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

by 심지훈

큰아이 등굣길에 만난 연못에

청아한 분홍연꽃이 피었다.

형 배웅한 아직도 아가 같은

작은아이한테 연꽃을 소개해주자

서로 손인사를 나누었다.

맑음과 맑음의 만남

순수와 순수의 회우.

진흙 속에서도 티끌 하나 없이 피어

처염상정(處染常淨)의 화(花)라는 생명,

연꽃은 더러움과 깨끗함의 이분법을 해탈했다.

또 다른 이름은 해탈화.

아빠는 연꽃 앞이라면 울을 넘어도 좋겠다 싶었다.

연못 밖에서 연못가로 들어가 사진 한 장 찍었다.

하굣길에 큰아이한테도 연꽃을 소개해주어야지.

맑음과 맑음의 만남

순수와 순수의 회우.

기대되는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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