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직생 꿀팁 23... 상사 편(23)
필자가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와 직장 문화가 많이 바뀌었습니다. 그땐 폭언과 폭행, 추행, 직장 내 갑질 등이 일상이었죠. 지금도 친한 분들끼리 만나면 농담처럼 얘기합니다. 만약 30년 전에 블라인드와 게시판 같은 게 있었다면 당시 간부들은 한 *도 살아남기 힘들었을 거라고.
그런 문화가 사라진 것은 하나도 아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중 하나. 요즘 볼 수 없어 안타까운 게 있습니다. 열정입니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회사뿐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그렇습니다. 일에 대한 욕심과 열정, 비전은 사라졌습니다. 대신 무사안일과 워라벨, 소확행이 자리 잡았죠.
꼭 나쁘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그럴 때가 된 건지 모르겠습니다. 하부 물질구조가 바뀌니 상부 의식이 바뀐 걸 수 있습니다. 뭔가 이루고 싶던 세대와 이미 뭔가를 이룬 후 직장 생활을 시작한 세대 간의 문화적 격차쯤으로 이해합니다.
이유야 어쨌든 그 격차를 이해하지 못하고, 극복하지 못한 리더들은 속속 낙마합니다. 일부는 라때는 말이야, 를 외치며 혼자 뛰어 보지만 공허한 메아리만 남긴 채 소리 없이 사라집니다. 그때를 이해하고 싶지도, 이해할 수도 없는, 새로운 직장인들에겐 그런 외침은 잠꼬대나 넋두리 같은 소리로 들릴 뿐이니까요.
주위를 둘러보면 점점 더 많은 리더들이 절망합니다. 신세대를 이해할 수도, 공감할 수도, 이끌 수도 없는 한계에 느끼고 뛰기를 포기합니다. 소통이 안되고, 이해할 수 없는, 개인주의라며 비난하며 고개를 떨굽니다. 그리고 개중에는 직장생활에 의욕을 잃고 적당히 시간을 때우는 모드로 들어가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런 현상은 직장뿐 아닙니다. 정부와 지자체, 공공기관, 군대, 학계, 문화계 모두가 똑같습니다. 세대 간 소통문제는 이제 누구다 다 심각성을 느끼지만, 누구도 얘기하지 않는 공공연한 비밀이 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요즘 사회 곳곳에는 인품 관리만 하는 리더들이 넘쳐 납니다. 일을 찾아 만들거나, 벌이거나, 추진하기보다, 맡은 밀만 적당히 소리 없이 겨우 해내는 리더들이 천지에 깔렸습니다.
어쩌면 그들의 생각이 합리적인 결론일지 모릅니다. 뭔가 하려다 문제를 일으키거나 불협화음을 내면 그들만 손해입니다. 적당히 젊은 직장인들이 요구하는, 아니 원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것을 해주고, 문제없이 임기만 채운다는 생각을 합니다.그 때문에 직장과 학교 정부 군대에서 제대로 일하거나 가르치거나 훈련시키는 리더들이 보기 힘듭니다.
대신 인품관리에만 열심입니다. 밑에서 좋은 평가를 듣기를 원합니다. 사실, 그게 더 남는 장사일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일을 벌이다 문제를 생기면 곧바로 아웃입니다. 그러니 조용히 인품관리하며 젖은 낙엽처럼 바닥에 딱 붙어 아무 일 하지 않는 게 현명하다고 판단합니다.
그들은 결정을 회피합니다. 문제를 정면 돌파하기보다는 얼렁뚱땅 넘기려 합니다. 누군가 실수를 해도 “그럴 수도 있지”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책임을 분산시킵니다. 인간적인 배려로 보이지만, 그런 일이 반복되면 조직은 나락으로 떨어집니다.
리더가 ‘괜찮다’는 말만 반복할수록, 누구도 뛰지 않습니다. 뛸 필요가 없습니다. 넘어지지만 않으면 되니까. 문제없이 굴러가면 되니까. 그래서 누구도 진짜 문제를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그런 조직은 문제를 해결하고 앞으로 나가는 곳이 아니라, 서로 안 싸우면 다행이라는 친목 모임이 됩니다.
무책임한 리더들이 간과하는 게 있습니다. 그들만 모를 뿐이지, 직원들은 그런 리더들의 속셈을 손바닥 보듯 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누가 일을 열심히 일하는지, 실력 있는지, 미래를 함께 해도 될 만한 지, 가서 그 뒤에 줄을 서야 하는지 다 판단하고 있습니다.
좋은 상사는 좋은 사람이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 ‘좋음’에는 실력과 용기가 포함돼야 합니다. 팀을 위해 불편한 이야기도 해야 하고, 구조적인 문제를 직시할 책임도 져야 합니다.
#직장생활 #꼴불견 상사 #리더십 #감성 지능 #무능한 상사 #실력 없는 상사 #좋은 상사 #인품 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