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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정연 Jan 12. 2022

불면의 밤

불현듯 또 잠에서 깬다.

제멋대로인 꿈을 꾸다

졸린 눈을 뜨면

언제나 예상보다 빠른 시간.

이제 포기할 때도 된 건가.

깊어지는 한숨 속

움직이지 않는 심연의 그림자만

미친 듯이 춤을 추고 있다.


하루라도

그저 무구한

기억되지 않는 잠을 자고 싶다.


더 이상 젊지 않다는 건

그래서 슬픈 일이다.

졸린 눈을 비비면서도

낯익은 장소에서 시나브로 추억을 떠올리고

상투적인 감정을 곱씹게 되는 건

언제나 어색하다.

정신은 육체를 지배하지 못한다.

자기 최면일 뿐이다.


나이를 먹는다는 건

나를 재울 수 없다는 뜻인가 보다.

식어버린 열정과 이상만큼

지난 시간을 되돌릴 수 없기 때문일까.


끝도 없는 불면의 밤에

조금씩

익숙해지는

내 모습이

이제는 낯설지 않다.


그게 다는 아닐 거라는

허무한 믿음

그 무게를 아직은 견디고 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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