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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끌 Mar 17. 2020

초보 프리랜서 번역가 일기

'책끌(책에 끌리다)' 서평 #21

<초보 프리랜서 번역가 일기>는 갑작스러운 퇴사로 인해 진로를 고민하던 미영. 그녀는 프리랜서 번역가를 꿈꾸며 경력 5년 차 프리랜서 산업 번역가로 일하는 하린에게 이메일로 자문을 구하는 이야기다. 미영이 프리랜서 번역가로 진로를 바꾸면서 생긴 고민들을 해결해 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세나북스에서 최근 출간한 이 책에 관심을 갖게 된 건, 몇 번의 이직 경험과 프리랜서 생활도 해봤고, 한때 번역 일을 꿈꿨던 내게 남다르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초보 프리랜서 번역가 일기


<초보 프리랜서 번역가 일기>는 '베테랑 산업 번역가에게 1:1 맞춤 코칭받기'라는 부제처럼 실제 번역가로 활동하는 김민주 번역가와 박현아 번역가가 겪은 이야기를 소설로 재구성했다. 번역 일을 하게 되면서 자신들이 겪었던 고민거리와 번역 관련 문의를 받으며 상담했던 내용들을 구체적으로 묘사했다.  


IT 분야나 디지털 콘텐츠 분야에서도 영어나 일본어 등 외국어를 잘하거나 번역을 잘하면 우대를 받는다. 해외 사이트에서 뉴스거리를 찾거나 영문 자료를 번역해야 하는 등 번역 관련 일도 중요한 업무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제조나 건축처럼 특화된 산업 분야에서 사용하는 CAD, CAE, PLM과 같은 전문 용어들의 뜻을 잘 모른다면 정확한 번역은 어렵다.


<초보 프리랜서 번역가 일기>에서는 프리랜서 번역가를 꿈꾸는 미영의 외국어 스펙이 나온다. 그녀는 영어 토익시험 850점, 일본어능력시험 JLPT N1을 취득한 상태다. 이 정도 스펙을 가지고도 번역 일을 고민해야 하다니...  한때 번역 일을 해볼까 생각했던 입장에서 본다면 충분한 자격 조건이다.


번역가가 되진 않더라도 해외 뉴스나 영어권 영화를 자막 없이 볼 수 있다면 좋겠지만 아직도 가야 할 길은 멀어 보인다. 학교를 다닐 때도, 회사를 다니면서도 어학원을 기웃거렸고, 온라인으로 어학 강좌를 계속 듣고 있지만 외국어는 여전히 버겁고 힘든 과제로 다가와 있다.



외국어를 읽고 '어떤 말인지는 알겠는데

이걸 한국어로 뭐라고 표현하지?라고

고민하는 경우가 종종 생길 거예요.


- 32페이지



<초보 프리랜서 번역가 일기>를 읽으면서 가장 공감했던 부분은 '외국어를 한국어로 변환하거나 한국어를 외국어로 변환할 수 있는 능력이 가장 필요하다'라는 말이었다. 영어를 잘하려면 우리말을 보고 영어로 번역해 보고, 영어를 다시 우리말로 번역해 보는 연습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계속 들어왔다. 번역 회사에 번역가로 등록되느냐 아니냐의 판단이 '샘플 테스트'와 '번역 경력'에 있다는 대목도 눈길을 끌었다.


프리랜서 기자로 일할 때를 되돌아보면 어떤 분야의 기사를 쓸 수 있는지, 기사는 어느 정도 퀄리티로 쓰는지가 채용 조건이었다. 이력서를 보낼 때도 직접 쓴 기사를 보내거나 웹에 포스팅한 링크 주소를 스크랩해서 보내고 회신이 오기만 기다렸다. 프리랜서 번역가의 일도 이와 비슷해 보인다.


요즘 취재 현장에서 만나는 프리랜서 기자들은 최신 스마트폰과 노트북, 또는 아이패드 같은 태블릿을 늘 가지고 다닌다. 유튜브 영상을 찍기 위해 삼각대를 세워 놓고 풀 영상을 찍는 경우도 많다. <초보 프리랜서 번역가 일기>에서도 번역가에게 필요한 장비로 쓸만한 노트북을 가지고 다니라고 추천했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번역 일을 하려면 노트북이나 태블릿, 스마트폰도 필수 템으로 자리 잡았다.


번역에서도 여러 가지 문서 포맷을 잘 사용하면 좋을 것 같다. 관공서에서 많이 쓰는 HWP(한글) 파일 외에도 비즈니스 업계에 주로 쓰는 DOC(MS 워드) 파일, 호화성이 좋은 PDF 파일을 비롯해 엑셀이나 이메일 같은 오피스용 프로그램도 잘 다룰 수 있다면 장점이 될 수 있다.



일이 안 들어오는 기간에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생각해 봅니다.

일이 없는 이 기간에 무엇을 해야 할까?

저는 평소에 번역 일 때문에 하지 못했던

다른 일들을 차근차근 하나씩 해 나갑니다.


- 191페이지



보통 번역한다고 하면, 영화나 드라마의 자막을 번역하거나 원서를 번역해 책으로 출간하는 경우를 생각하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산업 분야의 특화된 영역에서도 통역 외에도 번역 일도 많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됐다. 또한 관광이나 패션, IT, 기계 매뉴얼 같은 산업 분야의 번역이 더 전문적인 영역 같지만 과자 포장지나 화장품 박스에 붙은 상품 안내서처럼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는 점도 새로웠다.


신입 직원을 뽑을 때나 아르바이트를 뽑을 때도 지원서를 받아 필요한 인원을 충원하게 되는데, 어디서 많이 본 것 같거나 성의 없게 쓴 이력서나 자기소개서는 읽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공감이 간다. 이 책에서도 어떻게 이력서를 써야 하는지, 자기소개서에는 어떤 내용을 넣을지 등 실제 사례 같은 예문이 소개되어 있다.


이외에도 <초보 프리랜서 번역가 일기>에서는 번역 일을 얻을 수 있는 경로를 비롯해 'CAT Tool'은 무엇인지, 번역 프로젝트는 어떤 절차로 진행되는지, 샘플 테스트에서 떨어진 회사에 다시 지원해도 되는지, 번역 경력이 없는 분야에 지워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번역가를 꿈꾸는 사람들이 궁금해할 만한 내용들이 담겨 있다.


<초보 프리랜서 번역가 일기>에 등장하는 미영은 멘토인 하린에게 궁금한 것을 적극적으로 묻고 자문을 구하면서 프리랜서 번역가로 성장해 나간다. 하린 역시 자신의 초보 시절을 생각하며 자신의 조언을 받아들여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가는 미영에게 깊은 애정을 느꼈을 것이다. 영어나 일본어 등 외국어에 자신이 있고, 앞으로 번역 관련 일을 하고 싶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시기 바란다.



* 출처 : https://blog.naver.com/twinkaka/221856757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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