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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질경이 Jun 02. 2023

남태평양의 신비한 섬,바누아투

 태평양횡단 크루즈


오전 7시 40분 배가 바누아투의 수도 포트 빌라에 도착했다.


여기는 호주에서 1000마일 정도 동쪽에 있는 바누아투라는 독립국가다.

여기도 다른 남태평양의 섬나라들처럼 기원전부터 자기들끼리 살아오다 16세기 유럽인들이 오면서 포르투갈, 스페인, 프랑스와 영국의 식민지를 거쳐 1980년 독립된 나라다.




이 나라의 가장 특이한 점은

이 나라는 세계에서 지진, 화산폭발, 홍수 가뭄.. 등 자연재난 위험도가 173개 국 중 가장 높은 나라이고

15~24세의 문맹률 78 %, 신생아 사망률이 천명당 47명이다.

그런데 국민들의 행복 도는 높게 나온다.



리처드 로저스와 오스카 해머스타인의 뮤지컬 "남태평양"의 나라다.

미군을 상대로 장사를 하는 덩치 큰 아줌마가 자기 딸을 좋아하지만 망설이는  미군 병사에게 굵은 목소리로 불러 주던 그 노래. 지금 들어도 정말 잘 부르는 좋은 노래다. 


Happy talk keep talkin' happy talk Talk about things you'd like to do You got to have a dream if you don't have a dream How you gonna have a dream come true? 


하늘에 떠있는 달이야기, 호수에 핀 백합, 나는 것을 배우는 아기 새, 너와 내가 우리인 것이 행복이야 .

꿈을 가져야 해. 꿈이 없으면 어떻게 꿈을 이루겠어.

행복한 말을 하지 않고 이루고 싶은 꿈이 없다면 결코 이루지 못한단다.


프랑스인 농장주를 사랑하지만 그에게 원주민이었던 전처와의 사이에 혼혈인 두 아이가 있다는 사실이 마음에 걸리는 미군 간호장교,

원주민의 딸을 사랑하지만 이 민족이라서 망설이는 젊은 해군병사. 

그들에게 이런 말을 해 준다.

인종차별은 태어날 때부터 있는 것이 아니라 태어난 후 배워지는 것이라고 


You've got to be taught to hate and fear You've got to be taught from year to year It's got to be drummed in your dear little ear You've got to be carefully taught 

 You've got to be taught to be afraid Of people whose eyes are oddly made And people whose skin is a diff'rent shade You've got to be carefully taught 

You've got to be taught before it's too late Before you are six or seven or eight To hate all the people your relatives hate You've got to be carefully taught


너는 증오와 두려움을 조심스래 배워왔어 

너의 작은 귀에 북을 치듯 오랜 세월 두드려 가르쳤어

너와 다른 눈을 가지고 다른 피부색을 가진 사람들을 조심하라고 배웠지 

네가 더 자라기 전에 조심스래 가르쳤지 

네가 여섯, 일곱, 여덟 살이 되기 전에 너와 가까운 사람들이 싫어하는 사람들을 증오하라고 조심스레 가르쳤단다.


1940년대 이야기지만 지금도 그런 사람들이 얼마든지  존재한다. 80년은 사람들의 마음을 바꾸기에 그리 긴 세월이 아니다. 이 영화가 개봉되었을 때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조지아주에서 공산당 영화라고 거부하는 운동이 있었다고 한다. 영화에서 이 노래를 지우자는 압력에 감독은 흥행에 실패하는 걸 감수하고라도 이 부분을 지울 수는 없다고 버티었다고 한다. 이 노래는 세월이 지나 2020년 제임스 테일러도 불렀고 바브라 스트레이선드도 불렀다. 


배에 타기 전부터 이곳의 블루 라군을 꼭 보고 싶어 당일 관광 상품을 예약해 놓았다.

배에서 밖으로 나오니 가이드가 기다리고 있다.


워싱턴 디씨에서 온 부부와 합승이다. 

하루종일 같이 다니면서 한마디 말도 하지 않은 사람들이다. 아마도 어릴 적 조심스럽게 배운 사람들인 것 같았다.



제일 먼저 간 곳은 발리하이라는  간판이 붙은 민속마을이다. 어릴 적 신비하고 아름다운 발리하이 노래를 듣고 꿈꾸던 그 섬에 내가 왔다. 바로 그 섬은 아니지만 바누아투섬에서 멀리 안갯속으로 보이는 섬이라 했다. 



안으로 들어가니 작은 마당에 꽃과 나무가 잘 가꾸어져 있다



젊은 청년이 나와 우리를 맞는다



아버지인듯한 중년의 남자와 청년이 나무 북을 치며 손님을 맞는다. 옛날 우리 다듬이 소리 같았다.




집안으로 들어가니 그들의 생활용품들과 사는 모습을 설명해 준다.





그리고 안에서 청년 몇 사람이 더 나와 춤을 추기 시작한다.

맨발로 땅을 차며 춤을 춘다.










춤추기를 마치고 마당에 있는 초록색 도마뱀과 코코넛 크랩을 보여 준다

수줍어 보이는 청년은 친절했다.





 마을을 나와 바다로 가는 길에 운전사는 차를 세우고 길가에서 구운 옥수수를 사 주었다.

미국의 옥수수 같지 않고 한국의 강원도 찰 옥수수 같은 맛이었다.


바닷가로 갔다.

원래 관광상품 설명서에는 거북이와 수영을 할 수 있는 곳이라고 했다.



바다를 막아 놓고 거북이와 말미잘을 잡아넣어 놓은 곳이다.

아이들을 데리고 온 젊은 부모는 아이들과 거북이를 만지며 신기해했다.


물을 막아 놓은 담을 넘어 바다로 걸어 나갔다


 If you try, you will find me Where the sky meets the sea Here am I your special island Come to me, come to me Bali Ha'i, Bali Ha'i, Bali Ha'i Some day you'll see me Floating in the sunshine My head sticking out from a low flying Cloud You'll hear me call you Singing through the sunshine Sweet and near as can be Come to me, here am I Come to me Try, you'll find me Where the sky meets the sea Hear am I, your special island Come to me, come to me Bali Ha'i, Bali Ha'i, Bali Ha'i


하늘이 바다를 만나는 곳에서 나를 찾을 수 있을 거야. 그 특별한 섬에 내가 있을게

내게 와줘.

Here I Am, Your Special Island Come to me, come to me Bali Ha'i Bali Ha'i...

 바다를 보며 걸어 들어갔다.


빨려 들어갈 듯한 신비한 물색..


물속으로 천천히 걸어 들어갔다. 물의 온도는 내 몸의 온도와 비슷하고

 벨벳처럼 부드럽게 내 다리를 스쳤다.

조금 더 들어가니 갑자기 물 색깔이 달라졌다. 


물은 부드러운데 물 밑은 죽은 산호와 조개껍질이 날카로웠다.


죽은 산호다.



그 신비한 바닷물의 색과 부드러운 느낌은 잊을 수 없다.

더 머물고 싶었는데 같이 간 일행은 전혀 즐기는 것 같지가 않아 미안했다.





 동네의 시장에 갔다.

화려한 열대의 꽃들이 양동이마다 가득 진열되어 있다.


이 사람들의 식량인가 보다.


연꽃으로 부케를 만들고 있는 여인이 보인다.  진지해 보였다.


수박 맛있니?

Yes, It is. 매력 있는 젊은 여인이 예쁘게 대답했다.


장터에 나온 또 다른 여인들은 장사보다 수다가 한창이다.

엄마를 따라 나온 아이들은 심심하다.

세계 어디라도 사람 사는 모습은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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