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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수영이 어렵다

2023. 2. 17


화목 새벽 수영에 화요일 오후에는 수영 레슨이 있고 보통 수금토…는 자유수영을 간다. 아직은 초보라 배워나가는 재미가 있지만 잘하고 싶은 마음에 종종 좌절감을 느낀다.


화목 트라이애슬론 팀 수영이 가장 힘들다. 첫날 갔는데 5시 반에 거의 30명 정도가 수영장에 모여서 아니, 다들 나이 들어 이렇게 열심히 운동할 일인가…. 싶었다. 나야 가장 느린 레인의 마지막 주자인데, Z2, Z3, Z4으로 심박수 존을 올려가며 돌다 보면 매우 지친다. 달리기 인터벌 훈련보다 훨씬 힘들다. 아마도 내가 늦어지면 레인에서 함께 수영하는 사람들에게 방해가 된다는 심리적 압박 때문인 것 같다.


마음 같아서는 수영을 더 많이 해서 빨리 테크닉을 개선하고 싶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으니 속상하다. 몸에 새로운 부담을 주는 운동을 하면 충분히 쉬면서 해야 한다는 것을 머리로, 처절한 경험(1년 이상 고생했던 족저근막염)으로 알고 있으면서도 조절이 잘 안 된다. 게다가 요새 킥을 많이 하면 발목이 좀 불편해서 스트레스다. 누군가는 잘못된 킥 때문이라고 하고, 누군가는 수영을 하면서 다쳤을 리가 없다…라고 한다. 1월에 (수영장을 가다) 발목을 접질렸는데, 걸을 때 통증이 없어 계속 운동을 한 게 문제였나, 생각도 든다. 덕분에 처음으로 발의사(podiatrist)도 만나봤고, 작년에 달리기 자세 교정에 도움을 받았던 물리치료사도 다시 만나고 있다.


다행인 것은, 그래도 장외 훈련을 통해 발목안정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 더 나아지고 있다는 감각은 나에게 참 중요한 것 같다. 발목을 생각하면 조금 슬프지만 그래도 괜찮다.


넘어진 김에 쉬어간다고 요새는 풀부이(Pull buoy)를 가지고 상체 수영을 한다. 미국 트라이애슬론 규정에 의하면, 물 온도가 16°C 이하이면 웻슈트(wetsuit)가 의무이고, 24.5°C이하이면 웻슈트가 허용된다. 웻슈트는 기본적으로 부력이 있기 때문에 (코치 말로는 풀부이 10개를 다리에 끼는 것과 같은 효과란다) 풀부이 훈련이 도움이 된다. 발차기를 제대로 하며 몸의 균형을 맞추지 못하니, "코어 근육은 충분하지만 수영을 할 때 코어 사용을 제대로 못하는 나"는 좌우로 흔들리고 계속 지적을 받는다. “해피 수영과 완주가 목적이면 그대로 수영하면 되겠지만, 기록 욕심이 있다면 단단한 코어를 가지고 수영을 해야 한다”며 어제도 한 소리 들었다. 해피 수영만 해도 좋은데, 내가 제대로 된 자세로 효율 있게 운동을 하고 있지 못하다는 사실이 싫다. 초보자로 당연한 건데 왜 이렇게 조바심이 나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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