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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코밀 Jan 27. 2023

자기연민을 위한 마지막 요소

알아차려야 나아갈 수 있다

알아차려야 나아갈 수 있다.

= 알아차려야 개선할 수 있다

= 알아차려야 치유할 수 있다



자기연민을 위한 세 번째 요소는 마음챙김이다. 마음챙김은 현재 벌어지는 상황을 명료하게 보고, 판단하는 대신 수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현실을 직시하는 것이다. -  from 러브 유어 셀프


Feelings are just visitors.라는 말이 있어요. 저는 오래도록 이 말을 이해하지는 못했답니다. 감정이 그저 왔다가는 방문자라니요. 늘 감정에 지배당하는 저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말이었지요. 여러분은 어떤가요? 동의하시나요? 감정이 내 마음속에 왔다가 사라지는 그런 손님 같은 존재인가요? 인간은 늘 새로운 감정에 지배되고 그 지배된 감정에 오래도록 또다시 지배되는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괴로운 사람이 많지는 않겠죠.


마음챙김은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무엇을 알아차려야 할까요? 우리는 우리가 느끼는 감정을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의 느낌은 다른 누구도 아닌 내가 가장 잘 알 수 있을 테니까요.


자신에게 연민을 갖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가 고통받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만 한다. 느낄 수 없는 것을 치유할 수는 없다.

-  from 러브 유어 셀프


우리가 느끼지 않으면 치유할 수 없다. 어쩌면 당연한 말이지만 그래서 더 어려운 말이지요. 저는 알아차리는 것이 어쩌면 자기연민를 위한 여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한 개선시킬 수는 없을 테니까요. 그래서 고통의 순간을 알아차리기 위해 잠시 멈추는 것이 필요합니다. 우리에게 어떤 화가 나는 일이 생겼을 때 우리는 종종 그 사건, 실패한 일이나 안 좋은 일, 크게 낙담한 일 등 그  자체에만 초점을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사건으로 인한 우리의 아픈 마음에 초점을 두기 보다는요. 저 역시도 그런 것 같아요.


작년에 차를 가지고 출근을 하는데 출근길에 가벼운 접촉사고가 난 적이 있습니다. 아무리 가벼운 사고라 해도 그 순간 그리고 그날은 하루종일 제 자신이 머저리 같아서 견딜 수가 없었어요. '나 같은 건 운전은 하지 말아야 해.'부터 '넌 정말 제정신인 거니.'까지 자신에게 못된 말을 퍼부었어요. 책에서 얘기하는 거처럼 실패 자체에만 초점을 두지 말고 내가 받은 마음의 충격과 놀람에 대해 먼저 알아차렸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친한 친구에게 말하듯이 나 자신에게도 '바쁜 출근길에 사고가 나서 많이 놀랐겠구나. 하지만 누구에게나 그런 일은 일어날 수 있어. '라고 말해 줄 수 있었다면 더 빨리 마음을 추스르고 제 자신도 미워하게 않을 수 있을 텐데 말이죠. '더 큰 사고로 이어지지 않아서 얼마나 다행이니. 상대방이 빠른 속도로 다가오는 것을 미처 알아채지 못했지만 그 사거리는 차량이 많고 신호체계가 복잡해서 그럴 수 있지. 일단 놀란 마음을 진정시켜 봐. '하고 자신에게 말할 여유를 가졌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자기 합리화 같다고요? 진정한 마음챙김은 일단 사건을 명확하게 바라보는 것입니다. 판단하는 대신 수용하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면 보다 명확하게 볼 수 있을 거예요. 그래야 나아갈 수 있습니다.


누구나 힘든 순간에 마음챙김을 하려면, 자신의 감정을 알아차리고 내 아픔에 대한 적절하고도 친절한 반응을 하려면 우린 잠시 멈추어야 합니다.


