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는 처음이지?
책을 읽겠다고 다짐한 날, 나는 늘 너무 큰 목표를 세웠다.
“이번 달엔 세 권!” “하루에 30페이지!”
하지만 현실은 늘 달랐다.
이틀 만에 지쳐서 책을 덮고, 스스로를 탓했다.
‘역시 난 꾸준히 못 해.’
그 자책이 쌓이자 책은 점점 멀어졌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깨달았다.
꾸준히 하지 못했던 게 아니라, 너무 크게 시작했던 것이었다.
하루에 단 한 쪽만 읽기로 했다.
책을 펼쳐서 목차만 보거나,
좋아하는 문장 한 줄만 읽는 날도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게 훨씬 오래갔다.
부담이 없으니 책을 다시 찾게 되었다.
『아토믹 해빗』의 제임스 클리어는 말했다.
“사람을 바꾸는 건 결심이 아니라, 아주 작은 습관이다.”
책 읽기도 똑같았다.
결심으로는 하루를 버티지만,
습관으로는 평생을 간다.
책상 위에 늘 한 권을 올려두는 일,
잠들기 전에 3분만 읽는 일,
그 작은 행동들이 나의 리듬이 되었다.
나는 이제 ‘책 한 권’을 읽는 게 목표가 아니다.
‘책을 다시 펼치는 사람’이 되는 게 목표다.
책은 달리기가 아니다.
잠시 멈춰도 괜찮고, 돌아와도 늦지 않다.
그 대신, 다시 책을 손에 쥘 수 있는 거리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습관은 그렇게 만들어진다.
『미움받을 용기』의 한 구절이 있다.
“행복은 목표가 아니라, 과정 속에 있다.”
독서도 그렇다.
책을 다 읽었다고 달라지는 게 아니라,
책을 읽어가는 그 과정 속에서 나의 사고방식이 천천히 변한다.
그리고 그 변화는 아주 작은 행동에서 시작된다.
하루에 한 쪽,
하루에 한 문장,
그것이면 충분하다.
책을 읽는 습관은 결심보다 친근해야 한다.
오늘 읽지 못했다면 내일 읽으면 된다.
중요한 건 포기하지 않는 거리감,
그리고 다시 돌아올 수 있는 여유다.
나는 이제 ‘독서 루틴’을 특별하게 여기지 않는다.
세수하듯, 숨 쉬듯, 자연스럽게.
책은 내 하루의 일부가 되었다.
그건 재능도, 의지도 아니다.
단지 ‘한 쪽부터’ 시작했을 뿐이다.
작게 시작하는 사람이 결국 끝까지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