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장
나는 키티구구를 나의 부적이라고 여긴다. 부적이 액막음을 하는 것처럼, 나의 닉네임은 나의 보호막이다. 막독 모임을 시작하기 전에도 나는 독서 모임에 기웃거렸다. 이 곳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에서 하기 전에는 춘천에서 독서모임에 참석했다. 독서 모임은 역사 선생님이 이끌었고, 모임이 있을 때마다 질문을 A4용지에 작성해서 멤버들에게 돌렸다. 그때 나는 '앨리스의 생활 방식'이라는 소설을 추천해서 모임을 갖고, 내가 직접 질문을 만들어 토론을 했다. 나는 소설을 읽고 비극으로 인생의 전환점을 맞은 그녀가 어떻게 바뀌어가는지 알게 되었고 무척 감격했다. 왜냐하면, 그녀는 예술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무척 악랄하고, 집요하고, 이기적이지만, 분명한 것은 상대적으로 그랬다는 것, 또 그녀의 생활방식은 마지막에 그녀에게 예술가의 면모를 갖춰주게 해 주었다는 점을 소설은 보여준다.
나는 고양이를 좋아하는데 고양이의 활동 방식처럼 조심스러우면서 날렵한 나 자신이 되고자 했고, 아흔아홉이라는 숫자를 만들어서 내 분신이 충분하길 바랬다. 결혼한 친구는 내가 이 나이에 아이가 없어서 고양이를 아흔아홉 마리나 원하는 것이라며 웃어넘겼다. 뭐, 이유가 어찌 되었든 간에 나는 내 닉네임을 좋아한다. 아바타가 유행하고, 게임에 수많은 캐릭터가 있는 것처럼, 21세기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분신인 캐릭터를 매일 만나고 싶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