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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릴없이 걷는 것이 여행의 할 일
봉하마을
노무현 대통령
by
정안
May 17. 2019
5월이 되었다.
우리에게 깊은 슬픔을 준 많은 일들이 일어났던 그 오월.
2002년을 백과사전에서 찾아보았다.
"12월 19일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에서 노무현 후보가 당선되다"
FIFA 월드컵에서 우리나라가 4강에 진출했고 모두 붉은 악마가 되어 광장을 가득 메웠던 그 해는
뜨거움으로 요동친 한 해였다.
머뭇거리며... 2009년을 다시 백과사전에서 찾아본다.
"5월 23일 대한민국 제16대 대통령 노무현이 서거하였다"
설악산으로 가족여행을 가던 중이었다.
그 해 봄, 우리가 흘렸던 뜨거운 눈물을 기억한다.
이제 10년이 흘렀다.
지난 겨울 봉하에 갔었다.
기차를 타고 진영역에서 내려 택시로 봉하마을까지 갔다.
강금원 기념 봉하 연수원
故강금원 회장이 봉하마을을 일구었던 비서관들과 손님들이 지낼 공간으로
건립한 연립주택이다.
이를 연수원으로 개관하여 교육 참여자들에게 숙소로 제공하고 있었다.
교육 참여는 해설사의 해설을 들으며 봉하마을을 도는 것.
알면 보인다는 말이 실감 났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예전과 같지 않으리라"
대통령의 집 들어가는 길.
노무현 대통령이 2008년 2월 25일 퇴임 이후 2009년 5월 23일 서거 전까지 1년 조금 넘게 생활하던 곳.
이른 아침이라 겨울 안개가 자욱하다. 산책을 하고 마당을 손보고 손녀와 장난치고 마을 주민들과 만났던 이곳, 새벽 안갯속으로 떠난 쓸쓸한 뒷모습이 보이는 듯하다.
고(故) 정기용 건축가가 설계한 대통령의 집 설계 메모.
대통령의 집은 주변 자연환경과 어우러지도록 지붕을 낮고 평평하게 지었다.
흙이나 나무 같은 자연재료를 사용하여 지은 지상 1층 지하 1층 규모이다.
퇴임 후 고향으로 돌아와 소박한 꿈을 실현시키며 살고자 했던 집.
이제는 시민들에게 개방하여 많은 사람들이 다녀가지만,
화들짝 웃으며 반겨줄 밀짚모자의 그분은 계시지 않다.
우리나라 전통 가옥 양식으로 사랑채와 안채, 서재 등 공간을 나눈 것이 특징이다.
요즈음 아파트처럼 한번 신발을 벗으면 모두 다닐 수 있는 공간이 아니라 각각의 공간이 나누어져 있다.
불편하지만 자주 자연과 마주하라는 건축가의 의도가 반영되었고, 이 공간을 언젠가 시민에게 돌려주려면 여러 가지로 활용할 수 있는 독립적 구조여야 한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깊은 뜻이 만난 결과물이다.
복원한 생가의 모습과 봉하마을 지도.
사저에서 멀지 않은 곳에 그의 묘역이 있다.
수많은 시민들의 절절한 마음이 새겨져 있는 박석.
겨울 안개와 그곳을 지키고 있는 정자세의 경호원, 장대 끝에 매달려 펄럭이기를 잊은 깃발
이곳에 잠들어 있는 위대한 영혼에게 조용히 인사를 했다.
정토원에 들렸다 내려오는 길에 만난 호수와 갈대.
갈대는 제 스스로 반짝이는 게 아니었다.
햇살을 받은 곳만 반짝인다. 우리 모두가 햇살이 되었어야 했는데 라는 뒤늦은 후회...
내려오는데 깃발이 다시 펄럭인다.
이런 세상은 오고 있는 것일까...
노란 바람개비를 만들어 주던 자원봉사자,
그날 이후 매주 주말 이곳에 온다고 하던 그분.
아이들과 가족들이 봉하마을 곳곳을 둘러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뭔가를 생각하는 모습들.
우리는 한 발 한 발 나아가고 있다.
이제 눈물을 닦고 지치지도 말고 포기하지도 말고 함께 가자.
"강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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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여행, 자유여행을 하며 글을 씁니다.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와 읽은 책, 단순한 삶을 지향하는 생활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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