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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철학적 불쾌감에 대한 면책적 진술

by 박참치

#T-R-250630-PO-X


구제받지 못한 생각들—X등급


"철학적 불쾌감에 대한 면책적 진술"



<구제받지 못한 생각들 – X등급>은

내가 이미 연재 중인 <구제받지 못한 생각들>의 이면이다.

그곳에선 비교적 안전한 농담,

누구도 울지 않을 유머,

도움말처럼 온화한 실험만을 다뤘다.


그때는 그렇게 써도 괜찮았다.

그러나 이건 다르다.


이 시리즈는 ‘조금 위험한’ 생각들로 구성된다.

구체적으로는,

자살

성(性)

정체성

혐오

윤리의 경계

말할 수 없는 욕망

같은 것들 말이다.


나는,

그것이 ‘웃기다면 무조건 괜찮다’고 믿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웃긴 방식으로는 절대 말해서는 안 되는 이야기’라는 태도에도 반대한다.


이 글은 철학자가 쓴 것도, 코미디언이 쓴 것도 아니다.

다만 이 둘 사이 어딘가,

그 웃음과 진심 사이의 ‘치욕스러운 틈’에 앉아본 사람이 썼다.

그래서 여기에 실린 글들은 전부,

웃기면서도 어쩐지 혼자 울게 만드는 종류의 것이다.


이건 학문도 아니고 에세이도 아니다.

감정소비도 아니고, 시사비판도 아니다.

나는 그저 구제받지 못한 생각들을 논문이라는 형식 안에 던져본다.

그러니

너무 가까이 다가오지 않아도 좋고,

지나쳐도 괜찮다.


다만 한 가지는 약속할 수 있다.

이 글이 웃음으로 포장된 폭력이 되지 않도록

모든 문장을 작성할 때마다 나는 끝까지 되물었다.

이 농담이 누구를 찌르고,

이 질문이 누구를 부를 것인지.


그래서 나는 ‘이래도 되나’ 싶고,

지금도 여전히 쭈뼛거리며 이 글을 올린다.


— 박참치 (웃기면 괜찮다고 믿는 건 아니지만, 안 웃기면 더 괴로운 자)





※ 본 실험기록은

제목: <구제받지 못한 생각들—X등급>

연재 주기: 매주 월요일 · 목요일 00:00

시작일: 2025년 7월 2일

에 연재됩니다.


이 연재는, 브런치가 허용하는 수위를 넘는 순간

정중한 ‘삭제’와 함께 작별할 예정입니다.

불쾌함도, 실소도, 무관심도 감수하고 있습니다.

그게 저의 의도는 아니지만, 결과일 수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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