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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염띠 Feb 16. 2022

[딩딩리포트] 뮌헨의 추억

2022년 2월 16일 /  러시아의 철군은 전쟁을 막을 수 있을까?

어제 우리 주식시장이 마감한 뒤 오후 무렵,

러시아에서 군대를 빼고 있다는 뉴스가 전해졌습니다.


이고르 코나셴코프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이

우크라이나 접경지대에 있던 일부 군대가

훈련이 끝나 병영으로 복귀할 거라고 밝힌 겁니다.


어제 '우크라이나 악재'에 코스피는 2700선을 내줬고,

많은 분들의 주식 계좌에 파란피가 흘러내렸는데요.


하필 장 마감 이후에 이런 소식이 나온 거죠.


그래서, 푸틴이 코스피 매집 끝냈다는 짤까지.. 돌았지요.


앞서 미국은 2월 16일 러시아 침공이 유력하다며, 경계를 늦추지 말라고 경고했었죠.


모스크바 시각으로도 디데이인 16일이 밝았지만

밤사이,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우리 시간으로 어제 새벽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났던

독일의 숄츠 총리는 오늘 새벽엔 크렘린 궁으로 가서 푸틴 대통령과 회담을 가졌는데요.


푸틴 대통령은 회담을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다고 일단 운을 뗐습니다.


원래, 수능 영어 지문 읽을 때도 However, 뒤만 읽으면 되잖아요. 그래서 푸틴도 뒤에 한 말을 집중해서 봐야 할 것 같은데요. 이어서, 뭐라고 했냐면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모르지만 계획대로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계획이 뭔데? "응~ 계획은 현장 상황에 따라 세워질 거야"라고 덧붙였습니다.


쉽게 말해, 군대 일부만 뺀 건데. 아직 다 뺀 건 아니다.

니네 하는 거에 달린 거야. 이런 식으로 뼈 있는 제안을 내놓은 걸로 보입니다.


러시아는 일단 자신들의 안전 보장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자신들은 서방 군사동맹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점점 동쪽으로 치고 들어오다가 급기야 자신들과 국경을 맞댄 전략적 요충지인 우크라이나까지 가입시키려 하고 있다며, 길길이 뛰는 중이거든요.


http://www.dt.co.kr/contents.html?article_no=2022020802109919607004&ref=naver 


나토(NATO)가 뭔지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으시다면 아래 링크 확인해 주시고요.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b10b1305b


그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나토 가입만 안 하면 괜찮다는 건가?


그런데, 러시아가 말하고 있는 안전 보장의 범위는 이것보다는 넓어 보입니다. 일단,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는 '돈바스'라는 지역이 있는데요. 이곳에서는 친러시아 반군들이 활동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이미 수년 째 내전이 벌어지고 있었어요.

그래서, 러시아가 여길 노리고 있다는 분석도 많았었죠.


https://www.yna.co.kr/view/AKR20220120005900108?input=1195m


러시아는 여기 러시아인들도 많이 사는 곳인데, 이곳의 안전도 보장하라는 취지로 말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러시아인이 다치기라도 하면 공격하겠다고 선언한 겁니다.


그러면서, 서방 국가들에게 분쟁해결을 요구했어요.


https://www.yna.co.kr/view/AKR20220215126551009?input=1195m


그러면서, 밤사이 슬그머니 러시아 하원에서는

이 돈바스 지역의 독립 승인을 요청하는 결의안을 푸틴 대통령에게 보냈습니다.


https://www.yna.co.kr/view/AKR20220215168800080?input=1195m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가 돈바스 지역에서

피해를 당한 것처럼 자작극을 일으켜 전쟁 명분을 만들고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것이라는 우려를 내놓았는데..


안전을 보장해달라며 말하면서도 은근슬쩍

이 지역 독립국 승인 논의를 내부에서 진행한 거죠.


그냥 줄래? 맞고 줄래? 뭐.. 이런 상황 같기도 하고...


일단, 프랑스와 독일 정상들이 모스크바로 달려갈 정도로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갔고, 어떻게든 전쟁을 막고 대화로 풀어보자는 상황이다 보니, 현재 주도권을 러시아 쥐고 있는 건 맞아 보이는데요.




1938년, 2차 대전 직전에도 이와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독일의 히틀러는 집권한 뒤, 게르만족의 영토를 넓힌다며

이웃나라 체코를 침략하겠다고 엄포를 놓았습니다.


체코에서도 주데텐란트 땅에 독일계 주민들이 많이 살고 있으니, 이 땅을 내놓지 않으면 전쟁을 일으키겠다고 선언한 겁니다.


1차 대전 이후, 막대한 전쟁 배상금을 물면서  하이퍼 인플레이션에 직면해 국가 경제가 파탄지경에 이르게 된 독일이 이판사판  이래 죽나 저래 죽나. 전쟁의 길을 택하게 된 것이죠.


