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아름다움은 외면이나 외형이 아니라 내면에 있다'라는 말 많이 들어보셨나요? 내면이 아름답다는 건 '자신을 충분히 존중하고 사랑한다'라는 말과 똑같습니다. 자존감은 나를 사랑하는 힘이라고 생각해도 무방한데요. 자존감과 비슷한 자신감과 무엇이 다를까요?
자신감 (自信感) : [명사] 자신이 있다는 느낌.
자신감은 있는데 자존감이 없거나, 자존감은 있지만 자신감이 있는 경우 어느 한쪽이 건강한 관계라고 할 수 도 없습니다. 결국 두 가지 동일하게 존재해야 건강하게 스스로 설 수 있는 힘이 생기게 됩니다. 이번에는 나를 사랑하는 힘, 자존감(Self-esteem)에 대해서 나눠보도록 하죠.
대체 자존감은 어디서 살 수 있는 건가요?
일단 자존감이 약한 지금의 내 모습을 한번 봐볼까요? 오늘 아침 출근하자마자 내가 마주하는 모든 상황에 압도되어 주눅 든다는 느낌을 받았나요? 분명히 나는 큰 소리로 인사한 것 같은데 옆자리 동기가 들은 체도 안 하고 키보드만 치네요. 나를 무시한 것 같은 느낌에 감정이 상했지만 아니겠지 하며 자신을 다독입니다.
오늘은 왠지 모르게 하루가 잘 풀리지 않는 느낌이 들면서 내 존재 자체가 개미만도 못하게 보입니다. 지금까지 분명 잘해왔던 일들도, 자책하며 자기비하에 빠져버리기도 합니다. 이런 내 모습이 싫어 벗어나려고 노력해보기도 합니다. 나 자신을 사랑하세요, 사랑하는 사람을 만들어보세요, 운동을 꾸준히 하세요... 등의 방법을 찾아 시도해 보지만 오래가지 못합니다. 다시 예전의 나로 돌아가는 것 같아 포기하고 싶어지기도 합니다.
자존감, 차라리 돈으로 사겠어...
급하게 생각하지 말자고요!
자, 자존감 저하의 이유를 먼저 찾아보고, 실제적인 자존감 향상을 위한 작은 솔루션을 제공해드리겠습니다. 일단 나를 제일 잘 알고 이해해야 된다는 점, 기억하세요.
1. 나 자신을 알라
자존감을 성장시키고 나 자신으로 튼튼하게 서기 위해선 정해진 답은 없습니다. 세상에 같은 사람이 없듯이, 자존감이 무너진 사건과 이유가 다르기 때문인데요. 그렇기 때문에 ‘나’에 대한 이해와 파악이 먼저입니다. 내가 과거의 어떠한 사건(트라우마), 혹은 성장과정에서 겪은 상처와 경험들을 나열해본 적이 있나요?
힘든 기억들은 다시 꺼내서 생각하고 싶지 않은 도망치고 싶은 기억입니다. 하지만 회피는 올바른 답이 아닙니다. 언젠간 마주하여야 할 나의 일부분이지요.
프랑스의 평론가 롤랑 바르트는 그의 어머니가 사망한 직후 내면이 느끼는 모든 감정을 <애도일기>라는 책에 담담하게 적어 내려갔습니다. 그는 힘든 기억을 회피하고 묻어두는 것이 아닌 '애도'라는 행위를 통해 슬픔과 허망함을 있는 그대로 느끼며 그 시간을 충분히 애도했습니다.
애도의 슬픔을 (비참한 마음을) 억지로 누르려하지 말 것(가장 어리석은 건 시간이 지나면 그것들이 없어질 거라는 생각이다), 그것들을 바꾸고 변형시킬 것, 즉 그것들을 정지 상태(정체, 막힘, 똑같은 것의 반복적인 회귀)에서 유동적인 상태로 유도해서 옮겨갈 것. - 애도일기 p.153, 1978. 6. 13
이러한 행동을 통해 스스로에 대한 공감과 이해가 깊어지고 나를 사랑하게 되는 과정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외면했던 과거의 고통을 돌보지 않으면 언젠가는 상처가 곪아 숨길 수 없는 악취가 나게 되죠.
