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피라미드와 만나는 시간
이집트 카이로 여행
개인적으로 이집트는 두 번 다녀왔다. 10년 전 자유여행으로 한 번, 그리고 작년 출장으로 다시 찾았다. 피라미드와 스핑크스는 일반적으로 '이집트'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다. 이집트 여행을 하는 이들 가운데 십중팔구가 이것을 보기 위해 카이로행 왕복 항공권을 선택한다.
이집트는 위대한 문명의 성지다. 또한 고대 이집트 문명의 왕이었던 '파라오의 땅'으로 유명하다. 끝없이 펼쳐진 사하라 사이로 북아프리카의 젖줄인 나일강을 품고 있는 이집트는 오래전부터 인류 문명이 발생한 곳이다. 이집트 문명은 중국의 황하 문명, 인도의 인더스 문명, 중동의 메소포타미아 문명과 함께 '세계 4대 문명'에 거론된다. 누구나 초등학교 교과서에서 봤던 내용일 것이다. 이후 중학교와 고등학교 교과서 세계사나 세계지리에 반드시 등장하고, 각종 미디어 자료에도 자주 얼굴을 비추는 곳이다. 그런 이유로 대부분 여행자는 피라미드와 만나는 것을 버킷리스트에 올리기도 한다. 나도 그랬다.
피라미드 지구는 카이로 도심에서 서남쪽, 나일강 서안에 자리하고 있다. 보통 거대 피라미드 3개와 주변에 있는 작은 피라미드를 아울러 '기자 피라미드 지구'라고 부른다. BC 2560년경에 세워진 쿠푸왕의 피라미드, 그의 아들인 카프레 왕의 피라미드, 그의 손자인 멘카우라 왕의 피라미드가 나란히 자리하고 있다. 바로 이 3개의 피라미드가 이집트의 얼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중 카프레 왕의 피라미드 앞에는 사람의 머리에 사자의 몸을 하고 있는 상상의 존재가 자리하고 있다. 바로 스핑크스다. 카프레 왕의 피라미드 앞에 있기에, 그를 수호하는 존재라고 예상할 수 있다. 스핑크스는 길이 70m, 높이 20m 규모의 석회암으로 만들었는데, 놀라운 사실은 피라미드처럼 바위를 쌓아서 만든 것이 아닌 커다란 바위를 직접 조각했다는 것. 무려 3000년 전에 거대한 피라미드와 스핑크스가 세워졌고, 주변에는 화강암이 전혀 없는 황량한 사막이다. 따라서 이런 이유로 '세계 7대 불가사의'에도 선정되었다. 외계인의 소행이라는 황당한 설까지 난무했다. 이유야 어찌 됐든 여행자 입장에서는 멋진 볼거리임에 틀림없다.
이런 이유로 기자 피라미드 지구 주변은 지금 이 시간에도 구름 떼 같은 여행자로 북적인다. 그늘 하나 없는 땡볕에 섭씨 40도를 넘나드는 환경이지만, 여행자의 표정에는 설렘이 가득하다. 피라미드와 스핑크스를 마주하고 있다면, 누구나 그렇게 된다.
TRAVEL INFORMATION
카이로 - 이집트의 수도. 원래 카이로는 처음부터 북아프리카 최대 규모의 도시가 아니었다. 고대부터 중세 대항해시대까지는 카이로 북부에 있던 알렉산드리아가 이집트 최대 도시였다. 하지만 지중해와 맞닿아 있어 외새의 침략에 매우 취약했다. 이런 이유로 옛 아랍인들은 남쪽 내륙으로 내려와 지금의 카이로를 건설했다.
이집트 문명 - BC 3200년에서 BC 332년까지 무려 3천 년 가까이 지금의 카이로가 있는 나일강 유역을 호령했다. 그들은 하늘 아래 최고의 군주였던 파라오가 통치했고, 태양신을 비롯해 다양한 신을 섬겼다. 피라미드를 비롯해 각종 신전, 상형문자(고대 이집트 문자), 파피루스(고대 이집트인이 발명한 종이), 태양력(태양을 이용한 달력) 등은 후세에도 큰 영향을 줬을 정도로 이집트 문명의 위대한 유산이라고 할 수 있다.
나일강 - 아프리가 적도 부근에서 시작해 여러 나라를 거친 다음, 이집트를 통과해 지중해로 흘러가는 아프리카 최대 길이의 강. 예부터 나일강 주변은 자주 홍수가 났다. 아이러니하게도 이집트 문명은 이런 홍수의 도움으로 크게 번성했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나일강의 홍수를 적절히 이용해 메마른 땅을 비옥하게 만들었다. 이 지녁을 가리켜 '검은 땅'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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