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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전거 탄 달팽이 Nov 05. 2023

보내주신 마음들

어, J 사모님께서 보낸 택배가 도착할 예정이란다. 갑자기 뭐지? 아무 일도 없는데 뭘까. 드디어 택배가 도착했단다. 궁금함에 얼른 열어본다. 편지와 영양제, 그리고 나물이와 까꿍이 선물이다.


   편지를 살펴본다. 페이스북에서 까꿍이가 독감에 걸렸다는 소식을 보시고선 영양제를 보내주셨다. 세상에. 그 멀리서 또 이렇게 우리를 챙겨주시다니. 이 마음을 무엇으로 보답해야 하려나.


   잘 받았다는 인사와 함께 안부를 여쭙는다. 기쁨이와 선물이도 지난주까지 감기 때문에 아팠었나 보다. 사모님도 일하시랴, 아이들 챙기시랴 바쁘신데 이렇게 소중한 마음을 보내주셨다.


   소중한 마음을 받고는 좀 나아져야 하는데, 그만 어젯밤부터 호되게 아프다. 나도 까꿍이도. 까꿍이는 갑자기 배랑 어깨 쪽에 발진이 났다. 훅 돋았다가 사라졌다가 하는데, 가렵단다. 갑자기 그래서 당황스럽다.


   나는 급체를 한 건지, 갑자기 밤늦게 토하기 시작했다. 줌으로 모임 중이었는데, 계속 자리를 비우고, 속을 게우게 된다. 그러더니 머리가 핑핑 돌아 그만 잠이 들어버렸다. 자다가 너무 머리가 아파서 깼다. 두통약을 먹고 다시 잤다.


   아침에 일어났는데도 상태가 별로였다. 어찌어찌 교회 갈 준비를 하고 길을 나섰는데, 누가 내 발을 잡아당기는 느낌이 든다. 머리도 아프고, 속도 계속 울렁거리고, 어지럽다. 미열도 있다. 독감이려나.


   결국, 예배가 끝나자마자 응급실로 갔다. 검사 결과 독감도 아니고, 큰 이상도 아니란다. 수액도 맞고, 해열진통제도 주사로 맞았는데 여전히 머리가 빙글거린다.


   사실, 오늘은 새로 구성된 소그룹 모임 첫째 날이었다. 나는 소그룹 리더고. 또 소그룹 리더(이하 나무지기) 훈련 첫째 날이기도 했다. 아무것도 참여하지 못했다. 이래도 되나 싶다. 체력 관리 하나 못해서 무너지는 내가 잘할 수 있을까.


   오히려 여기저기서 마음들이 쏟아졌다. 저희끼리 모임 잘해보겠다고, 괜찮으시냐고 쏟아지는 나무원들의 문자들. 같은 소그룹 사모님의 전화. 그리고 김장했다며 두둑이 넣어주신 사모님의 친정어머님이자 집사님의 정성. 어디서 소식을 듣고 보내주신 또 다른 집사님의 안부 메시지. 나물이와 까꿍이를 집까지 데려다주신 사랑들.


   어제오늘 받은 마음들이 참 많다. 그래서 더 건강하게 잘 회복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좀 더 건강하게 자고, 건강하게 먹고, 건강하게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 그것이 그 마음들과 사랑들에 보답하는 것이 아닐까.


   그러니 이제 오늘의 과제만 마치고 푹 자자.


#쓰고뱉다

#100일의글쓰기시즌2

#예순두번째

#에이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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