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폐선암 4기 항암 치료를 하면 평균 수명 1~2년 안 하면 6개월 이내에 졸한다고 하였다. 82세 옛날 나이로 치면 84세니 완치보다는 지연에 무게를 두는 치료이다.
마음의 준비는 물론 당신도 살 만큼 살았다 하시고 더 살아서 뭐 하냐고 하더니 항암 치료를 물으니 내일 당장 하겠다고 말한다. 치료하면 나을 수 있다는 희망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의 무게의 추를 가늠하지 못하겠다.
치료를 거부하면 어떡하지 하는 우려를 단숨에 불식시킨 것에 대해 안도도 했지만 내심 놀랐다. 저렇게 생의 의지가 남다른 분이었나?
90에 가신 외할머니는 엄마에게 왜 아직 안 죽어지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는데 죽음을 기다리는 노인이 있을까 싶다. 잠을 자는 것은 그리 좋아하면서 죽음은 그렇게 두려워하는 인간 본성을 이해하지 못하겠다.
아빠와 오래전에 정을 뗀 엄마는 화병이 쌓이고, 딸은 슬픔보다 한이 맺히지 않게 하기 위해 나름 전력을 다하고 있다. 각자 최선을 다해서 나름의 이유로 독특한 에너지를 쏟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