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은 회사를 다니는 "이유"를 제공해야 한다.
좋좋소 11화는 "좋소 왜 다니는지?"를 주요 화두로 삼았습니다.
사실 이번 화는 노동법적 쟁점보다는, "왜 회사를 다니는지"에 대한 직장인의 애환과 삶에 대해 보다 생각해볼 수 있는 에피소드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과장님은 왜 정승을 다니세요?"
라는 말은 사실 회사를 다니는 생활인들 모두가 한번 쯤 할 수 있는 질문입니다.
"우린 회사 왜 다니지?"
"나는 이 회사를 왜 다닐까?"
인사노무와 조직경영이론에서는 "P=M*A*H"란 수식을 씁니다.
성과Performance는 능력(Ability)과 동기부여(Motivation), 그리고 노동시간(Hours)의 함수란 뜻입니다.
처음엔 의욕이 넘쳤어도, 다수의 직장인들은 "그냥 다니는 거지, 뭐." 란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많은 자기계발 서적이나 직장인 관련 유튜브 채널은 스스로 "동기부여"할 것을 강조하고는 합니다.
하지만 사실, 원칙적으로 동기부여를 어떻게 할 것인가, 나아가
"조직 구성원이 이 조직에 있어야 할 이유는 무엇인지"를 제공하는 주체는 근로자가 아니라 사용자여야 합니다. 그래야 사업주는 자신이 가진 조직, 사업체의 생산성을 유지·강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걍 먹고 살려고 일한다."라는 푸념은 매슬로우(A.H.Maslow)란 사람이 말하는 "욕구 5단계" 중 가장 낮은 단계인 생존 욕구에 따른 일입니다. 매슬로우에 따르면, 욕구는 생존욕구 / 안전욕구 / 사회적 욕구 / 존중 욕구 / 자아실현 욕구 의 5가지 단계로, 생존욕구로부터 점점 고차원적인 단계로 올라가는 "욕망의 위계"가 있다고 봤습니다. 그리고 다른 욕구들은 욕구의 발달과 충족에 따라 점점 줄어들고 상위 욕구로 올라가지만, 마지막 "자아실현의 욕구"만큼은 충족될수록 더 커진다고.
물론 매슬로우 외에 수많은 학자들이 각자의 동기부여 이론을 주장하고 있고, 그 나름의 타당성이 있기에 매슬로우의 욕구이론만 맞다고 볼 순 없습니다만, 시사하는 바는 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조직은 어떻게 조직 구성원에게 더 강한 동기부여를 일으킬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단순한 "생존"을 위한 일에서 "자아를 실현하기 위한" 일을 하게 할 수 있을까.
결국은 그 사람의 가치에 대한 인정이 아닐까 싶습니다.
해왔던 일에 대한 정당한 보상, 그것이 연봉이든, 승진이든, 무엇이든 간에 조직에서 가장 직접적으로 개인의 노고를 인정해주는 것은 "보상"입니다. 성과를 어떻게 인정해주고, "평가"할 수 있느냐에 따라 그 보상이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결국 여기에서 평가의 공정성, 조직의 공정성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죠.
단순히 보상 결과에 대한 공정성 (누가 누구보다 덜 받았녜, 더 받았녜)도 중요한 문제이지만,
어떤 절차에 의해 보상이 이뤄지는가에 대한 "절차 공정성", 더 나아가 절차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제공하고, 정보를 제공하는 개인에게 신뢰를 주는, 관계를 어떻게 형성하느냐에 따른 정보공정성과 대인공정성까지 챙겨야 합니다.
내 노고를 인정해주는 "공정한 조직"은 내가 회사를 계속 다녀야 하는 이유를 제공해줍니다.
나의 가치를 인정해주면서 내게 동기를 부여해주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동기부여는 나 스스로의 자아를 실현하는 창구로서 조직이 기능하게 만듭니다. 이때 비로소, 개인은 조직의 핵심가치와 미션, 비전 등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고 다짐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조직 생산성의 문제는 결국 얼마나 "공정한 조직"을 만들 수 있느냐에 대한 사업주, 경영자의 역량에 따라 달린 문제입니다. 조직 생산성 증대의 1순위가 경영 역량의 문제임을 외면할 때, 조직 구성원은 서로 갈등하게 되고, "왜 이 회사를 다녀야 하는지" 고민하게 됩니다. 이때부터 능력이 있으면 이직하게 되고, 능력없으면 남게 되겠죠.
나의 가치를 인정해주는 "공정한 조직"은, 구성원에게 회사를 계속 다니는 이유를 제공해준다는 것, 그리고 그 공정한 조직을 만드는 건 다름아닌 경영자의 "리더십" 문제라는 것.
한번쯤은, 낮은 성과에 대해 무작정 근로자를 탓하기 전에, 많은 사람들이 한번 쯤 생각해봤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