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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탱탱볼에세이 May 05. 2024

[치앙마이 56일 차] 선물 같은 하루 만들기

내가 좋아하는 곳만 쭈르륵 가기

어제 자전거가 고장 난 덕분에 오늘은 택시를 잡았다. 일식집 Gigantea까진 40밧(1,600원). 남이 태워주는 오토바이가 짜릿하다.


돈가스 정식을 주문했다. 그리고 따뜻한 녹차도 추가했다. 사장님은 날씨가 이리 더운데 hot 맞냐고 되물으신다. 맞아요라고 답한다. 제대로 삐뚤어지고 싶을 땐 이열치열하고 싶기 때문.


10분 뒤 나온 돈가스를 흡입했다. 돈가스를 만드는 시간이 먹는 시간보다 더 길었던 거 같다. 그만큼 맛있다는 뜻. 녹차와 밥이 남았길래 녹찻물 밥을 만들어먹었다.


치앙마이에 오면 일식이 그렇게 당긴다. 이럴 거면 일본을 가지 그랬어! 싶을 정도. 굳이 굳이 태국에서 일본음식을 찾아먹는 내가 좋다.


그다음엔 바트커피에 가서 더티커피를 마셔줘야 한다. 아깐 사람 많더니 마침 내가 갔을 땐 손님이 없더라. 어차피 커피 마시는데 1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벽에는 손님들의 낙서로 가득하다. 그중 한국분들의 비중이 상당하다.


마지막으로 문구편집샵 Bidee binder에 들러준다. 다녀온 지 몇 주 안 된 거 같되 거 같은데 벌써 뭔가 바뀌었다. 여기 가면 무조건 무릎을 꿇어야 한다. 아래 깊숙한 곳까지 차곡차곡 꾸며놨기 때문이다. 고개를 숙일수록 더 좋은 발견을 할 수 있다. 끝내 오늘의 나를 위한 선물을 살 수밖에 없다.


즐거운 쇼핑을 마치고 충전하기 위해 가는 곳은 스타벅스 타패게이트점. 가는 길에 7년 전에 묵었던 숙소를 발견했다. 오랫동안 잊고 있다가 선물처럼 꺼내진 추억에 괜히 뭉클해진다. 그렇다. 오늘도 먼 미래에 꺼내보면 좋을 조그만 추억을 쌓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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