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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래비 매거진 Dec 04. 2021

한강 야경을 곁들인
서울숲과 응봉산 산책

메타세쿼이아길, 은행나무 군락지, 사슴방목장 위 육교에서 바라보는 단풍숲과 연못 그리고 응봉산 풍경, 서울숲 가을 풍경이 멋진 곳이다. 그렇게 서울숲 산책을 마치고 용비교를 건너 응봉산으로 걷는다. 응봉산은 야경 촬영지로 이미 유명하다. 서울숲 가을 풍경에 푹 빠졌다가 응봉산 야경에 황홀했던 하루가 있었다.


서울숲 메타세쿼이아 길. 짧지만 운치 있다


사라진 섬 저자도의 추억


남쪽에 강남구 압구정동, 북쪽에 중랑천과 한강이 만나는 합수지점, 그 사이 한강을 부르는 이름이 동호였다. 동호는 조선시대에 그 풍경이 아름다워 중국 사신을 대접하는 뱃놀이터 중 한 곳이었다고 전해진다. 동호 남쪽에는 조선시대 압구정이라는 정자가 있었다. 동호의 아름다운 풍경을 보고 한명회가 지은 정자였다. 북쪽에는 버드나무 낭창거리던 두뭇개 나루와 마을이 있었다. 조선 태조 이성계와 정도전이 배를 띄우고 놀았던 곳이라고 한다. 동호의 풍광은 그렇게 사람들 마음을 사로잡았다.


두뭇개는 중랑천과 한강, 두 물줄기가 만나는 곳이라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두 물이 만나는 곳에 삼각주가 생겼고, 섬이 됐다. 그게 바로 저자도라는 섬이었다. 모래밭과 구릉, 연못도 있었다고 한다. 조선시대 두뭇개를 찾아온 연산군이 저자도에서도 놀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1925년 을축년 대홍수 때 섬의 대부분이 사라졌다. 1970년대 들어 저자도의 흙과 모래로 압구정동에 택지를 만들었다. 그렇게 동호의 풍경을 이루었던 한 축인 저자도는 완전히 사라지게 됐다.
 

서울숲에 은행나무 군락지가 있다. 잎이 다 졌지만 바닥에 깔린 노란 은행잎에서 운치를 느껴본다


늦가을 서울숲을 거닐다


중랑천과 한강이 만나는 곳 동쪽에 서울숲이 있다. 이곳은 1940년대에 유원지였다. 1954년에는 서울 경마장이 들어섰다. 1986년에 체육공원이 생기고 2005년에 서울숲이 문을 열었다.

서울숲은 약 35만 평 규모에 자연생태숲, 자연체험학습원, 습지생태원, 문화예술공원, 곤충식물원 등이 들어섰으며 이들 공간을 연결해주는 산책로는 서울숲의 상징이 됐다.


사슴이 노는 건지 싸우는 건지 모르겠다


가을 서울숲 풍경은 은행나무 군락지, 메타세쿼이아길, 사슴방목장 위 육교에서 바라보는 ‘단풍숲’과 연못 그리고 응봉산 풍경이 괜찮다. 간혹 만나는 울긋불긋 물든 단풍도 좋다.

성수대교 북단 교차로 주변 시내버스 정류장에 내려서 서울숲 9번 출입구로 들어가면 왼쪽에 바로 은행나무 군락지가 있다.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 단풍잎은 거의 다 떨어졌는데, 떨어진 단풍잎이 바닥을 덮은 풍경도 운치 있다.


연못과 숲이 있는 이곳에 사슴과 고라니가 산다
서울숲 어린이 놀이시설. 철골로 거대한 사람 모형을 만들었다


9번 출입구 대각선 맞은편 11번 출입구로 들어가면 바람의 언덕이 나온다. 바람의 언덕 서걱거리는 마른 풀 사이 오솔길을 걷는다. 사슴방목장 위 육교로 들어간다. 수양버들 가지 낭창거리는 작은 호숫가에 사슴과 고라니가 산다. 호숫가 숲에도 단풍이 물들었다. 멀리 앞으로 갈 응봉산이 보인다.

메타세쿼이아길은 짧지만 운치 있다. 메타세쿼이아길과 함께 은행나무들도 볼 수 있다. 조각정원, 거울연못, 거인상, 숲속놀이터 등이 산책길을 따라 이어진다.

서울숲
주소: 서울 성동구 뚝섬로 273
운영시간:  연중무휴
전화: 02-460-2905
홈페이지: https://seoulforest.or.kr/


서울숲이 좋다. 저 멀리 보이는 낮은 산이 서울 야경 포인트 응봉산이다. 저기까지 걸어서 가는 길이 있다


노을 지고 피어나는 한강의 야경


서울숲 이곳저곳 숨어 있는 늦가을 풍경을 즐기며 걷다가 9번 출입구 쪽으로 돌아왔다. 9번 출입구 앞 성수대교 북단 교차로에서 건널목을 건너 응봉산 쪽으로 걷는다. 용비교를 건너면 응봉산으로 올라가는 길이 나온다. 계단을 다 올라서서 응봉산 정상 쪽으로 걷는다. 정상은 너른 마당이다. 한쪽에 정자가 있고 마당 주변은 온통 전망 좋은 곳이다.


응봉산으로 오르는 길


산줄기가 한강으로 잦아드는 풍경이 서쪽에 펼쳐진다. 옥수동과 금호동 언덕 마을이 한눈에 들어온다. 뉘엿뉘엿 지는 햇살이 비낀다. 산 그림자는 짙어지고 한강물은 황금색으로 빛난다. 강 건너편 압구정동 아파트와 빌딩의 유리창에 비친 햇살이 눈을 찌른다. 동호대교가 어둠에 잠기면서 인공의 불빛이 켜지기 시작한다. 노을이 지고 밤풍경이 시작된다.


응봉산에서 바라본 서울숲. 저기 보이는 곳이 서울숲의 전부가 아니다


응봉산에서 보는 한강의 야경은 이미 잘 알려졌다. 하지만 그 밤풍경이 그리울 때면 어김없이 다시 찾게 된다.


응봉산에서 바라본 서울숲과 도심 풍경. 사진 오른쪽 위에 초승달이 떴다
응봉산은 서울 야경 포인트 중 한 곳이다. 옛날에 동호라고 부르던 한강이 저 언저리다


자연의 빛은 사라지고 인공의 불빛만 남았다. 어두운 하늘에서 교교하게 흐르는 달빛은 금상첨화다. 시리도록 맑은 밤하늘이라면 간혹 반짝이는 별빛도 볼 수 있다. 밤 강바람이 시리다.

눈앞에 펼쳐지는 풍경에 구도를 잡는다. 카메라 조리개를 조이고 셔터 속도를 늦춘다. 각자의 취향에 맞는 카메라 기능의 조건을 다 갖춘 뒤, 이제 셔터만 누르면 된다.


응봉산
주소: 서울 성동구 금호동4가 1540 응봉산
운영시간: 연중무휴
입장료: 무료
전화: 02-2286-6061



글·사진 장태동 트래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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