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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톢이 Mar 05. 2022

분갈이 시즌

어깨가 아작

 이젠 낮 기온이 15도까지 오른다. 덕분에 봄기운을 처음 느낀 나무들에 이어 집안 식물에게도 봄이 왔다. 겨울 내 따뜻한 방에서 요양하던 식물을 베란다로 보낼 시기가 왔다는 뜻이다.

 사실 다가올 봄 분갈이는 두려웠다. 화분 개수 때문. 2월부터 미리 당근 마켓으로 화분을 팔긴 했는데... 15개 정도 팔고 무료 나눔이 20개가 넘었다고!!! 욕망을 많이 비워냈는데 정리한다고 화분 모아둔걸 보니 아직도 엄청 많다. 하. 앞으로 더욱 커질 식물을 생각해서 화분을 더 팔기로 큰 결단을 내렸다. 정말 맴찢이다.

 화분을 모조리 꺼내고 미세먼지 맞으며 환기시키고 베란다를 쓸고 정리대를 옮기고 화분의 위치를 정해주고 왔다 갔다. 그렇게 1차 베란다 정리 끝.

 다음은 대망의 분갈이 차례. 작년 가을 혹은 봄부터 지내온 화분에서 너희를 꺼내 새 흙으로 갈아주리라. 봄의 분갈이는 매우 중요하다. 새 흙으로 영양분도 주고 새순을 맞이할 뿌리와 오래된 잎을 정리하는 순간이다. 초록색 것들은 스스로 지난 것들을 정리하지만 화분 삶을 사는 식물엔 인간의 도움이 약간 필요하다. 한낱 인간은 자연과 생명을 관장할 순 없지만 화분을 돌보다 보면 꼭 내가 이들의 생명을 지배하는 건방진 느낌이 든다. 내가 너희의 전능한 인간이노라!

 그렇게 4시간여 만에 정리와 분갈이를 끝냈다. 어깨랑 허리가 아작  느낌이다. 이게 라고 입술도 터졌다. 수고했다 myself(?). 그렇게 정리된 아름다운 정원을 즐기며 커피도 한잔 하고  화분에 물을 주었다. 그리고 하나를 쏟았다........ OMG! 대참사.... 물기가 있는 흙이라 바로 치우지도 못한다. 마르고 치워야 한다. 완벽한 정리에 흠이 갔다. 매우 화나지만 어쩔수없이 내일 치워야겠다.  언젠가 치우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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