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갑자기 아파트 사기 4: 잔금 내기

손가락 딸깍만 해도 이상하게 진이 빠진다

by 제이드
triplemdesignz-Q09kGk-Bx0A-unsplash.jpg 아 진짜 이런 거 또 하기 싫다....



며칠 전 잔금을 치르고 이사를 마쳤다. 부모님이 많이(엄마가 정말 많이) 도와주셨는데도 일주일은 쉬고 싶은 심정에 다시는 이사 따위 하고 싶지 않아졌다. 그래도 언젠가 이 고생을 또 하게 될지 모를 미래의 나를 위하여 잔금일의 기억을 기록해보려 한다.






갑자기 아파트 사는 과정 제4단계: 잔금 치르기


이상하게 일은 겹친다고, 짜증 나게 지지부진하던 본업이 갑자기 몰아치는 바람에 정신없는 와중에도 나는 사람들이 보통 아파트 자금을 어떻게 치르는지 검색해 보았다. 가상 계좌 이용하기, 이전 집주인(주로 빚이 있다)이 잔금 받고 대출 처리한 다음 완납증명서 등등 가져오기, 은행 같이 가기 등이 있는 것 같았는데 나는 은행에 다녀오는 게 가장 확실하다고 생각했고 그럴 각오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부동산에 가니 중개인분이 제안한 방법이 꽤 괜찮은 것 같아 기록해보려 한다.


일단은 '가상 계좌'를 이용한다. 내 경우, 매도자(이전 집주인)가 잔금일 기준으로 본인이 저당 잡힌 기관에 갚아야 할 금액과 가상 계좌를 미리 알아왔다. 하지만 혹시 모르니 당일 전화 통화로 한 번 더 확인하면서, 지금 대출 갚을 건데 영수증과 등기에 필요한 정보를 보내달라고 했다. 참고로 중간에 점심시간이라고 통화가 잘 안 되는 구간이 있었으니 잔금 처리를 오후 2시 이후, 혹은 아예 더 빨리 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그리고 이 금액은 내가(대출 갚을 돈을 줄 장본인, aka 매수자) 내 핸드폰으로 직접 보냈다. 입금자명만 매도자 이름으로 잘 바꿔주었다.


등기필정보를 달라고 한 것은, 매수자 쪽 법무사가 말소 등기를 모두 처리하기로 했기 때문이었다. 그 정보가 있어야 근저당을 말소할 수 있다! 중개업자가 '우리 측 법무사님께 수고롭겠지만 부탁드렸다'라고 한 걸 보니 아마 은행 측 법무사들이 하는 게 아닐까 싶은데 내 입장에서는 이게 더 좋은 것 같다. 중개업자가 불러준 매수자 쪽 법무사는 어쨌든 잔금 치르는 현장에서 직접 뵐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법무사가 신분증 정보, 매도자의 부동산 매도용 인감에 찍힌 도장 모양을 확인하고 취득세 관련 사항 등 등기 이전에 필요한 사항들을 확인하고 처리하셨다. 그날 아침에 뽑은 등기부등본으로 물건에 계약 사항에 위배되는 물권이 없는지도 같이 확인하였다. 이분에게 의뢰 비용, 세금 등등을 다 보내드린 뒤 나의 등기필증=집문서를 기다리면 된다. 잘해주시겠지.. 여기서는 사실상 법무사를 믿어야 한다. 껄껄껄.


팩스로 대출 상환액에 대한 대출 완납 영수증과 등기필정보가 오길 기다리는 동안, 아파트 잔금에서 대출 금액을 빼고도 남는 금액은 이제 매도자에게 개인적으로 부쳐줘야 한다. 돈을 보내고 매도자가 확인하면 중개업자 측에서 매도자 도장이 찍힌 영수증을 끊어준다. 아파트는 선수관리비라는 것도 내줘야 한다. 한편 매도자 측은 도시가스 퇴거 및 전입 신청 예약을 같이 해주었고, 잔금일까지의 중간 관리비 금액도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에 서 안내받은 다음 내 계좌로 입금해 줬다. 도시가스 중간 정산도 받았다. 전화 몇 번, 딸깍딸깍, 팩스 소리 등의 연속이다. 이처럼 몸 쓰는 일은 없는데 왜 그리 진이 빠지는지.. 하하하.






여기까지는 돈에 관한 이야기. 한편 나는 세입자가 살던 집에 들어가는 것이었고 잔금일이 곧 세입자의 이삿날이었기에 간단히 잔금을 치르기로 한 약속 시간 전 중개업자와 TO-BE 나의 집을 확인했다. 최초 입주 시 기본적으로 받았던 물건을 확인하는 게 주된 업무였다. 카드키, 에어컨 리모컨, 음식물 쓰레기 배출구 뚜껑, 소화기 등등이 잘 있는지 확인했고 이때 기본 물품이 뭔가 없으면 돈으로 받든 찾아서 나온 걸 받든 받아내면 된다.


집에 큰 하자가 없는지 둘러보기도 해야 하지만 이 과정은 생각보다 매우 대충 이루어진다. 계약하기 전에 확실히 따져야 하는 상황이기도 하고(...) 아무래도 현장이 꽤나 번잡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때 허리를 있는 힘껏 구부려가면서 바닥에 찍힌 자국을 셀 수도 없는 노릇이다ㅋㅋㅋㅋ;; 입주를 위한 청소를 할 때 아무래도 이런저런 아쉬운 사항이 보이기 마련이지만, 배수 혹은 전기와 같은 매우 중대한 문제가 아니라면 차차 알아서 해결하든지 해야 할 것 같다.


청소는... 그냥 다들 입주 청소 쓰세요. 제발 그럽시다. ㅇ-<-<


그리고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방문해서 전입 신청서, 그리고 이사일을 위한 엘리베이터 사용 신청서 및 엘리베이터 사용료 납부 처리를 하였다. 그런데 나는 이전 세입자가 관리사무소와 약간 문제를 일으키는 바람에(ㅜㅜ) 신청서들만 쓰고 나왔다. 만약 무리 없이 일이 잘 이루어진다면 아파트 앱 이용 관련한 사항, 커뮤니티 센터 이용, 세대 내 와이파이 번호는 무엇인지, 쓰레기 배출일은 언제인지 등등을 물어보고 나오는 게 좋겠다.






브런치 포스팅을 위해 메모한 내용은 이 정도였다. 혹시 공유해 주실 노하우가 있다면 대환영! 그리고 정말.. 이사든 잔금 처리든 뭐든 적게 경험해야 하는 것 같다(...) 아이고, 힘들어.


keyword
이전 03화갑자기 아파트 사기 3: 이사 준비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