우리가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를 선택하기 위해서는 선택할 수 있는 것들을 돌아볼 수 있는 마음의 공간이 필요하다. 우리는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한다. 지금 여기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마음챙김에는 놀라운 힘이 있다. 마음챙김은 우리 자신을 해치는 대신 도움을 주는 방식으로 대응하는 데 필요한 숨 쉬는 공간을 마련해 준다.

-  from 러브 유어 셀프


마음 챙김을 하려면 책 속에서 권유하는 것처럼 명상을 한다거나 묵언기도를 하거나 숲 속을 혼자 조용히 거닐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저자는 강조합니다. 마음챙김은 특별한 능력이 아니라 우리는 모두 자신의 느낌을 알아차리는 능력을 타고났다고요.  가장 중요한 핵심은 현재 일어나고 있는 생각, 정서, 감각에 호의적이고 비판단적인 방법으로 집중하도록 의도적인 선택을 하는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어요. 잠시 멈추어서 지금 일어나는 일에 대해 잠깐 생각하는 겁니다. 판단은 하지 말고요. 그저 일어나는 일만 보는 거예요. 그게 멈춤입니다.


책 속에 저자는 자신이 취해야 할 감정에 대한 선택이라는 말이 자주 나옵니다. 그동안 되는 대로 느끼고 살았던 저에게는 생소한 말이기도 했습니다. 우리는 살면서 정말로 많은 선택을 하게 되는데 내 기분의 방향도 내가 신경 써야 할까. 참 피곤하다. 하고요. 하지만 알게 되었답니다. 내가 기분의 방향을 정하지 않고 계속 절망한 채로 남아 있기로 한다면 저는 아마 더 많은 에너지를 빼앗기고 더 많이 절망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요.


저는 선택이라는 말에 집중하고 싶어요. 내가 나 자신에게 취할 반응에 대한 선택! 저는 그동안은 그저 되는대로 느끼고, 느낀 대로 자신을 평가하고 자신을 비판하고 나무랐어요. 선택은 단어 자체가 의미하는 것처럼 의도적인 것이겠지요. 스스로가 스스로에게 고통에 대한 반응을 의도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니. 얼마나 멋진 표현인가요. 아픔은 피할 수없지만 고통은 내가 선택한 방향으로 흘러갈 수도 있으니까요.


정말로 괴로운 순간에는 뭐든지 의도대로 생각하기가 쉽지 않을 거예요. 맞습니다. 머리로는 알지만 쉽지 않아요. 그래서 연습이 필요한지 몰라요. 세상만사 뭐든 내 뜻대로 흘러가면 좋겠지요. 하지만 어디 그런가요.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하게 되는 일은 기적이라는 말이 있지요. 그만큼 내 뜻대로 안 되는 일이 허다합니다. 내 생각과는 일이 다르게 흘러갈 때마다 우리는 고통을 느낄 거예요. 그때마다 발휘를 해봅시다. 좀 더 자기에게 친절을 베풀어주고 자기비판적인 말보다는 나의 감정을 알아차려주고 인정하고 수용해 주면서 잠시 멈추어보면 어떤가요. 멈추어서 나의 느낌을 오로지 느끼려고 하다 보면 나 자신에게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선택을 할 수 있을 거예요. 처음엔 의도적인 선택이겠지만 수백 개의 의도적인 선택이 모여서 보다 자발적이고 자동적인 나를 위한 마음챙김을 할 수 있을 것이고 이것이 바로 진정한 의미의 자기연민일 것이며 그러다 보면 훨씬 행복한 마음으로 하루를 살아갈 수 있을 거예요.


오늘도 좀 더 마음이 편해지기로 합시다. 오늘 좀 더 행복해지기로 합시다. 선택적으로요.

왜냐하면, 우리가 그렇게 하기로 마음먹었으니까요.

선택을 합시다. 좀 더 내 마음이 편안해지는 쪽으로요.






참고서적

- 러브 유어 셀프, 크리스틴 네프, 이너북스, 2019

- 마음 챙김, 샤우나 샤피로, 로크미디어,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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