀 듯한 결혼반지가
더욱 빛나 보였다.

겉으로 사람을 판단하지 말자고 그렇게 다짐했건만

이놈의 나쁜 버릇 도대체 언제 고쳐지려나.


사과로 유명한 프랑크푸르트! 멜리네 집 뒤는 온통 사과밭이다.


시내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기차 안에서 일몰을 바라보며


매거진의 이전글 퇴사일기 #42. 우정도 국경이 없어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