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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염띠 Mar 01. 2022

[딩딩리포트] 빅 피쉬

2022년 3월 1일 /  스위프트 제재로 뱅크런 사태에 직면한 러시아

어제 러시아에서는 현금 인출기 앞에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는 행렬이 목격되었습니다.


러시아 화폐인 루블화 가치가 급락세를 보이면서 위기감이 고조되자, 시민들이 대규모로 예금 인출에 나서는 뱅크런(Bank-run) 현상이 벌어진 겁니다.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4349220&cid=40942&categoryId=31825


특히, 달러 인출 러시가 벌어졌다고 전해지는데요.


https://news.einfomax.co.kr/news/articleView.html?idxno=4201182


어제 외화 수요가 급증하면서 러시아 루블화 가치는 30%나 폭락했기 때문입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루블화 폭락의 여파로 자본 유출이 우려되자, 아예 모스크바 증권과 선물 시장을 폐장한다고 밝혔습니다.


https://www.wowtv.co.kr/NewsCenter/News/Read?articleId=A202202280258&t=NN


급격한 자본 유출을 막기 위해 아예 '자본 통제'에 들어간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경제사를 전공한 딩딩대학의 양효걸 총장에게 물어보니, 어제 러시아의 자본 통제 조치는 98년 동아시아 금융위기 당시 말레이시아가 했던 것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하네요.


https://www.joongang.co.kr/article/3813442#home


그러면서 자국 화폐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기준금리를 대폭 인상했습니다.


https://www.khan.co.kr/world/world-general/article/202202281638001


무려 두 배 넘게 올렸는데요.


1997년 IMF 구제 금융 당시 우리가 기준금리를 5% 포인트를 한 번에 올렸다고 전해지는데,

이 당시보다 더 큰 충격을 받고 있다고 할 수 있겠죠.


러시아 경제가 패닉 상태에 빠졌습니다.




어제자 딩딩리포트 <3면 게임>편에서는 미국과 유럽 등 서방 국가들이 뒤늦게  <선.택.적.으.로> '스위프트 제재'에 나서기로 했다는 내용 전해드리면서 이 제재가 과연

'금융 핵폭탄'일지는 제재 대상 은행들의 목록을 봐야 한다고 말씀드렸었는데요.


그러면서 그 은행 대상의 폭에 따라 제재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고도 했었죠. 그런데, 미국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딩딩리포트를 보기라도 한 걸까요?


사실상 대규모로 은행 명단이 포함되면서 제재 강도가 말 그대로 '핵폭탄'급이 됐습니다.


"다들 어제 딩딩리포트 봤나? 도대체 나를 뭘로 보고 이러는 건가? 러시아 은행들 다 때려 넣어!!!!"


제재의 윤곽이 나오면서 러시아 경제가 파탄 지경에 이르고 있는데요. 그 내용 살펴보기 전에 전문가 의견부터 먼저 좀 살펴보고 가겠습니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 미국 재무부에서 러시아 제재를 담당했던 에드워드 피시먼이라는 분이 있는데요.

요즘 로이터 등 외신에 얼굴 많이 내미시는 분입니다.


이분 굳이 표현하자면 소싯적에 미국 재무부에서 러시아 좀 만져 본(?) 전직 '러시아 요리사(?)'쯤 될까요?


아무튼 이 분이 자신의 트위터에 현지시간 그제, 이런 글을 남겼더랬습니다.



에드워드피시먼은 European Commission의 '스위프트 제재' 공동성명을 인용해 트윗을 했더랬습니다.


즉, 이번에 발표된 러시아 은행에 대한 제재가 담요로 덮듯이 포괄적인 제재(blanket ban)가 아니라, 일부 은행만 콕 집어서 규제하는 거다. 이건 좋은 접근이다. (This is a good move!) 라고 언급했죠.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제재의 효과를 높이는 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한 걸로 저는 이해했었거든요.


자, 그러면서 이 양반, 또 다음 트윗에서는 단서를 달았습니다.  그게 바로 아래 보시는 사진인데요.