* 당시 막장인 독일의 상황이 보고 싶으면 아래 영상 1분 35초 부분부터 보시면 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jjOHK4a3xPY



히틀러는 말로만 하지 않고, 1938년 5월이 되면 12개 사단을 체코 국경에 배치시킵니다. 지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에 군대 배치시킨 거랑 묘하게 대비되죠.


아무튼 당시 유럽 국가들은 이걸 어떻게든 막으려 했고,

전쟁 위기가 고조되자 체코의 동맹국이었던 유럽 국가들의 기류가 바뀌었습니다.


"체코에게 그냥 땅 떼줘라~ " 소리가 나오기 시작한 겁니다.


히틀러가 그렇게 갖고 싶다는데 그럼 어쩌니? 줘야지~



그래서, 맺게 된 조약이 '뮌헨 협정'입니다.

체코 땅을 떼어주고 독일을 달랜 건데, 정작 체코 의사는 묻지도 않았고, 체코는 협상장에 앉지도 못했어요.

비정한 국제정치의 한 단면 같기도 하죠?


아무튼 이렇게 체결된 뮌헨 협정은  독일이 전쟁을 일으키지 않는 대신,

체코의 주테텐란드 땅을 떼어주는 것을 골자로 합니다.


전문용어로 "이거 먹고 떨어져~" 이런 거죠.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3577172&cid=59016&categoryId=59024


영국의 체임벌린 총리는 협상을 마친 뒤,

귀국하면서 자랑스럽게 협정문을 흔들어 보였습니다.

자신이 히틀러랑 협상해서 전쟁을 막고 외교적으로 풀었다고 방방 거죠.


"봤지? 형 인싸인거~"  1938년, 뮌헨 협정문을 흔드는 영국 체임벌린 총리


그런데, 그렇게 얻은 평화는 11개월 짜리였습니다.


결국, 히틀러는 체임벌린의 뒤통수를 쳤고요. 주데텐란트를 병합한 데 이어 전쟁을 일으켜, 체코 전체를 다 먹었고요.


폴란드를 침공하더니 .. 북유럽... 프랑스... 까지 진격해 함락시키고요.  영국과는 항공전을 벌이면서 런던에도 막대한 피해를 남기죠. 그리고 나중은 소련까지 침공하면서 2차 대전은 최악의 참사로 기록됩니다.




어째, 돌아가는 게 지금이랑 비슷한 점이 느껴지지 않나요?


물론 그때의 독일처럼 러시아가 유럽 땅을 다 먹겠다. 이런 의도까진 아니겠지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러시아계 주민들이 많이 사는 땅을 요구하고, 그 땅만 넘기면 전쟁을 안 일으킬 것처럼 언론 플레이를 하고. 유럽 국가들은 어떻게든 전쟁을 막으려 외교적 해법을 찾아 동분서주하고. ..


그때와 다른 건, 유럽 국가들에게 뒤통수를 쳤던 히틀러의 독일이  이제는 전쟁을 어떻게든 막기 위해 협상을 시도하는 입장이 됐다는 거죠.


https://www.news1.kr/articles/?4586140


1938년에 영국의 체임벌린이 그랬던 것처럼

2022년에 독일의 숄츠 총리가 협상꾼임을 자임하며 발로 뛰고 있습니다.


탈원전 이후, 러시아에서 막대한 천연가스를 수입하고 있는 독일 입장에서는 자국의 에너지 안보를 위해서라도 원만한 해결은 필수적일 수밖에 없을 겁니다.


그런 입장이 이해 안 가는 건 아닌데,  국제 정세라는 게 호의로만 움직이는 건 아니니까 우려하는 나라들도 나오는 것 같습니다.


당장, 2차 대전 때 뒤통수 세게 맞은 영국은 러시아를 불신하고 있어요. 


히틀러한테 맞아봤거든요.  그래서 영국 국방장관이 '뮌헨의 추억'이 생각난다고 언급한 겁니다.


https://view.asiae.co.kr/article/2022021409033479508


다시 어젯밤 사이 있었던 얘기로 돌아와서요.


독일 숄츠 총리는 조금이라도 러시아가 군대를 뺀 건 잘된 일이라고 추켜세웠는데요.

앞서 설명드린 이유 때문인지 영국의 존슨 총리는 믿지 못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놨고요.


한쪽에서는 병력 뺀다면서, 다른 한쪽에서는 전시에 대비한

야전병원을 짓고 있으니 이거 뭐하는 짓이냐 꼬집은 것이고요.


https://www.yna.co.kr/view/AKR20220216001351081?input=1195m


우리 시간으로 조금 전 새벽 5시 무렵, 바이든 대통령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철군했는지 검증하지 못했다며

15만 명은 여전히 위협적으로 배치된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https://www.mbn.co.kr/news/world/4700410


마지막까지는 외교적 해법을 버리지 않겠다고는 밝혔는데요. 그러면서도 이렇게 밝혔습니다.

