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율법이야

한 달 동안 로마서 읽기

by 자전거 탄 달팽이

나물이와 까꿍이가 지난 3주 동안 로마서를 읽었다. 주중에만 매일 하루 한 장, 마지막 날에는 두 장을 읽어, 3주 동안 로마서를 완독하는 챌린지에 참가한 거였다. 유초등부에서 여름 성경학교 대신, 진행되는 활동이었다.


우리집은 아침시간이 다소 분주한 편이다. 처음엔 아이들이 학원에 다녀온 후, 성경을 읽게 하려고 했다. 남편이 아이들에게 차라리 10월 한 달 동안 아침 일찍 일어나서 해 보자고 했고, 아이들은 생각보다 아침 일찍 일어났다. 매일 아침 성경을 한 장씩 읽고, 학교에 가곤 했다.


둘 다 저학년인지라, 기억에 남는 내용이나 느낌을 적기 보단, 그날그날 핵심이 되는 단어나 마음에 와닿은 문장에 밑줄을 긋기로 했다. 나물이는 거의 매일 아침 같은 시간에 성경을 읽었고, 나름 마음에 드는 문장에 밑줄도 잘 그었다. 까꿍이는 아침에 읽기 힘들어 하는 날이 있어, 그런 날은 학교에 다녀오자마자 로마서를 먼저 읽고, 쉬게 했다.

나물이는 오전에, 까꿍이는 오후에 읽은 날

무엇보다 아이들이 별다른 투정없이 아침에 일어나면, 씻고 학교 갈 준비를 하고 앉아 성경부터 읽는 모습이 기특했다. 혹여, 학교에 다녀와서 읽어야 하는 경우도, 군소리 없이, 먼저 성경을 읽고, TV를 보거나 숙제를 했다. 다만 우리 부부는 좀 더 다른 부분이 고민이었다.


아이들이 어느 순간, 그냥 하나님에만 색칠하는 건 아닌지, 그냥 밑줄만 긋는 건 아닌지, 성경 읽기가 아니라 성경 색칠하기가 되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됐다. 잘 읽고 있는 거겠지, 잘하고 있는 거겠지.




성경읽기가 끝나갈 무렵, 저녁을 먹고 나서, 간단히 공놀이를 했다. 공놀이를 하는데, 갑자기 까꿍이가 그런다.

“엄마, 나는 작아서 앞으로 한 칸 더 나오기로 했어요. 그게 율법이에요.”

나물이도 그런다.

“맞아요. 까꿍이 할 때는 그렇게 하기로 했어요. 공놀이의 율법이에요.”


율법이라니. 로마서를 아예 허투루 읽은 건 아닌가 보다. 율법이란 말에 열심히 밑줄도 긋고, 무슨 뜻인지 물어보더니, 그게 저렇게 삶에 스며들어 갔나 보다. 다행이다.


아이들의 삶에 그렇게 말씀이 조금씩 조금씩 스며들기를 바란다. 지난 3주 동안, 매일 아침 일어나서 말씀을 읽는 것이 루틴이 되었듯,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말씀과 함께하는 하루하루가 루틴이 되기를 기도한다.


언젠가는 그 하루하루가 모여, 말씀에 단단히 뿌리내리는 나물이와 까꿍이가 되었으면 한다. 그래서 아이들의 삶에 말과 행동으로 말씀이 열매를 맺기를 기도한다. 엄마인 나도, 아니, 믿음의 선배이자, 동역자인 나도 그렇게 살테니, 너희들도 그런 삶을 살기를. 우리 모두 그렇게 살아내기를 기도한다.


지난 3주 동안 참 잘했어, 나물아, 까꿍아. 고마워.”


마지막 날은 아침, 저녁으로 성경을 읽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다만 그녀는 불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