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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프로 Jan 02. 2021

마케팅, 재미에서 기회를 찾아라

2021 마케팅 인사이트 #1-2

지난 글에서 최근 몇 년을 관통하는 마케팅 키워드는 '재미'가 아닐까 말씀드렸습니다. 사실, 작은 재미를 추구하는 트렌드는 꽤 오래전부터 있었습니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스낵 컬처'가 인기를 끌게 됐죠. 이제 우리가 인터넷에서 볼 수 있는 대다수 콘텐츠가 '스낵 컬처'인지라 이 용어를 별도로 쓰기도 어색합니다. 

* 스낵 컬처 : 과자를 먹듯 5~15분의 짧은 시간에 문화 콘텐츠를 소비한다는 뜻이다. 웹툰, 웹 소설과 웹 드라마가 대표적인 스낵 컬처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즐길 수 있는 스낵처럼 출퇴근 시간이나 점심시간 등 짧은 시간에 간편하게 문화생활을 즐기는 라이프 스타일 또는 문화 트렌드를 말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이제 이러한 흐름이 '콘텐츠'에서 '실물'로 넘어왔습니다. 장난(?)을 콘텐츠에만 치는 게 아니라, 진짜 제품에 적용하고 있는 거죠. 어쩌면 스낵 컬처를 주도하던 세대가 구매력이 좀 더 생겨서일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 해도, 스타트업이라면 모를까, 대다수 기업에서는 아직 광고나 마케팅에 있어 '품격'을 중요시하는지라.. 재미 요소를 도입하겠다고 하려면 꺼려지는 게 사실입니다. (마케팅이 장난이야? 하는 말을 들을 수 있죠..) 우리도 트렌디한 마케팅을 하려면 좀 더 설득력 있는 이유가 있어야겠죠?!

 



왜 '재미'와 '마케팅'을 연계해야 할까??

 

1. '재미'가 있어야 '확산'된다.  


지금도 그렇지만 소셜 플랫폼들이 대중화되면서 UGC(한때 UCC라고 불린)를 만들어 내는 마케팅이 유행했습니다. 그렇다 해도 보통 온라인 콘텐츠에 한정된 이벤트 정도지, 'Product*'를 연계해서 대대적으로 진행된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우리나라에 본격적으로 제품까지 연계한 마케팅이 등장한 건 #채워바나나 캠페인 때부터가 아닐까 싶습니다. 

* 여기서 굳이 'Product'라는 표현을 쓴 이유는 '제품' '상품' 뿐 아니라 '서비스'나 '콘텐츠'를 포괄하는 용어를 쓰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제품'이라고 할 경우엔 유형의 실물을 생산하는 경우로 제한될 수 있으니까요..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의 '#채워바나나' 캠페인.


이 캠페인은 다소 올드해진 제품 이미지(어릴 적 목욕 후 마시던 우유)를 탈피하고자 ' ㅏㅏㅏ맛 우유'(오타 아닙니다)라는 제품을 출시하고, 고객들이 직접 자신의 이야기를 담도록 했습니다. 고객 콘텐츠라고 하면 온라인에서 빈칸 넣기나, 제품 또는 매장 인증 사진 등을 올리도록 하던 수준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것입니다. 


UCC가 유행하던 시절, 고객들에게 영상을 만들어 올리라는 프로모션을 하면 사실 동기 부여도 부족한 데다, 소비자들이 직접 영상 만들기를 어려워해 대행사 직원들이 다 동원되어 이벤트 참여를 하던.. 웃픈 기억이 있습니다. '#채워바나나'의 경우 제품 자체를 바꾸니 고객 참여 난이도는 확 낮아지는 효과에 제품 자체가 직접 노출되는 효과까지 거둘 수 있었습니다. 


마케터 입장에선 소비자들이 스스로 자사의 제품, 또는 브랜드를 알리는 포스팅을 해주길 바라게 됩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보통 자기 과시형 콘텐츠들을 올리고 싶어 하죠. 사용하는 브랜드나 제품이 곧 나를 대변하는 사회기 때문에 좋은 호텔에서 숙박 리뷰를 올리거나, 해외여행 사진을 올린다거나 하는 콘텐츠 올리길 좋아합니다. 