원문을 가져오면 이렇습니다.


The American people understand that defending democracy and liberty is never without cost.



민주주의와 자유를 지키는 데 공짜는 없다. 이런 건데요.


이런 분위기를 보면, 어제의 러시아의 일부 철군이 당장 전쟁위기를 막은 것은 맞지만 러시아와 서방 국가 간의 긴장 관계를 완전히 해소시켜줬다고 보긴 어려울 것 같고요.


그래도, 전쟁 예고가 있었던 디데이인 16일에 전쟁은 일어나지 않은 만큼 투자 심리는 다소 회복이 됐습니다.


유럽 증시와 미국 증시가 일제히 상승했고요 특히, 나스닥은 2.5% 상승하며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https://www.yna.co.kr/view/AKR20220216011400072?input=1195m


러시아 사태가 다소 진정되면서 국제유가도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http://www.seoulfn.com/news/articleView.html?idxno=446766


아마, 전 세계 투자심리가 다소 회복이 된 만큼 오늘 우리 코스피에도 온기(?)가 전해질 걸로는 보이는데요.


다만, 이런 호재가 100% 반영되긴 어려워 보입니다.

밤사이 미국의 물가 지표가 발표됐는데요.


미국의 생산자 물가가 9.7%로 기대치를 훨씬 뛰어넘게 나왔어요. 생산자 물가는 쉽게 말해 도매 물가다 생각하면 되는데요. 도매가가 올라가면 소매가도 올라가는 건 당연하겠죠.


https://newsis.com/view/?id=NISX20220216_0001760481&cID=10101&pID=10100


그래서, 3월 금리인상의 폭이 커지지 않겠냐는 우려 다시금 나오고 있습니다. 이건 물가지표 나올 때마다 기록적으로 나오니까 최근엔 매번 반복되는 일이기도 한데요.


또, 국제유가가 내려갔다고는 해도 여전히 90달러를 넘는 상황입니다. 오늘 하루 내려간 것뿐이지. 이미 추세적 상승흐름은 이어지고 있고요.


이런 물가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탓에

밤사이 미국의 국채금리는 2% 넘는 수준을 또 보였습니다.


국채금리가 튀는 모습을 보였는데, 보통 국채금리와 주가는 반대로 움직인다고 알려져 있죠. 주식 시장에는 부담이 가는 지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국채금리 결정 과정과 주가와의 관계가 자세히 알고 싶으신 분은 지난 2월 11일 <딩딩리포트>를 참고해주시고요.

https://brunch.co.kr/@tti/91


정리해보면, 전반적으로 물가 상승의 대흐름 속에

국제정세 불안이 여전히 불확실성으로 남아 또아리를 틀고 있는 모습입니다.


베이징 올림픽은 이제 막바지에 접어들고, 2월도 후반부를 향해 달려가는데요. 

그래도 외교적 노력이 의미가 있는 건 시간을 끌어줄 있다는 같습니다.

 

딩딩리포트가 신기(神氣)가 있는 건지 말이 씨가 되는건지, 지난 2월7일 <땅은 평등하다>편에서  러시아가 더 시간 끌다간 자칫 진흙탕에 빠질 있어 시간이 많지는 않다고 말씀드렸는데..


실제로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https://www.yna.co.kr/view/AKR20220215125100009?input=1195m


"야~ 내가 최대한 시간 끌어볼테니까... 러시아  탱크 진흙탕에 다 빠지면 꺠워~"



 * 러시아가 진흙탕에 왜 빠진 건지 이게 무슨 말인지

처음 들어보시는 분들은 지난 2월 7일 <딩딩리포트 참고해주시고요 >

https://brunch.co.kr/@tti/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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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밤사이 돌아간 상황과 소식들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이렇게 정리할 수 있겠네요.


"뮌헨의 추억이 떠오른 하루였다."



출처 : 유튜브 딩딩대학 총장 염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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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딩딩대학 뉴스연구소에서 알려드립니다.]

똑똑하고 싶은데 어려운 건 싫어?

< 초 중도 이해할 수 있는 교양수업, 딩딩대학>에 딩딩3분이라는 코너가 생겼습니다.


히틀러가 한 여러가지 업적(?)에는 '뮌헨 협정 뒷통수 치기' 말고도 올림픽 분야에도 하나 있다고 하는데요.

도대체 그게 뭔지, <딩딩3분>에서 딱 3분만 털어봤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xAg5lqgtL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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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딩딩대학이 팟캐스트를 시작했습니다.

광고없는 팟캐스트 플랫폼 팟티와 함께

<팟티(PODTY)x 딩딩대학> 콜라보를 시작했습니다.



 팟캐스트 주소 링크!


https://www.podty.me/cast/2279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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