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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무둘 Oct 26. 2022

초심자 마음. 아는데 알아도 안 될 때

마음의 주종관계

[1분 인생 힌트] 초심자 마음. 아는데 알아도 안 될 때 (마음의 주종관계)

초심자 마음. 아는데 알아도 안 될 때

마음대로 살고 싶다! 


그렇습니다. 누구나 마음대로 살고 싶어합니다. 자기 마음대로 안 되길 바라는 사람은 이 세상에 별로 없습니다. 


마음대로 살고 싶은데 마음대로 안 되는 경우는 허다합니다. 세상이 안 도와줘서 마음대로 안 되기도 하지만 내 마음이 내 마음대로 안 돼서 마음대로 안 되기도 합니다. 대체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세상살이는 어떻게 해결할 수 없으니 내 마음에 대해서 생각해봅니다. 다음은 내 마음이 왜 내 마음대로 안 되는지에 대해 생각해본 이야기입니다. 



초심자의 마음으로 돌아가기


마음대로 안 될 때 우리 마음속에서는 이상한 일이 벌어집니다. 마음이 두 갈래로 갈라져버립니다. 마음대로 부리고자 하는 주인의 마음과 제멋대로 구는 종의 마음. 주인과 종으로 나뉘어서 마음이 씨름을 합니다. 이때 어떤 마음이 나의 진짜 마음일까요? 


마음대로 안 된다고 할 때 우리는 착각합니다. 주인의 마음대로 종의 마음이 따라와야 한다고 하는 게 그것입니다. 주인의 마음만 내 마음이고 종의 마음은 내 마음이 아닌 걸까요? 주인의 마음은 어떻게 주인 행세를 하게 된 걸까요? 종의 마음은 어쩌다 종의 처지에 놓이게 된 걸까요? 


마음대로 안 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이렇게 마음이 두 갈래로 갈라져있다는 것입니다. 좀 심하게 표현하자면 마음이 찢어져 있는 것입니다. 갈라지고 찢긴 마음이 무얼할 수 있을까요? 그런 마음으로는 무엇을 얻고 이룬다 해도 아무 소득이 없을 것입니다. 


주인의 마음은 착각합니다. 자기가 주인이니까 잘 알고 있다고 착각합니다. '이래이래 해야 한다, 되어야 한다.'며 종의 마음을 부리려고 합니다. 그렇지만 우리 모두 알고 있습니다. 아무리 그렇게 주인의 마음이 이기도록 도와주려 해도 여태까지 별로 효과적이지 않았다는 것을. 남이 나에게 그렇게 이야기하면 아주 듣기 싫을 것을 우리는 자기 자신에게 잘도 합니다. 남이 나에게 must, should를 남발하면서 내 인생에 훈수를 놓고 강제하려고 하면 기분이 어떨까요? 아 고맙습니다, 하는 사람은 대인배입니다. 대부분은 귀를 틀어막고 싶어지겠지요. 



내 마음대로 하라고.
이 마음아!
... ...
그만 좀 떠들어라.



종의 마음이 그렇습니다. 주인의 마음이 왈가왈부를 많이 할수록 들으려 하지 않고 오히려 어깃장을 놓고 싶어집니다. 어디 한번 두고 보자! 모른다고 무시 당하고 부림을 당하는 종의 마음은 점점 더 팍팍해집니다. 주인의 마음에게 점점 더 비협조적으로 나가겠지요. 


아는데 잘 안 된다. 알아도 안 되더라. 이런 말을 우리는 곧잘 쓰곤 합니다. 정말 아는데 안 되는 걸까요? 그 앎은 정말 안다고 할 수 있는 걸까요? 


주인의 마음이 착각한 부분이 이 지점입니다. 자기가 안다고 하면서 세상을 마음대로 주무르려고 합니다. 적어도 종의 마음을 자기 식대로 따라오게 만들고 싶어합니다. 자기는 정말 잘 알고 있는데 세상과 종의 마음이 자기를 안 따라주는 게 문제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종의 마음을 몰아세우니 마음은 전쟁터가 됩니다. 문제가 원래 있어서 문제가 아니라 주인의 마음과 종의 마음이 갈라져서 주인의 마음이 종의 마음에게 자꾸 감 놓아라, 배 놓아라 시비를 걸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는 것입니다. 


이럴 때는 아무리 노력해도 헛수고일 뿐입니다. 달라지지 않습니다. 정말로 알고 있다면 아는 대로 행하고 변화하겠지요. 아는 만큼 노력하고 성장할 것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되지 않는다는 것은, 내가 안다고 하는 것이 진정으로 아는 것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아는 대로 아무것도 행하지 않으면서 주워들은 지식으로 마음을 옭죄는 구실만 하고 있는 것입니다. 사실은 안다는 것을 핑계 삼아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 것이지요. 아는데도 안 된다고 하면서. 적어도 나는 알긴 안다고 뻐기고 있으면서. 



내가 알긴 안다고. 험!



정말로 변화하고 성장하는 사람은 이와 다르게 마음이 움직입니다. 내가 아직도 모르는구나. 모르는 게 한참 많구나. 더 배워야겠다. 이렇게 생각하면서 모르는 부분을 삶에서 채우려고 노력합니다. 아는 만큼은 꼭 실천을 하니 앎과 삶이 분리되어 있지 않습니다. 주인의 마음과 종의 마음이 갈라서서 주인의 마음이 안다고 거드름 피우지 않습니다. 정말로 자기가 모른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지요. 


종의 마음의 관점에서 보면 사실 모든 것이 마음대로 되고 있습니다. 주인이 시비만 걸지 않으면 마음은 늘 마음대로 되고 있습니다. 종이 알기로는 자기가 아는 만큼 잘 되고 있는 것입니다. 알아도 안 되고, 아는데 안 되는 것이 무엇인지 종의 마음은 모릅니다. 아는 대로 잘 되고 있고, 아는 만큼 잘 하고 있어서 종의 마음은 걸림 없이 자유로운 마음입니다. 


이렇게 생각을 정리하고 나면 할 일은 주인의 마음이 주인 행세하는 꼬라지를 잘 보도록 하는 것입니다. 주인의 마음이 주인 행세를 한답시고 아는 척하느라 괜히 마음속을 엉망으로 만들고 있는 것을 보는 것입니다. 현실에서 아무 노력도 기울이지 않고 있고 바라는 바대로 진전은커녕 정체되고 답보하거나 퇴보의 수순을 거치고 있다는 인정하는 것입니다. 그리고는 모른다고 고백을 해야겠지요. 


주인의 마음이 자기가 아는 게 아는 게 아니었다고 굽히기 시작하면 희망이 보입니다. 현실에서 실제적인 변화를 가져올 노력을 하기 시작할 수 있습니다. 주인의 마음이 종의 마음에게 다가가 그동안 미안했다고 이야기하면서 종의 마음에게 왕좌를 양보하면 진짜 변할 수 있게 됩니다.  


주인의 마음은 굽히고 양보하면서 

초심자의 마음으로 돌아갑니다. 


주인의 마음은 

스스로 사라짐으로써 

진정 마음의 주인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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