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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다면

3. 행복을 선택하다


좋아하는 아이에게, 결혼을 하고 싶다던 아이에게서

"나도 네가 좋아."라는 고백을 받았다고 자랑하던 아들.


"좋겠다. 이제 결혼하자고 해." 손뼉 치며 말했더니,

"아, 아니 결혼까지는....... 내가 더 멋진 남자가 되어야 해."

라고 말하더라고요.

결혼을 생각할 정도로 좋아하지는 않는다는 말이 아니라

결혼을 하기 위해서 자신이

더 멋진 남자가 되어야 한다는 말로 들렸어요.


엄마인 나는 이 틈을 놓치지 않고

그동안 부족했던 정리 정돈이며

하루에 두 페이지씩 하기로 한 숫자 세기를 독려했고요.


그런데 그날 저녁 유치원 선생님에게 들은 내용은

좀 달랐어요.

선생님과 주변 친구들까지 나서서

여자아이에게 호감을 표시했지만

막상 당사자의 반응은 시큰둥했더랍니다.


선생님은 제 아이가 집에서 어떻게 말했고

지금 기분은 어떨지 궁금해서 전화를 한 것이었고요.


평소 거짓말을 못하던 아이여서 의외다 싶기도 하고,

전화를 끊고는 혹시 자존심 때문이었나

추측해 보기도 했답니다.


"네가 그 아이를 좋아하는 것이 네 마음이듯,

그 아이가 너를 좋아하거나 좋아하지 않는 것도

그 아이의 마음이란다.

강요할 수는 없어. 좋아해 주면 좋지만

좋아하지 않아도 할 수 없는 거지 뭐."


평소 즐겨 듣던 법륜 스님의 말씀을 인용해서

슬쩍 얘기했더니,

아이도 무심한 듯 "맞아." 하며 맞장구를 치더라고요.


그동안 장래희망이 '스타'라며,

여자아이들이 선망하고

남자아이들이 부러워하는 스타가 되고 싶다고

"나 꽃미남이야?"라고 연신 물어보는 이유가 있었네요.


아들도 이제 살면서 깨닫게 되겠죠.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수 없다는 걸.

모든 사람들에게 좋은 사람일 필요가 없다는 걸.

가능하지도 않고 가능할 수도 없다는 걸.


© startdig, 출처 Unsplash


p.s. 맞아. 친구들 마음은 다 다른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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