2. 수치심에서 자유로워지기
제 아무리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라 한들 약점은 누구나 다 있습니다. 하지만 이 사람들의 공통점은 그 상황에 지배당하지 않는다는 점이죠. 상황에 지배당하지 않는다는 것은 같은 상황에서 금방 빠져나온다는 뜻입니다. 내가 취약한 상황을 겪고 빨리 그 상황에서 나오는 것, 이러한 경험들이 쌓이면 상황을 넘길 수 있는 디딤돌이 됩니다.
그렇다면 나는 어떠한 행동을 했을까요?
아무것도 아닌 이야기에 수치심이 들어 눈물이 툭하고 쏟아진 기억들
그냥 웃으면서 넘어갈 수 있는 상황에서 버벅거렸던 적
칭찬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거부하고 믿지 못한 경우
이러한 기억들이 나의 발목을 잡고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합니다.
거기서 울다니 바보 같아, 나를 얼마나 바보처럼 봤을까
그 자리에서 아무 말도 못 하였던 나 자신이 너무 한심해
이런 칭찬을 받다니 나에게 너무 과분해
이러한 수치심과 굴욕감이 낮은 자존감을 만드는 감정입니다. 첫 번째에서 말한 트라우마 혹은 성장과정에서 비난받거나 인정받지 못하고 무시당하거나 존재가치를 흔들만한 사건이 있었다면 열등감과 낮은 자존감을 지닌 채 성장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러한 수치심에 발목 잡혀서 자존감을 성장시키는데 방해받을 수 없죠. 그냥 나 자신의 약한 모습 그대로를 부정하지 마세요. 그대로 받아들이고 내 치부를 입 밖으로 내보내는 겁니다.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하지 않아도 되고 조용히 혼자서 나의 수치를 스스로 풀어내도 충분합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사랑받아 마땅한 나 자신만 남게 되고 수치스러웠는 기억은 증발됩니다. 이렇게 상황을 지배하기 시작하면 다시 그 순간이 찾아와도 아무렇지 않은 일로 넘길 수 있는 힘이 길러집니다. (물론 전문 상담의를 통해 수치심, 혹은 자존감을 높일 수 있는 상담을 하는 것도 아주 큰 도움이 됩니다)
3. 그냥 계속하세요
자 힘든 관문을 거쳐 마지막 단계로 왔습니다. 이 단계는 다이어트, 금연과 비슷합니다.
쉽게 말해, 망해도 그냥 계속하세요. 앞에서 말한 상황이 펼쳐지고 쉽게 무너졌다면 다시 일어나세요. 그리고 한마디 해줍시다.
그래도 잘 버텼다, 힘들었구나? 괜찮아 우리 다시 또 해보자
너 정도면 저런 칭찬받을 만 해, 멋있어
저번보다 강해진 것 같아 잘했다
넌 사랑받기 충분해
본인을 사랑하세요. 남에게 주는 후한 마음을 본인에게도 적용하면 자존감이 어느 센가 이만큼 자라 있을 겁니다. 그리고 하루에 실천할 수 있는 작은 목표를 세우는 것도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퇴근하고 한 정거장 걸어가기, 책 3장이라도 꼭 읽기, 하루 물 3컵 마시기, 화장실에서 거울 볼 때마다 웃어보기, 혼잣말로 2번씩 사랑해 고백하기 등...
여기서 중요한 점은 달성하지 못해도 괜찮습니다. 비난하거나 좌절하지 마세요. 그냥 내가 만족하면 됩니다. 못하면 내일 다시 하면 돼요. 자존감을 기르는 법은 전적으로 나에게 달렸습니다. 내가 어떤 식으로 마음먹느냐가 너무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어렵다면 어려운 행동입니다.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해야겠다고 강하게 생각이 들었다면 하세요. 그냥 일단 해보세요. 행동하면 오늘보다 내일 한 뼘 더 자란 자존감을 볼 수 있습니다. 조금씩 자라면 됩니다. 당신은 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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