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왜?"를 묻는 아이, 답을 찾아가는 엄마

아이의 질문이 만든 생각의 길

by 김소연 트윈클

초등학교 2학년 딸아이가 물었다.

“엄마, 중력은 왜 있는 거야? 왜 서로 끌어당겨?”


순간 당황했다. 한 번도 깊이 고민해보지 않았던 질문이었다. “엄마도 잘 모르겠으니, 찾아보고 알려줄게.” 그렇게 대답하고 나서 대화를 얼른 마무리했다. 책도 찾아보고, 인터넷도 검색해보았지만, 딱 부러지는 답은 찾을 수 없었다.


과학적으로 생각하면, 중력은 지구가 물체를 끌어당기는 힘이다. 하지만 딸아이의 “왜?”라는 질문은 그 이상을 묻고 있었다. 답을 찾지 못해 결국 SNS에 질문을 올려봤다. 다양한 답변들이 도착했는데, 그 안에는 과학적 설명도 있었고, 예상치 못한 문학적 표현도 있었다.


초등학교 선생님은 이렇게 조언해주셨다. “아이에게 다시 질문을 던져보세요. '너는 왜 중력이 생긴 것 같아?'라고 물으면, 아이 스스로 생각해볼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거예요.” 아이의 수준에 맞춰 천천히 설명해주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그 말씀은 마음에 깊이 와 닿았다.


한편, 물리학자는 조금 다르게 설명해주었다. "왜?"라는 질문을 끝없이 파고들면, 결국 답을 찾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중력이 왜 존재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이유는 여전히 풀리지 않은 미지의 영역에 있다고 했다. 과학은 "왜"라는 질문보다는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초점을 맞추며 발전해왔다고 했다. 그 이야기를 들으니, 의학에서도 ‘왜 병에 걸렸는가’보다는 ‘어떻게 치료할 수 있을까?’가 더 중요한 순간들이 있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사람 관계에서도 ‘저 사람은 왜 저럴까?’를 고민하기보다는 ‘어떻게 이 상황을 해결할 수 있을까?’에 집중해야 할 때가 많다는 생각도 들었다.


다른 사람은 중력을 "사랑하니까 끌어당긴다"고 표현했다. 사람들 사이의 관계처럼, 가까워지려는 마음이 중력처럼 우리를 서로 끌어당긴다는 것이다. 과학적 설명을 넘어서는 이 문학적인 답변은 감정적으로 참 아름답게 다가왔다.


그리고 최신 트렌드에 맞춰 챗지피티에게 물어보라는 답변도 많았다. 인공지능에게 물어본다면 어떤 대답을 받을지 궁금하기도 했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우리는 이제 챗지피티처럼 바로바로 답을 구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딸아이의 질문에 다양한 답변을 모으면서 결국 중요한 것은 답을 찾는 과정과 그 과정 속에서 함께 나누는 대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처럼 하나의 현상을 바라보는 시각은 정말 다양하다. 과학적으로는 당연한 법칙이지만, 교육적으로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도구가 되고, 철학적으로는 미지의 영역을 탐구하는 질문이 되며, 문학적으로는 사랑과 같은 감정으로 해석될 수 있다. 딸아이의 질문은 결국 나에게도, 그리고 많은 사람들에게도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었다.


한 가지 현상에서 이렇게 다양한 답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 참 신기하고, 감사하게 느껴졌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