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콩이(2)
아기가 찾아오면 그걸로 되겠다는 생각과 달리, 본격적인 걱정은 너를 발견하고부터였다. 오히려 너의 크기가 커질수록 지수함수 곡선과 같이 커진다고 할까. 그때는 왜 미리 공부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우리를 강하게 지배했는데, 돌아보니 아니다. 결혼과 출산, 그리고 육아는 너무 많은 사전준비가 필요없는 것이었다.
임신 그리고 출산도 정말 많은 정보가 있지만 필수적인 것들은 자연스레 알게 된다. 우리 역시 콩콩이의 존재를 확인하고 나서, 갈증에 물을 마시듯 정보를 취하기 시작했다.
일반적으로 12주까지를 안정기라고 칭하며 산모로 하여금 심신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하는 것을 권한다. 안정적으로 커가기 시작하는 때가 아니다보니 유산과 같은 안타까운 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시기기도 하다. 또 산모는 몸의 변화가 점차 체감되는 시기기도 한데 아직 문제없다고 무리하기보다는 본인의 평소 일상 정도를 지켜나가기를 권장한다.
6/15일 오전, 아기집 크기가 이렇게 빨리 크는 거였어? 2주만에 3배 이상 커지다니.
매일 기다리던 너를 보는 순간, 1cm라는 너의 집 크기에 놀라고 심박수가 136이나 된다는 사실에 또 한 번 놀랐다. 그 우주같은 공간 속 너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 하는구나. 우리도 부끄럽지 않게 최선을 다 할게.
6/29일 오전, 산부인과에서 임신 주수를 조정하자는 말씀을 주셨다.
원래 진행하던 주차로는 10주 0일이었는데 9주 1일로 조정이 되었고, 임신 12주차 즉 초기까지 단축근무를 시행하던 아내로서는 럭키비키한 상황이 아닌가.
40주라는 긴 여정에서 25%나 지나버렸다고 생각하니 괜시리 다급한 마음에 우리의 걱정도 아기집 커지는 속도만큼 커져갔고 무엇을 준비해야할지, 어떻게 출산을 해야할지, 그리고 소속 자치단체에서 주는 지원사업은 뭐가 있는지 공식적으로 파헤치기 시작했다.
우리가 거주하는 서울시 서대문구에서는 제공하는 지원사업에 대해서 보건소를 방문하거나 홈페이지를 통해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그 중에서는 각 주차별로 차이가 있지만 유료로 해야하는 기형아검사나 임신당뇨검사를 무료로 제공하는 것도 있었고, 산모와 배우자까지 제공해주는 백일해 주사라던가, 임신 후 유축기 대여 서비스, 간호사 가정방문부터 공공조리원 신청까지 신청인의 상황에 맞춰 지원할 수 있는 서비스가 상당히 많이 있었다.
또한 각 자치구별로 주민센터에서 제공하는 교육사업도 있어 아내와 함께 참가했는데 돌이켜보면 그것이 실질적으로 큰 도움이 되었다기보다는 그 시간이 태교가 되어주었다. 임신과 출산, 자연분만과 모유수유, 그리고 태아의 상태에 대한 교육을 듣고 의견을 나누고 또 아기에게 줄 딸랑이와 인형을 직접 만드는 시간이 부부가 한 마음으로 있게 해 주었고 그간 생각하지 못 했던 것들에 대해 준비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7/12일 오전, 임신 초기가 지나면 출산할 수 있는 병원으로 전원하게끔 안내를 받는데, 우리가 기존에 다니던 산부인과는 난임센터이고 출산역할은 담당하지 않았기에 우리도 전원을 결정해야했다. 집 근처에서 꽤 유명한 산부인과로 전원을 하고 첫 검진 약속을 잡은 날이었는데, 애석하게도 출장기간이었던 나는 멀리서 응원하며 검진결과를 아내에게 들을 수 밖에 없었다. 공유받은 초음파 영상을 보는데, 분명 이전까지는 젤리곰 같던 너였는데 사람 모양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8/17일 오전, 이때까지만 해도 한 달 간격으로 방문했었기에 나에게는 꽤나 오랜만에 마주하는 초음파이자 전원한 병원에서는 처음 의사선생님과 만나는 시간이기도 했고, 오랜만에 너를 만날 생각에 꽤나 긴장했다. 다행히도 너는 한 달 새 무럭무럭 자라 첫추뼈도, 손과 발도 우리에게 보여주었어.
그리고 이 날 병원과 연계되었던 산후조리원에서 첫 상담을 받았다. 모든 것이 처음이었던 우리에게 산후조리원의 정보는 홍수같이 밀려들었고, 주변에서 16주면 산후조리원 예약도 늦었다는 말이 기억 나 일단 예약금을 걸었다. 이렇듯 우리도 많은 임산가족, 출산가족 사이에서 본격적인 발걸음을 시작했다.
다음에 볼 때면 이제 20주를 돌파했겠구나. 얼마나 더 커 있을 지 기대되고 설레여.
*엄마아빠는 너를 만나러 갈때마다 했던 걱정 섞인 발걸음이, 또 때론 안도감에, 때론 벅참에 흘렸던 눈물이 참 감사해
*이제는 듬직이가 되버린 젤리곰 콩콩이에게 잘 커줘서 너무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