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과 함께 국내선 비행기 탑승하는 법 총정리
무무야, 우리 제주도 여행 갈까?
우리의 비행을 앞두고
지난달, 우리 집 막내 무무(코카 스파니엘, 10kg)와 함께 제주도로 떠났다. 따스한 제주 바람 불어올 때면 찰랑이는 귀, 살랑거리는 꼬리. 무무도, 나도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단, 공항에서만 빼고. 소형견은 주인과 함께 기내에 탑승이 가능하다.
문제는 기내에 탑승이 불가능한 중형견 이상, 그러니까 무무와 같은 친구들이다. 항공사 측에 위탁해 따로 운송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조심스럽게 고백하자면 케이지에 들어간 무무의 검정콩 같은 눈을 보곤, 눈물을 왈칵 쏟아 버렸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말이다.
견주가 심적으로 불안해하면, 강아지 역시 불안해지기 마련이다. 반려견과 여행을 떠나기 전, 견주는 단단해진 마음으로 공항으로 향해야 한다. 사랑스러운 우리 ‘아가’들을 위해서 말이다.
이것만은 알고 가자!
Q1. 모든 반려동물은 비행기에 탑승이 가능할까?
대부분의 항공사는 생후 8주 이상의 개, 고양이, 새의 동반 탑승이나 위탁을 허용하고 있다. 간혹 저비용 항공사LCC의 경우 반려동물 위탁운송 서비스가 불가하기 때문에 반드시 사전에 확인이 필요하다. 아메리칸 핏불 테리어, 도베르만 등과 같은 맹견은 비행기 탑승이 불가하다.
Q2. 인터넷으로 예약하면 되는 걸까?
정말 중요한 포인트. 항공편 예약 후, 해당 비행기에 반려동물 탑승이 가능한지 항공사에 전화로 문의해야 한다. 보통 비행기 1대당 탑승할 수 있는 반려동물의 수가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기내에 탑승이 가능한 소형견일 경우 보통 2~3마리까지 가능하며, 위탁 운송으로 분류되는 중형견 이상은 각 항공사마다 규정이 다르다. 다시 한 번 형광펜 밑줄 쫙, 반드시 전화로 문의한 뒤 탑승 확인 메일을 받아 놓길 바란다.
Q3. 케이지는 필수일까?
반려견 산책시 목줄이 필수인 것처럼 비행기에서는 케이지가 필수다. 케이지를 준비하지 못한 경우라면 항공사마다 강아지 운송 케이지를 별도로 판매하니, 구입해야 한다. 기내에서 아련한 강아지의 눈망울을 보고, 꺼내 주는 행위는 항공 규정에 의해 엄격히 금지되어 있다.
위탁 운송으로 분류되는 중형견 이상의 규정은 조금 더 까다로운 편이다. 금속, 목재, 플라스틱 등 튼튼한 소재로 만들어진 케이지여야만 하며, 잠금장치가 꼭 달려 있어야 한다. 또 통풍과 환기가 용이해야 한다. 강아지가 케이지 안에서 일어났을 때, 머리가 천장에 닿지 않는 넉넉한 크기가 좋으며 평소 좋아하는 담요, 장난감, 주인의 체취가 묻은 옷가지들을 같이 넣어 주면 더더욱 좋다.기내에서는 나올 수 없으니 충분한 물과 소량의 밥을 먹이고, 배변을 하게 한 후 태우는 것이 좋다. 과식을 하게 되면 토할 수 있으니, 조금 적다 싶을 정도로 급식하는 것을 추천한다.
Q4. 케이지에 들어간 강아지, 괜찮을까요?
케이지는 비행 동안 주인의 역할을 대신한다. 체크인을 하면 항공사 직원이 직접 케이지에 플라스틱 타이와 테이프로 안전장치를 설치한다. 잠금장치에는 문제가 없는지, 케이지에 결함이 없는지는 견주가 꼭 한 번 더 확인해야 한다. 케이지가 열리는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꼼꼼히 재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케이지에 강아지의 이름과 함께 견주 이름, 연락처 등을 적어 두는 것이 좋다.
강아지가 실린 케이지는 검색대에서 엑스레이 검사를 받은 뒤 바퀴가 달린 카트 등을 이용해 해당 항공사 직원들이 직접 비행기까지 옮긴다. 일반 수화물처럼 무빙벨트에 실리진 않으니, 한시름 놓아도 된다.
Q5. 위탁수하물로 처리되면 춥거나 덥지 않을까?
많은 견주들이 가장 걱정하는 부분. 반려동물이 위탁수하물로 분류되어도 수화물 사이에 끼어서 가지는 않는다. 기장 자리와 비슷한 위치에, 반려동물을 위한 별도의 공간이 마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충분한 햇빛과, 통풍시설 또한 마련되어 있어 강아지가 잠시 지내기에는 충분하다. 물론 집처럼 편안한 장소를 기대할 순 없겠지만.
처음이니까, 조심스럽게
무무는 평소 성격이 차분하고,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 그런 무무조차 비행기에서 내려서는 불안한 모습이 역력했다. 견생犬生을 통틀어 처음으로 하늘을 날았으니, 어찌 보면 무무의 반응은 당연하다.
강아지의 성격과 성향은 주인이 가장 잘 알고 있을 터, 견주는 강아지의 성격을 잘 고려해 여행을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하겠다며 떠난 여행이 평생 잊을 수 없는 상처로 기억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사람에게도, 강아지에게도 처음은 매번 어렵고, 매번 힘들 수밖에 없다. 차근차근 준비한다면, 반려견과 함께할 수 있는 것들이 훨씬 다채로워질 것이다.
제주도에서 돌아온 지금, 머리맡에 누워 있는 무무는 이따금 하늘을 올려다본다. 그때마다 묻곤 한다. “무무야, 우리 여행 갈까?”
글·사진 김진 에디터 강화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