그 명단에 이런 은행들이 들어가면 영향이 클 거라고 경고를 했었죠.


"다만, 그럼 무엇을 눈여겨봐야 할까?"


그러면서 몇 개 은행의 이름을 적시했어요. 이른바 '선택된(selected)' 은행들 명단에 러시아의 <스베르방크(Sberbank)>, <VTB 은행> 그리고 <가즈프롬은행(Gazprombank)> 같은 대어(big fish)가 포함돼 있다면, "이건 꽤 큰 건이다!  한번 같이 지켜보자! " 이렇게 밝혔었거든요.


즉, 저 위에 열거된 스위프트 제재 명단에 '빅 피쉬'들이 하나라도 포함된다면 그건, 단순히 '셀렉티드 뱅크'가 아니라 러시아 경제에 타격이 클 거라는 취지였죠.


특히, 피시먼이 맨 앞에 적시한 '스베르방크(Sberbank)'는 1841년에 설립된 러시아 최초의 정부 소유 저축은행입니다. 러시아에서 가장 큰 은행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독일과 터키의 은행까지 인수하며 몸집을 불리며, 해외 거래도 적극적으로 하고 있는 주력 은행입니다.


그런데, 이 제재 명단에 '스베르방크(Sberbank)' 등 주요 은행들이 대부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어제 모스크바에서는 스베르방크 앞에도 긴 줄이 늘어섰습니다.


이 외에도 러시아 최대 투자 개발은행인 VEB은행, 또 러시아 수출입은행까지도 이 목록에 포함됐단 얘기도 나오고요. 러시아의 10대 은행중 9개 정도가 포함될 거란 보도까지 나오고 있어요.


스베르방크 계열사는 파산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습니다.

 https://newsis.com/view/?id=NISX20220228_0001775295&cID=10101&pID=10100


다만, 어제 딩딩리포트에서는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스위프트 제재'를 반대해 온 독일의 입장을 고려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했었는데요. 독일이 러시아에서 가스 수입을 많이 하니까 독일 입장에서는 에너지 문제는 안보와 직결되잖아요.


그래서인지 지금, 미국도 에너지 거래와 관련한 러시아 금융 결제망은 남겨놓은 방안을 검토 중인 것 같습니다.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이번 조치로 인해 독일 등 유럽 국가들의 에너지 수급을 어렵게 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미국 재무부에서 이에 대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거든요.


에너지 관련 금융 결제망 일부는  열어 놓는 한편, 비축유도 풀면서 에너지 가격 부담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입니다.


그걸 감안해도 제재는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는데요. 어제 말한 'selected Russian bank'의 의미는 제재의 실효성을 떨어뜨리기 위한 일종의 '개구멍'이 아니라 독일 등 유럽 국가들의 에너지 생존을 담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숨구멍'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406009&ref=A


이 때문에, 서방국가들은 어느 은행을 제재할지 선별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그런데 오히려 이 선별작업도 불확실성을 더 키우는 요인이 되는 것도 같습니다.


지난 2012년 핵 개발 이슈로 인해 '스위프트 제재'를 받아야 했던 이란의 경우에도 제재 결정과 거래 중단이 실제 선포되기까지 3개월 정도 시간이 소요됐다고 하는데요.


만약 이번에도 명단 작성에만 지난번처럼 몇 달이 소요된다면, 대략 100일간은 어느 은행이 언제 막힐 줄 모른 상태로 지내야 한다는 건데..


이렇다 보니 아예 민간 부문에서 선제적으로 러시아 은행과의 거래가 속속 막히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어느 은행이 걸릴 줄 알고? 기다리라니!!!


'스위프트 제재' 뿐 아니라 러시아 은행들이 보유한  달러화 자산들도 속속 동결 조치되고 있고요. 즉, 자기네 나라 돈도 외화로 바꿀 수 없게 만들고, 내가 가진 이미 가진 외화도 못 쓰게 만들고.


