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나누는 대화는 언제나 관계의 거울이자 공동체의 건강을 드러내는 척도입니다. 한 마디 말이 누군가를 살릴 수도 있고, 한 마디 말이 공동체 전체를 무너뜨릴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말을 가볍게 여기고, 대화를 단순한 소통의 도구 정도로만 생각합니다. 그러나 말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특히 동감적 대화와 낮은 그래비타스가 결합하면, 대화는 더 이상 건강한 소통의 수단이 되지 않습니다. 그것은 루머가 되고, 루머는 신뢰를 파괴하는 무기가 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는 언제나 두 가지 유형의 사람이 있습니다. 하나는 들은 말을 그대로 퍼뜨리는 증폭자, 다른 하나는 자신의 감정을 사실처럼 포장해 흘려보내는 생산자입니다.
동감적 대화는 표면적으로는 따뜻합니다. 상대방의 말에 곧장 “맞아”, “나도 그렇게 생각해”라고 반응하는 것은 유대감을 주고, 상대방에게 이해받는 느낌을 안겨줍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 과정에서 사실 확인과 비판적 검토가 빠져 있다는 것입니다.
누군가 “A 부서가 요즘 일 처리를 제대로 못한다더라”라고 말했을 때, 건강한 대화는 “그게 사실인가?”, “왜 그렇게 보이는 걸까?”라고 묻는 데에서 시작합니다. 그러나 동감적 대화는 곧장 “맞아, 나도 들었어”라는 말로 연결됩니다. 이 순간,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그대로 힘을 얻습니다.
여기에 낮은 그래비타스가 더해지면 상황은 더욱 위험해집니다. 그래비타스는 말의 무게와 책임감을 뜻합니다. 낮은 그래비타스를 가진 사람은 말의 파급력을 고려하지 않고, 책임을 지려 하지도 않습니다. 그들에게 말은 순간적인 주목을 얻는 도구일 뿐입니다. 그러나 듣는 사람에게는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이들이 던진 무심한 말 한 마디가, 누군가의 평판을 무너뜨리고, 팀 전체를 흔들어 놓습니다.
조직 안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유형 중 하나가 바로 쉽게 말을 전파하는 사람입니다. 이들은 이야기를 듣는 순간 곱씹지도 않고, 사실 여부를 확인하지도 않고, 곧장 다른 사람에게 옮깁니다. 스스로는 특별한 악의를 느끼지 못합니다. 오히려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라거나 “소통에 적극적인 것”이라고 착각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들이 조직에 남기는 흔적은 치명적입니다. 내부에서만 다뤄져야 할 대화가 외부로 흘러나가고, 미완성의 아이디어가 마치 공식 입장처럼 소비됩니다. 예컨대, 기획 회의에서 “이 전략은 아직 위험 요소가 많다”라는 논의가 오갔다면, 이들의 입을 통해 바깥으로는 “그 회사 전략은 위험하다더라”라는 소문으로 바뀝니다. 내부에서 특정 부서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논의가 오갔다면, 외부에는 “그 회사는 B 부서가 문제라더라”라는 평가로 둔갑합니다.
이렇게 내부 대화가 외부로 유출되면, 조직은 곧바로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게 됩니다. 회의실에서 솔직한 발언이 사라지고, 사람들은 “이 말이 혹시 밖으로 새어나가지는 않을까?”라는 불안에 입을 닫습니다. 심리적 안전감이 무너진 팀은 더 이상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내놓지 못하고, 조직은 침묵 속에 갇히게 됩니다.
결국 이 유형은 단순한 루머의 증폭자가 아니라, 조직의 울타리를 허무는 유출자입니다.
또 다른 유형은 훨씬 더 교묘하고, 파괴적입니다. 이들은 자기 감정을 사실인 것처럼 포장해 퍼뜨립니다. 개인적인 불만이나 감정적 판단이 “공동체의 합의”인 양 둔갑하는 것이지요.
