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910
A.
우선 노트북, 일할 때 썼던 수첩, 아이패드, 핸드폰, 출근할 때 자주 매는 가방, 빙홍차 다 먹고 남은 병, 스티커 뭉치, 프린터기, 향수, 그리고 귀 염증 약봉지.
가장 오래된 물건은 역시 핸드폰. 대략 2년쯤 함께 한 것 같다. 일상의 대소사를 늘 함께 하기 때문에 품고 있는 이야기도 많다. 기종은 다르지만 제조사가 같아서 내 핸드폰이 지니고 있는 최초의 기억은 2016년이다. 그때 사진은 필터를 많이 꼈다면, 요즘은 필터를 끼지 않은 원본을 더 좋아한다.
이 핸드폰이 나에게 가져다 준 가장 큰 행운이라 하면, 일상의 스쳐지나가는 순간을 우연이라하며 찍은 사진들. 그 사진들에 대해 글을 쓰고 어릴 적 꿈 중 하나였던 내 책내기에 조금 더 가까워졌다.
자주 떨어트려서 이젠 떨어져도 무덤덤하다. 투명 케이스에 내 마음대로 스티커를 끼워넣었다. 액정 필름의 테두리가 군데군데 파였다. 슬슬 필름을 갈아줄 때가 됐다. 지금 이 순간도 내 이야기가 이 핸드폰에 담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