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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사 이목원 May 14. 2021

[바디프로필] 내 몸의 역사를 다시 쓰다.


[바디프로필내 몸의 역사를 다시 쓰다.


“보디빌더처럼 사진 찍기 유행, 스튜디오 여름까지 예약 꽉 차, 공복 운동, 극단적 다이어트로 우울증, 섭식장애 부작용 급증”

얼마 전 신문기사에서 “몸짱 사진 ‘바디프로필’찍다 골병드는 2030”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직장인 황씨(29)는 20대 마지막 기록으로 남겨 두고자 바디프로필을 찍었다. 그녀는 4개월간 매일 2~3시간씩 운동하며 단백질 위주 식단 관리를 했는데 오히려 건강이 망가졌다는 내용이었다. 특히 그녀는 ‘석 달간 무월경에 시달리기도 했고, 사진 찍기 전 원인 모를 알레르기까지 생겼다. 호르몬 체계도 망가져 촬영 후 4~5개월간 우울증으로 시달렸다는 기사 내용이었다.


https://www.mk.co.kr/news/society/view/2021/05/434227/

바디프로필을 준비하는 나에게는 충격적인 기사 내용이 아닐 수 없었다. 신체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시작했던 바디프로필인데,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결과를 초래했으니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년 12월 지인의 권유로 PT를 시작했다. 그분은 이곳에 먼저 다니고 있었다. 알고 보니 집에서 자전거로 5분 거리로 아주 가까웠다. 한 달간 다녀본 결과 성실하고 착실하게 가르쳐 주었다. 시설은 조금 열악했지만 PT가 너무 좋았다. 

그 당시 PT를 통해 운동을 하게 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체계적으로 근력을 강화하기 위해서였다. 나이가 들수록 근력운동이 필요한 것은 책을 통해 알고 있었지만, 근육 만들기는 혼자 하기 쉽지 않았다. 조깅, 수영 등 유산소 운동은 꾸준히 해 온 터라 문제 될 것이 없었다. 근육은 인체 면역력과 증대와 갱년기 건강 유지에 필수적인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근력운동 위주로 PT를 받았다. 3달 정도 다니다 보니 몸도 가벼워지고 팔, 등, 어깨 등에 근육이 생기는 것이 보이기 시작했다. 조금은 불편하고 힘들어도 내 몸을 위한 좋은 것이란 신호로 생각하며 꾸준히 다녔다. 나는 마음에 어떤 생각이 꽂히면 루틴 한 습관을 만드는 것이 체질화된 것 같다. PT를 한지 6개월째가 되었다. 단 하루 서울에 교육 때문에 불참한 것을 제외하면 매일 새벽 PT를 받았다.

어깨, 등, 팔, 다리, 가슴 등 부위별로 근육이 생길 수 있도록 매일 번갈아 가며 운동했다. 힘이 조금 들어도 참아내며 했다. 다만, 유산소 운동은 이곳에서 하지 않았다. 대신 수영으로 부족한 유산소 운동을 보충해 주었다.

꾸준히 해온 결과 몸에는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상체 근육이 서서히 불어나기 시작했다. 하체나 복근 부분이 눈에 띄게 달라지지는 않았으나 조금씩 달라진다는 느낌은 받았다. 식사도 원래 먹는 음식에서 닭 가슴살과 고기는 매일 섭취하는 것을 잊지 않고 챙겨 먹었다.

아버님 이제 날이 잡혔으니 집에서도 매일 복근 운동을 해 주셔야 합니다. 며칠 전 PT께서 복근 운동은 별도로 매일 할 것을 권유했다. 이달 말 바디프로필 날짜가 잡혔기 때문이다. 바디프로필은 내 생애 최초 도전이다. 어쩌면 50대에 하는 바디프로필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상대적으로 조금 젊을 때 나를 위한 의미 있는 것을 만들기 위해서다. 내 몸의 역사를 새로 쓰는 기분이다.

“오늘은 어떤 주제로 대화를 나누면 좋겠습니까. 네 5월 말에 바디프로필을 찍기로 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바디프로필을 잘 찍을 수 있는지를 가지고 얘기해 보면 좋겠습니다.”

코칭 연습을 하면서 바디프로필을 잘 찍기 위한 주제로 얘기해 보기도 했다. 내가 내린 결론은 크게 두 가지였다.

나 자신의 육체적 건강증진이 가장 큰 목표였다. 절대 남과 비교하지 않는 몸 상태다. 타인과의 몸 상태를 비교하는 순간, 과도한 정신적 압박감과 스트레스로 운동의 본질이 변질될 것을 알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정신적 건강이었다. 내 마음건강을 관리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내 몸 상태가 좋아짐으로써 내 마음 건강도 챙기는 것이었다.

만약 이번 바디프로필을 찍고 만족하지 못하면 연말에 다시 찍으면 되는 것이라 생각하니 마음이 훨씬 가벼워졌다. 

하지만 마음에는 늘 불청객이 도사린다. SNS에서 바디프로필 했던 분들의 스토리와 사진을 보면 그분들을 동경하게 되고 어느새 마음 근육이 약해질 수 잇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마음이 절대로 흔들리지 않아야겠다.’고 생각을 해 오고 있던 터였다.

최근 보도된 바디 프로필 관련 부작용 뉴스는 내 마음을 더욱더 견고하게 만든 측면이 있다.

절대 무리하지 않아야 한다. 50대 건강 유지가 인생 후반기 바로미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건강을 잘못 다스려 호르몬 불균형 노화를 더욱더 초래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요즘은 몸이 가볍다. 운동 후 달라진 것이 몸과 마음에서 느껴진다.

등 근육이 생기면서 어깨가 곧게 펴지고, 자세가 바르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스피치 훈련을 통해 복식 호흡도 쉽게 된다. 근력운동으로 자세가 더 바르게 되었기 때문이다. 절대 무리하지 않는 바디프로필을 향해 오늘도 내일도 나만의 속도로 가고자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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