이런 소비자 심리를 본다면, 우리 제품에 대해 올려주길 바라는 것은 무리 같아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 SNS 콘텐츠들 대부분은 어차피 '소비'와 연관된 것입니다. 맛집, 여행, 언팩 등등.. 우리는 많든 적든 우리는 매일매일 소비를 할 수밖에 없으니까요. 많은 돈을 쓰거나 큰 노력을 들이지 않아도, 소비가 곧 ‘자랑하고 싶은 콘텐츠’가 된다면 꿩도 먹고 알도 먹고, 1석2조가 되죠. 마케터는 바로 이런 지점을 공략해야 합니다. 


11번가에서 단독 판매한 <오뚜기 레트로 팩>


'오뚜기의 레트로팩'처럼, 이런 재미의 요소가 있는 'Product'라면 요즘 소비자들이 중시 여기는 ‘가성비’를 높여줍니다. 이왕 사야 할 거라면, 심지어는 그냥 예쁜 쓰레기가 될지언정 상관없죠. (우리에겐 당O마켓이 있으니까요!) 인증 사진 한 장 만으로 인싸가 될 수 있는 기회는 절대 놓칠 수 없습니다.. 이런 가성비 또는 1석2조의 효과는 마케터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판매도 늘리고, 자발적 확산 효과도 거둘 수 있죠.




2. '관심'은 곧 '구매'로 이어진다.   


영화 '어벤저스'를 보셨나요? 그럼 타노스의 건틀렛도 아시나요? '건틀렛'으로 손가락 한번 튕기면 온 우주의 절반을 날려 버릴 수도 있는 무시무시한 힘을 가지고 있죠. 


요즘 소비자는 굳이 건틀렛이 없어도 손가락 한번 튕기면 원하는 걸 즉시 받아볼 수 있습니다. 요샌 오전에 구매하면, 오후엔 받을 수 있죠. 계좌 개설 같은 것도 즉시 할 수 있고, 오프라인이라도 몇 백 미터 안의 편의점에 웬만한 건 다 구비되어 있습니다.


예전엔 소비자의 구매 여정(Consumer Journey)을 분석하려는 노력이 있었지만, 이제 여정은 너무나 짧아졌습니다..'관심'은 곧바로 '구매'로 이어지죠. 고민은 배송만 늦출 뿐이니까요..


구글은 Micro Moments로 어떤 '욕망'이 행동으로 이어지느냐를 제시합니다. (think with google)


Google의 Micro Moments가 이야기하듯, 이제 어떤 '관심'이 생긴다면 곧바로 '행동(Action*)'으로 이어집니다. 이 행동이 대단한 건 아닙니다. 스마트폰을 집어 들면 됩니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스마트폰을 보다가 관심이 생기는 경우도 많으니까요. 

* Action은 Consumer Journey Model에서 보통 '구매'를 뜻합니다. 처음 이런 모델을 만들어질 때만 해도, 4~5단계를 거친 가장 끝 영역에 있었는데, 점점 앞으로 당겨지고 있죠.. (참고 링크 : https://brunch.co.kr/@travlr/60)


그럼 관심을 끄는 방법은 뭘까요? 말장난 같지만, 남들이 관심 있어하는 또는 관심 있어할 것 같은 Product여여야 합니다, 아주 비싸거나, 아주 싸거나, 아주 멋지거나... 아니면 재미있는...


이제 '광고'를 기억했다가 구매하는 마케팅의 시대는 지났습니다. 고객이 스마트폰을 집어 들었을 때, 하루에도 몇십 번씩 찾아오는 그때가 바로 '스위트 스폿'입니다. 어떻게 하면 그 많은 정보 중에 우리의 제품이 '기억'이 아닌 '클릭'을 불러낼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하죠. '구매'가 아니라면 적어도 '검색'이라도 한번 할 수 있도록... 




예전에 제 마케팅 교수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PR은 제품을 알리는 것이고, 광고는 제품을 더 좋다고 말하는 것이고, 마케팅은 어떤 제품이 팔릴까를 고민하는 것이다'


하지만 다행인 것은, 디지털 세상이 열리면서 이제 제품의 본질 자체를 바꾸지 않아도, 또 이미 출시된 제품에도 마케터가 소비자에게 먹히는 콘셉트를 덧씌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금 바로 제품에 어떤 '재미'를 추가할지 고민해 보는 게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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