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집중이 안 되는 건 나 때문이 아니다

독서는 처음이지?

　책상 앞에 앉아 책을 펼쳤지만,

　몇 줄을 읽기도 전에 마음이 다른 곳으로 흩어질 때가 있다.

　어제는 괜찮았는데 오늘은 안 되고,

　어떤 날은 한 문장에도 머리가 맑아지는데

　또 어떤 날은 단어 하나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럴 때마다 나는 나를 탓했다.

　‘역시 나는 집중이 부족한 사람이야.’

　하지만 지금은 안다.

　그건 나의 문제가 아니라 마음의 리듬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집중력은 정신력의 문제가 아니다.

　그건 마음의 온도와 환경의 문제다.

　마음이 불안하면 생각이 흩어지고,

　생각이 흩어지면 시선도 방향을 잃는다.

　이건 인간이라면 누구에게나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하루에도 수십 번 마음이 움직이고, 그에 따라 집중의 강도도 변한다.

　그건 의지의 약함이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리듬이다.

　나는 한때 그 리듬을 무시했다.

　‘집중은 노력으로 만드는 것이다’라는 말을 믿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책상 앞에 앉았다.

　하지만 억지로 만든 집중은 오래가지 않았다.

　몸은 앉아 있어도, 마음은 이미 다른 곳을 떠돌고 있었다.

　그때 나는 처음으로 ‘몰입’이 아니라 ‘긴장’ 속에 있었다는 걸 알았다.

　진짜 집중은 힘을 주는 것이 아니라 힘을 푸는 데서 온다.

　집중은 마음이 편안해야만 찾아오는 손님이다.

　불안을 잠시 내려놓고, 마음의 속도를 천천히 맞춰야 한다.

　집중은 내가 쫓는 대상이 아니라, 내가 편안할 때 찾아오는 친구다.

　나는 이제 집중이 되지 않을 때 억지로 읽지 않는다.

　대신 책을 덮고, 창밖을 본다.

　잠시 눈을 감고, 숨을 깊게 쉰다.

　그러면 마음속의 파도가 잦아들고,

　그제야 문장이 나를 다시 부른다.

　집중은 그렇게 돌아온다.

　억지로 붙잡지 않아도, 조용히 제자리를 찾아온다.

　그러니 집중이 안 된다고 자책하지 말자.

　당신이 게으른 게 아니라, 지금은 마음이 잠시 지친 것뿐이다.

　집중이란 결국, 내면의 평온이 회복될 때 생기는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그걸 알게 되는 순간부터, 독서는 훨씬 더 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