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시심시심

글을 쓰다

by 조성범

글을 쓰는 사람을 얼숲에서


글을 얼숲에 번지며 시집을 못 내어 안타까운 얼벗, 이 글이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처음에는 시심을 적으려 수많은 시간을 토하며 숙제하듯 각인하지만 삼천 수 넘어가니 글은 쓰는 게 아니라 뱉는다고요. 시작은 내가 글을 쓰지만 나중은 글이 나를 쓰고 있다는. 왜 글을 써야 하는지를 찾는 시간이 엄중해야 한다고 봅니다. 명예를 위하여 권력을 위하여 나의 존재를 찾아서 이것도 저것도 아니면 그냥 쓰나요. 유명 시인들의 글을 보고 애달퍼할 필요 없습니다. 만상의 빛깔이 다르듯, 글의 빛도 다 다르다 봐요. 문제는 왜 글을 써야 하는지가 나의 심장과 영혼이 만나 부둥켜안고 울어야 하는. 뭣을 위해 토혈하는지가 어느 순간 길을 가면 그 글은 시간을 머금을 수 있다, 봐요. 글을 위한 글, 언어의 교잡에 능한 등단은 문제가 많다. 글을 길들이는 세속을 극복해야 한다고요. 몇 번에 걸쳐 얼숲에서 말했습니다. 책을 내시면 됩니다. 돈이 없다고요. 막노동하여 벌어 내시던가 첨은 가족에게 도움을. 인생살이 하며 한번 정도는 도움을 받아도 괜찮아요. 비판은 글의 시작이고 끝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의문과 질문은 글이고 자유와 조국과 통일은 글 쓰는 중요한 잣대입니다. 사랑요. 저의 경우요. 그리고 출판시장이 얼어붙어있지만 출판사를 이끄는 사람 중에는 좋은 어른이 많아요. 그대의 애탐이 길을 엽니다. 중요한 것은 글을 매일 쓰느냐입니다. 날마다 심장을 쏟으세요. 이 얼숲에도 출판인이 많아요. 인연은 언제 올 줄 모릅니다. 스스로 좋은 사람이 되면 좋은 사람을 만나 인연의 징검다리를 건너고 있다는 걸 알지요. 작가와 비평 출판인이 그러더라고요. 글을 보면 이 사람이 한번 책을 내고 말 사람인지 계속 생산할 사람인지 안다고요. 재미 삼아 한 번의 책을 내는 사람을 그들은 거들떠보지 않아요. 님의 길에 글의 열매가 맺길 빕니다.

시는 책상머리에서 쓰면 논문이지 시상과는 멀다는... 길을 걸으며 글을 심으세요. 길섶에 나부끼는 삼라의 퇴적을 캐시길.


2014.10.7.


. 언덕을 오르며 연초 물고 바람을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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