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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이해할 수 없다면, 이 한 가지를 기억하세요

긍정이란,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by 김소연 트윈클

"정말 이해가 안 돼."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사람과의 관계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상대가 나와 다르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특히 가족이나 가까운 친구일수록 그 차이를 인정하기가 더 힘들다. 가까운 관계일수록 서로의 경계가 흐릿해지고, 상대도 나와 같은 마음일 거라고, 내 생각을 당연히 이해할 거라고 착각하기 쉽다. 하지만 다른 사람을 완전히 이해한다고 믿는 것 자체가 착각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이런 관계 속에서 우리는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까?

나는 그것이 "긍정"이라고 생각한다.


'긍정적인 사람'이라고 하면 흔히 "좋은 면만을 보는 태도"를 떠올리지만, 긍정은 단순한 낙관과는 다르다. 긍정이란 상황이나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도, 그 안에서 의미와 가능성을 발견하려는 태도다. 현실을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직시하면서도 해결책을 찾고 배움을 얻으려는 마음가짐이다.


어쩌면 긍정은 "수용"과도 닮아 있다. 하지만 단순한 수용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려는 힘이 된다.


예를 들어보자. 중요한 약속이 있어 예쁜 옷을 입고 아이와 함께 나가려는 순간, 갑자기 비가 쏟아진다면? 우리는 순간 짜증이 날 수도 있다. "일기예보가 틀렸네!"라며 불평할 수도 있고, "어쩔 수 없지."라며 덤덤하게 받아들일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떤 사람은 그 비를 뜻밖의 즐거움으로 바꾸기도 한다. 아이와 함께 물웅덩이를 뛰어놀 수도 있고, 갑작스러운 비 덕분에 특별한 추억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


아이와의 일상에서도 우리는 이런 순간을 자주 경험한다.


"왜 몇 번을 말해도 이해를 못하죠?"
"눈앞에 보이는데 왜 치우질 않죠?"
"숙제를 시킬 때마다 너무 화가 나요."



보호자들과 상담을 하다 보면 이런 고민들을 자주 듣는다. 아이가 내 마음처럼 행동하지 않기 때문에 화가 나는 순간들이다. 하지만 아이는 단순히 "내 기준에 맞지 않아서" 그런 것이 아니다. 그저 나와 다른 존재일 뿐이다.


아이는 자기만의 속도와 방식으로 세상을 배우고 성장한다. 또래와 차이가 큰 아이들의 경우, 정확한 평가를 통해 그 차이를 이해하고 수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아이의 행동을 '내 기준'으로 판단하기보다는, 그 속에서 아이가 무엇을 배우고 성장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긍정적인 태도를 가지면, 아이의 실수나 기대와 다른 행동도 성장의 기회로 바라볼 수 있다. "왜 이렇게 했어?"라는 화난 질문 대신, "이렇게 하면 어떨까?"라고 함께 해결책을 고민하는 태도. 아이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기다려 주고, 그 과정에서 격려와 지지를 보내는 태도. 이러한 태도가 결국 더 큰 성장을 이끌어낸다.


그리고 그 순간, 부모인 우리도 함께 배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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