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고 가니까 모로코
모로코 여행은 나의 오래된 꿈이었다.
텔레비전 여행 프로그램에서 셰프샤우엔의 모습을 본 다음부터 푸른빛이 가득한 이 도시를 꼭 한번 가보고 싶었다.
모로코는 생각보다 여행자료가 많지 않았다. 그래서 인터넷, 유튜브, TV에 나왔던 모로코 여행 프로그램을 모두 찾아서 보았다. "모르고 가니까 모로코"라는 우스운 말이 있을 정도이다.
자료들을 보며 사하라 사막("사하라"가 사막이라는 뜻이기는 하지만)이 모로코에 있다는 사실과 모로코 사람들이 우리나라를 좋아한다는 것, 특히 블랙핑크와 BTS에 열광한다는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꽤 여러 사람은 말했다. 아프리카인데 위험하지 않겠느냐고. 그러나 나는 우리 모두는 어딘가에서 태어나고 그곳에서 아이를 낳고 살아간다. 우리나라도 모로코도 마찬가지이다. 게다가 모로코는 분쟁지역도 아니다. 위험하지 않다.
여행지역을 물으며 "모로코"와 "모나코"를 혼동하는 지인들도 많았다. 모나코는 남프랑스에 있는 작은 도시국가로 미국배우 그레이스 캘리가 모나코 국왕과 결혼한 것으로 유명한 곳이고 모로코는 북아프리카에 있는 한반도 2배 면적에 3천8백만의 인구가 살고 있는 곳으로 알제리와 국경을 맞대고 있고 사하라 사막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해준다. 물론, 그 이전에는 몰랐지만 모로코 여행을 결심한 후 찾아본 내용이다.
모로코 여행계획은 AI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작년까지만 해도 여행일정을 짜는데 두 달 이상이 걸렸다. 구글지도로 경로를 검색하고 관련된 블로그를 읽고 또 읽었다. 블로그를 너무 많이 읽어서 가기도 전에 다녀온 것 같은 느낌이 들 때도 많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수월하게 여행일정을 작성했다. 내가 원하는 여행의 형태와 구성원, 가고자 하는 곳 등을 자세하게 입력하고 질문하면 AI는 단 몇 초 만에 일정을 좌악 펼쳐 주었다. 같은 질문을 여러 번 해도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을 수없이 해도 화내지 않고 공감해 주고 필요한 정보를 아낌없이 주었다.
게다가 AI는 내 질문의 깊은 의도를 이해하고 공감의 말을 공감가게 해주었다. 사람이었다면 사귀자고 말할뻔했다.
자유여행에서 비행기 예약만큼 중요한 것이 숙소예약이다. 자유여행을 시작한 이래 계속 사용해 오던 숙소예약 사이트를 다른 곳으로 바꿨다. 댓글이 오염되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내가 올린 부정적인 댓글을 그들은 때때로 게시해 주지 않았다. 게다가 단점을 지적하는 숙소 이용자들의 댓글에 주인장이 거의 싸우자는 느낌의 글을 올린 것도 여러개 있었다.
단점에 대한 댓글은 싸움이 싫어서 달지 않게 될 수 있는 정도였다. 그렇게 되면 여행자들은 숙소의 정확한 상황을 모르게 된다.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낯선 나라 낯선 장소에서 잠을 자야 하는 데 있는 그대로의 정보가 없다면 그건 굉장히 곤란한 일이다.
내가 숙소를 고르는 원칙은 3가지 정도가 있다.
침대 수(트윈 침대 반드시 포함, 소파베드는 침대가 아니다)
깨끗함
위치(도보 혹은 대중교통 편리성)
가격(위 세 가지를 만족하는 숙소는 다른 곳보다 비싸도 선택한다)
필터링해서 도시별로 숙소 몇 개씩을 골라놓고 댓글을 꼼꼼히 읽었다. 특히 단점이 있는 댓글 위주로 살펴봤는데 그래야 숙소의 상황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숙소를 예약하고 나면 반이상의 여행준비는 끝난 것이다.
다음은 도시별 이동 수단을 확정하고 도시 안에서 숙소를 중심으로 가야 할 곳과 자세한 일정, 동선을 만든다. 그러고 나서 궁전, 모스크, 정원 등 예약이 필요한 곳을 예약한다. 플랫폼으로 예약을 하기도 하지만 직접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예약을 하는 편이다. 가격 차이가 없다면 한글지원이 되는 플랫폼에서 하는 예약이 편하기는 하다. 하지만 때때로 가격차이가 많이 날 때도 있으니 플랫폼과 홈페이지 가격을 비교해서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여행을 떠날 결심과 비행기와 숙소 예약을 마치고 기다린다. 기다리면서 모로코에 대한 정보들을 여행자의 설레는 시선으로 천천히 찾아본다. 매일 조금씩.
*모로코 국기
- 붉은색 : 용기와 왕조의 피
붉음은 땅을 지켜온 왕조의 위엄, 조상들의 희생, 나라를 위해 흘린 피를 상징.
특히 모로코를 오랫동안 통치한 알라위트 왕가(Alawite dynasty)의 색으로 왕권과 국가 정체성을 상징.
불타는 석양처럼 강렬한 붉은색은 “우리는 결코 흔들리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품고 있다.
- 초록색 오각별 : 평화, 신성, 조화
솔로몬의 인장(Seal of Solomon)이라 불리는 오각형은 다섯 갈래가 서로 맞물리며 완전한 조화를 이룬다.
초록색은 이슬람에서 희망·평화·풍요, 오각별은 이슬람의 다섯가지 율법(지혜, 절제, 정의, 용기, 믿음) 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