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온천장역 앞 <모모스 커피 부산 본점>
부산에 왔다.
장마철이라 비가 오진 않으려나 생각했는데, 내내 쨍쨍한 맑은 날이었다. 숙소가 있는 부전역에서 환승 없이 한 번에 온천장역까지 갔다.
온천장 도착을 알리는 안내방송이 들러올 즈음, 창 밖으로 <모모스 커피>가 보였다. 2019년에 알게 된 이후로 본점만 세 번째 방문이다.
역을 가운데 두고 오른쪽에 큰 길이, 왼쪽에 큰길 뒤편 좁은 일 차선이 있다. 모모스 커피는 좁은 길에 접해있다. 왼쪽 출구로 나왔다. 카페가 바로 보였다.
매달 도서관에 가서 그달의 잡지를 챙겨보곤 하는데, 5월 <행복이 가득한 집>에 마침 부산에 대한 기사가 나왔다. 여러 공간과 사람들을 인터뷰한 기사 중, 모모스 커피에 대한 글도 있었다.
부모님이 운영하시던 식당 한편에서 시작되었다는 모모스 커피. 예전엔 식당이었을 건물 왼편에 정문이 있고, 그 오른쪽에 난 창문으로 도로보다 반계단 낮은 매장 안 풍경이 보인다. 바리스타들이 커피를 내리고 있다.
마지막으로 왔던 게 작년 9월, 비가 오던 날이었다. 한창 공사 중인 느낌을 받았는데, 이번에 가보니 정돈된 멋진 공간이 되어있었다.
7월 1일. 새 달의 새 날을 모모스에서 시작해 본다.
날이 이토록 뜨겁지만 않았다면 앉아봐도 좋을 정원 속 의자가 많아졌다. 사진으로 보면 유럽의 화창한 노천카페 같기도 하다.
자리를 잡고 주문을 하려고 한 바퀴 돌았다. 주문하는 쪽 건물엔 자리가 없어서 연결된 별채로 나갔다. 저번에는 공사 중이던 건물들이 새 공간으로 바뀌었다.
본관 주변의 주택을 하나씩 매입해서 카페로 바꾼 느낌이다. 자리를 너무 빽빽이 놓지 않아서, 일단 앉을자리만 확보하면 편하게 있을 수 있다.
굿즈 파는 곳에 놓여있던 뉴스레터를 보니, 정원을 신경 써서 조성하고 있었다. 카페에 머무는 동안에도 조경하시는 분들이 계속 움직이고 계셨다.
들어올 때 현관 앞 칠판에 적혀있던, 오늘의 드립커피를 주문했다. 모처럼 온 거니까 여기만의 커피를 마시고 싶다.
<모모스 커피>는 가보지 못한 지점도 더 있다. 영도의 로스터리에선 바로 앞에 정박한 큰 배들을 볼 수 있다. 사진만 봐도 좋아 보이는 해운대 마린시티점, 최근에 연 듯한 도모헌점도 궁금하다. 온천장의 본점과 영도점만 가봤는데, 두 곳이 위치한 동네의 분위기도 공간감도 서로 달랐다.
여기 <모모스 본점>에 들어와 앉아서야 그동안 이곳에서 시간을 보낼 때의 기분이 되살아났다. 잊은 줄도 모르고 잊고 있던, 내 안에 있는 줄도 모르고 있던 기분이.
나무 벽면의 따스한 느낌이나 창 밖의 대나무, 풀들의 푸른 느낌. 에어컨을 켜두기도 했지만 어느 바다뷰 못지않게 시원한 느낌이 드는 공간이다. 여기서 한 시간 정도 시간을 보냈다. ‘여기에 살면 너무 더운 날 이 자리에 앉아 잠시 쉬어갈 텐데’ 생각하면서.
아침으로는 숙소 앞 부전시장에서 <고래사 어묵 본점>의 어묵을 먹었다. 유명한 명란김밥집 줄이 없는 틈에 한 줄 사서도 먹었다. 길 건너 하나로마트 앞에서 조우한 노점 콩국도 한 그릇 뜨끈하게 먹고 왔다.(부산역 건너편 차이나타운에 <신발원>이라는 만두가게가 있다. 그곳의 콩국과 여우티아오를 꼭 먹고 싶었는데 못 먹었다. 부산엔 피란길에 내려와 정착한 화교들로부터 콩국 문화가 전해져서, 파는 곳이 몇 군데 있다.)
가볍게 아침을 먹고 텁텁한 기운을 커피로 털어냈다. 이제 허심청에 갈 차례.
여행을 준비하며 노트에 적어 넣은 단어들을 직접 만나는 일이 너무너무 좋다.
가고 싶었던 모모스 커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