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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나 Oct 18. 2021

아이의 유능으로 빛나고 싶은 엄마

아이도 나도 원래 유능한 존재입니다.


저는 아이를 통해서 드러나고 싶었던 그 마음이 굉장히 강했어요.


아이를 잘 키운 유능의 지표 '한글떼기'였어요.

1분 5초 잘난 아이를 키우면 내가 잘 나지는 것 같고 그래서 뿌듯할 것 같고, 그래서 사람들이 나를 무시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아이의 상태, 아이의 욕구, 아이의 고유성 따위는 보지않고, 그저 강연을 들으러가면 강연자의 아이와 비교하기 시작했죠.


아이의 눈빛도 보지 않고,

그저 강연자의 아이와 내 아이를 비교하면서

내가 무능하니 아이도 무능하게 바라보게 되더라구요.

자신도 나의 성장의 속도가 있다는 걸 믿지 못했어요

차근차근 밟아가는 어떤 과정이 있다는 걸 믿지 못했죠.

아이의 성장의 속도가 있다는 것도 믿지 못했어요. 아이가 그냥 뿅 하고 잘남을 표출하기를 바랬고, 그냥 과정없이 결과만 목놓아 기다리던 제가 있었어요.

과정없이 결과만 목놓이 기다리던 제가 있었어요.


내 아이가 못나서 그런게 아니구나.

내 아이 나름대로의 관심을 가지는 그 시간을 거쳐가고 있었구나.

흥미를 가지는 타이밍이라고 해야 할까요.


간판을 읽는것도 무작정 데리고 가서 데리고 가서 읽는게 아니라

아이의 눈이 반짝일때

정말 재밌어할때 읽혀야 되는데

저는 무작정 아이를 데리고 가서 읽혔던거예요.


아이는 아이의 속도대로 잘 자라고 있고

차근차근 자신의 것을 준비하고 있는데

자기가 너무 작은 엄마,

나를 믿지 못하는 엄마

내 탓이 될까봐 두려운 엄마가

그저 조바심을 내고 있더라구요


아이는 아이의 속도대로 정말 잘 자라고 있어요.


아이가 커가는 과정을 보면서

'아 내가 아이를 바라보는 불안의 시선, 스토리는 결국 나의 것이구나'

라는 생각을 정말 많이 하게 되더라구요.


아이의 속도를 믿고 기다려 보세요.

지지해주세요.

엄마의 역할은 불안해하고, 동동거리고,

내탓을 하며 자책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아이가 가는 그 속도에 발 맞춰주면서,

그저 흐뭇하게 바라보면서

아이의 빛이 언제 발현될지 모르지만

그 빛이 언젠가 발현될거라고 믿어주면서

나의 유능을 위해서 아이를 교육시키는게 아니라

정말 아이의 행복을 위해서 아이를 교육시키는

그런 내가 되어야 할 것 같아요.


사실은 무언가 내가 해주어서

아이가 잘 크는건 아닌 것 같아요.

그건 결국 나의 만족, 자기 만족일 뿐이구요.

내가 엄마로서 아이에게 해줘야 해주어야 할 유일한 것은

나의 상처를 치유하고 내 두려움을 아이에게 전달하지 않는 것,

내 두려움을 깨고 아이에게 자유를 주는 것

그것만이 엄마인 내가 해줄 수 있는 선물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 아이는 잘 클꺼야'

'내 아이는 자기 속도대로 가고 있어'

'내 아이는 자신의 빛으로 빛날거야'


두려움은 자꾸 생각할 수록 더 두려워져요.

그 두려움에서 나오는 것은 내 아이에 대한 믿음, 그 믿음을 내가 나에게 말해주는거예요


'아이는 아이의 속도대로 가고 있습니다.'

아이는 아이의 빛으로 빛날 거예요.

그리고 그것은 여러분도 마찬가지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육아하며 삽질하며 자아성찰하면서


아이도 나도 행복해질 수 있는 그런 육아.

그것이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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