“나는 저 사람이 불성실하다고 느낀다”라는 주관적 판단이 “저 사람은 다들 문제 있다고 하더라”라는 표현으로 바뀌는 순간, 단순한 감정은 집단적 평가로 변합니다. 그 결과, 특정인은 단숨에 고립됩니다.
이들은 종종 주변을 캐묻습니다. 전화를 돌려가며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니?”라고 묻고, 자신이 만든 프레임에 동조자를 끌어들입니다. 이렇게 확보된 동조는 마치 다수의 합의처럼 보이게 되고, 감정적 판단은 사실로 위장됩니다.
이 유형은 단순히 말을 옮기는 전달자가 아니라, 루머의 생산자입니다. 그들의 언어는 개인적 감정을 숨기고 사실의 외피를 덧씌운 것이며, 이는 곧 정치적 무기로 작동합니다. 특정인을 공격하거나 권력 지형을 바꾸는 도구가 되기도 합니다.
가장 파괴적인 순간은 이 두 유형이 결합할 때입니다. 감정적 판단을 사실처럼 둔갑시키는 사람이 루머를 만들어내고, 쉽게 말을 전파하는 사람이 그것을 무책임하게 흩뿌립니다. 낮은 그래비타스는 이 과정을 가속화하며, 누구도 “이 말이 사실인가?”라고 묻지 않습니다.
왜곡된 정보는 순식간에 조직 전체로 확산되고, 결국 그것은 하나의 ‘합의된 사실’처럼 굳어집니다. 피해자는 억울함을 해명할 기회조차 잃고, 조직 전체는 신뢰의 토대를 상실합니다. 이는 단순한 대화 문제가 아니라, 공동체 전체를 병들게 하는 병리적 메커니즘입니다.
이런 현상은 결코 드문 일이 아닙니다. 우리는 직장에서, 커뮤니티에서, 심지어 친구 모임에서도 쉽게 목격합니다.
회의에서 조심스럽게 제기된 위험 가설이 외부에서는 “그 회사 전략은 망할 거라더라”라는 평판으로 둔갑합니다. 건설적 비판을 위한 내부 대화가 “B 부서가 문제라더라”라는 소문으로 바뀝니다. 특정인의 태도에 대한 개인적 불만이 “다들 그 사람 문제 있다고 하더라”라는 집단적 평가로 확대됩니다.
이 모든 과정에서 말하는 사람은 언제나 “나는 그냥 들은 대로 말했을 뿐”이라며 책임을 피합니다. 듣는 사람도 비판 없이 받아들입니다. 그러나 피해는 모두에게 돌아옵니다. 팀의 사기가 꺾이고, 관계는 금이 가며, 조직 전체는 회복 불가능한 신뢰 상실에 빠집니다.
동감적 대화, 낮은 그래비타스, 루머의 생산자와 증폭자는 단순한 개인적 습관이 아닙니다. 그것은 조직을 병들게 하는 독입니다.
“그냥 하는 말”은 없습니다. 모든 말에는 무게가 있습니다. 그 무게를 인식하지 못하는 순간, 그 말은 누군가를 깊이 상처 입히고, 조직을 흔들며, 결국 자신을 무너뜨립니다.
따라서 우리는 이 사람들에게 단호하게 경고해야 합니다.
당신의 가벼운 말은 사람을 해치고, 조직을 파괴하며, 결국 당신 자신을 파괴한다.
이것은 단순한 충고가 아닙니다. 연구들이 입증한 냉혹한 현실이고, 우리가 매일 경험하는 생생한 교훈입니다. 말에 무게를 싣지 못하는 사람은 결코 신뢰의 중심에 설 수 없습니다.