러시아가 전비를 조달할 수 없게끔 돈줄을 전방위로 막고 있는 모습입니다.


미국 재무부는 현재까지 미국과 서방국들이 잇달아 내놓은 제재로 앞서 말씀드린 스베르방크를 포함해  전체 러시아 은행 자산의 80%가 이미 영향권 안에 들어갔다고 밝혔고요.


밤사이엔 미국 국무부가 러시아 중앙은행과 국부펀드까지 동결했습니다.


https://imnews.imbc.com/replay/2022/nwtoday/article/6345899_35752.html


러시아 내에서 급속도로 외화 부족 사태가 벌어지자,

급기야 푸틴은 자국민을 대상으로 외화 강제매각 정책까지 발표한 상황인데요.


https://www.yna.co.kr/view/AKR20220301002451080?input=1195m


결국, 어제 일부 언론에 나온 '금융 핵폭탄'이라는 분석이 지금까지는 맞았습니다.


특히, 미국이 강하게 제재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많은 나라들이 공격적으로 제재에 나서는 점도 러시아의 심리적 피해까지 더 키우고 있는 것 같습니다.


독자 제재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을 보였던 우리 외교 당국도 어제 제재를 발표했고요.


https://biz.chosun.com/policy/politics/2022/02/28/V4OILBBRLBEGBAGDN47LT777EU/?utm_source=naver&utm_medium=original&utm_campaign=biz


흔히, 중립국으로 많이 알려진 스위스도 러시아 제재에 동참한다고 밝혔거든요.


https://biz.chosun.com/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2022/02/28/U26P4VWURZA2BIKOHFV7AVAHLI/?utm_source=naver&utm_medium=original&utm_campaign=biz


사실 잠시 딴 얘기를 하자면, 스위스가 중립국의 역사가 길긴 하지만 2000년대 초반 내부 논의 끝에 UN에 가입했거든요. 원래는 중립을 지키려고 UN 가입도 안 해온 스위스였는데요.


이 때문에 엄밀히 말하면 이제 스위스도 더 이상 완전한 중립국은 아닌 거죠. UN 회원국으로서 UN헌장을 준수할 의무를 지게 된 거죠.


"오죽하면 스위스까지 저러겠니..."


스위스가 나설 정도라면 러시아의 지금 행위가 UN헌장의 정신을 명백히 위반한 거라 볼 수 있는 또 하나의 증표가 될 수도 있는 거겠죠. 그만큼 국제 여론전에서 푸틴이 완패를 하고 있다고 보입니다.


러시아의 유엔 헌장 의무 위반에 관한 내용이 궁금하시다면 지난 2월 26일 딩딩리포트를 참고하세요

↓↓↓↓↓↓↓

https://brunch.co.kr/@tti/106





이런 아사리판 속에서 밤사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협상에 나섰는데요.


1차 협상은 5시간 동안 진행됐다고 하네요.


일단 1차 협상이 마무리가 됐다고 전해졌습니다.


https://www.fnnews.com/news/202203010242471244


며칠 안에 2차 협상에 나서기로 했다고 하는데요.


러시아 대표단 단장인 푸틴 대통령 보좌관 블라디미르 메딘스키는 회담 뒤 "우리가 합의를 기대할 수 있는 사안들을 찾았다"며 "다음 회담이 벨라루스-폴란드 국경에서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고 하는데요.


기분 탓일까요? 러시아의 혓바닥이 조금은 부드러워진 것도 같습니다.



"제 표정이 슬퍼보이는 것도  순전히 기분 탓입니다요!"  -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


아무튼 어제부터 밤사이 상황을 간단히 정리해 드리면


"서방의 제재에 러시아의 빅 피쉬 들이 대거 포함되면서 러시아의 환율, 주가 등 각종 경제 지표가 단 기간에 개박살이 났다. 그 와중에 휴전 협상이 아직까진 진행되고 있다."가 될 수 있겠네요.


그나저나, 지금 이 순간. 이걸 보면서 중국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출처 : 유튜브 딩딩대학 염규현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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