심리학과 조직학 분야의 여러 연구들은 루머와 잘못된 정보가 어떻게 생겨나고 확산되는지를 체계적으로 밝혀왔습니다. 그 중 대표적인 연구들을 살펴보면, 우리가 왜 “왜곡된 이야기의 생산자와 증폭자, 그리고 낮은 그래비타스”를 경계해야 하는지 명확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먼저, Hasher, Goldstein & Toppino(1977)의 고전적 실험은 사람들이 동일한 거짓 문장을 반복해서 접하면 점점 그것을 사실처럼 믿게 된다는 현상을 입증했습니다. 이른바 환상의 진실 효과(Illusory Truth Effect)라 불리는 이 현상은 이후 수십 년 동안 여러 연구에서 재확인되었고, 오늘날 루머와 가짜 정보가 왜 그렇게 쉽게 힘을 얻는지를 설명하는 핵심 메커니즘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이 흐름을 이어받아 Fazio 등(2015)은 사람들의 진위 판단 과정이 실제 사실 검증보다 익숙함(familiarity)에 크게 의존한다는 점을 보여주었습니다. 즉, 어떤 정보가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그 내용이 옳고 그름과 상관없이 “익숙하다”는 이유만으로 사실처럼 받아들여진다는 것입니다. 이는 동감적 대화 속에서 같은 말이 여러 번 오갈 때, 그것이 점점 더 강력한 신뢰를 얻는 과정을 잘 설명해 줍니다.
조직 차원에서의 연구도 주목할 만합니다. Bordia & DiFonzo(2004)는 조직 내 루머가 퍼지는 조건을 분석하며, 정보의 결핍, 상황의 불확실성, 구성원의 불안이 결합할 때 루머가 급속히 확산된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공식 채널이 아닌 비공식적 전달자들이 루머 확산의 결정적 매개가 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이는 내부 대화를 외부로 흘려보내거나, 확인되지 않은 말을 가볍게 퍼뜨리는 증폭자의 위험성을 그대로 뒷받침합니다.
또한 Amy Edmondson(1999)은 팀 내 심리적 안전감(psychological safety)의 중요성을 실증했습니다. 심리적 안전감이 무너진 팀에서는 사람들이 발언을 회피하고, 학습과 혁신이 크게 저해됩니다. 내부 회의에서 나온 말이 외부로 흘러간다면, 팀원들은 “내가 무슨 말을 했다가 문제가 되지는 않을까?”라는 두려움 속에서 침묵을 선택하게 됩니다. 이는 증폭자의 무책임한 행동이 단순한 정보 왜곡을 넘어 조직의 근본적 학습 능력을 붕괴시킨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사회적 관계와 권력의 맥락에서, Kniffin & Wilson(2005)은 뒷담화(gossip)가 단순한 정보 교환이 아니라 특정인을 배제하거나 권력 구조를 재편하는 정치적 무기로 작동할 수 있다는 사실을 조직 사례를 통해 밝혔습니다. 즉, 감정적 판단을 사실처럼 포장해 퍼뜨리는 사람은 단순히 개인적 불만을 표출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는 집단 내 권력 균형을 흔드는 정치적 행위를 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더 최근의 연구인 BMC Psychology(2024) 논문은 직장 내 부정적인 소문이 직원들의 불안을 높이고, 그 결과 자발적이고 창의적인 행동(proactive work behavior)을 저해한다는 실증적 결과를 제시했습니다. 다시 말해, 루머는 당사자만 고통스럽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주변 구성원들까지 움츠러들게 하며 조직 전체의 활력을 빼앗습니다.
마지막으로, DiFonzo & Bordia(2007)는 루머 확산 모델을 통해 생산자(initiators)와 증폭자(amplifiers)가 결합할 때 루머의 생명력이 극대화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감정적으로 왜곡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사람과, 그것을 무심하게 퍼뜨리는 사람이 함께 있을 때, 루머는 단순한 헛소문이 아니라 집단 전체의 인식과 행동을 바꾸는 강력한 힘을 가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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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AI Alchemist & Maestro 두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