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할리스 속초 영랑해변점>에서
7/14 월요일
장마가 지나고 여름 한복판에 들어서자 비다운 비가 내렸다. 지난달에 엄마는 장화를 새로 마련했는데, 달이 바뀌고야 개시를 했다. 얼른 새 장화를 신어봤으면 했기 때문에 비가 반가웠다.
속초의 식수원은 설악산에서 뻗어 내려오는 ‘쌍천’이라는 하천이다. 올해는 마른장마라 한 번도 비가 오지 않아서 가뭄이 오면 어쩌나 싶었다. 저번에 설악산 소공원에 갔더니, 신흥사 앞 물줄기가 많이 말라있었다.
(이 글을 쓰는 현재 8월 3일. 뉴스를 보니 옆 동네 강릉은 물부족으로 인해 해수욕장 샤워 시간을 5분으로 단축했다고 한다.)
가물 때 과일이 달아진다는 말은 들었는데, 반대로 오이는 쓴맛이 강해지나 보다.
양양 로컬푸드 판매장에서 사 온 오이를 먹었는데 씁쓸한 맛이 느껴졌다. 이럴 땐 피클을 담가먹으면 좋을 것 같다. 동치미 국수를 해 먹을 때 채 썰어서 굵은소금 약간+설탕+식초에 절여놨다가 물기를 꽉 짜서 고명으로 올려 먹었다.
남부지방에서 점점 비구름이 올라온다는 뉴스를 듣고, 문 밖으로 나섰다. 안에서 볼 땐 비가 그렇게 많이 오나 싶더니, 분무기 뿌리는 듯이 약한 빗줄기가 사방에서 바람에 나부낀다. 나를 둘러싼 100명이 분무기를 들고 물 뿌리는 느낌과 비슷할 듯.
버튼을 누르면 한 번에 퍼지는 우산을 썼다. 접는 것도 버튼을 눌러야 하는데, 편리하긴 하지만 관절 부분이 약하다. 바람이 불 때마다 한 번씩 뒤집히는 바람에 내 속도 뒤집어졌다.
저녁에 집에 돌아와, 젖은 가방이며 옷가지를 널어두었다. 자려고 누웠는데 밖에서 난리가 났다. 바람에 무언가 날아가고 바닥에 끌려가는 소리들. '보일러실 문 닫은 거 맞겠지?‘ 희미하게 염려하며 꿈속으로... zzZ
(오랜만에 쓰는 zzZ. 귀여니 소설을 mp3에 담아서 시험 전날에 읽던 때가 생각난다)
그리고 오늘. 발 젖기 싫어서 또 장화를 신고 나왔는데, 날이... 개이네?
간밤에 분 비바람으로 조업을 나가지 못해서인지, 오징어난전 오른쪽 양미리난전은 닫혀있었다. 등대 해수욕장은 입구를 막아두고, 포크레인 한대가 뒤집힌 모래사장을 다시 정리하는 중이었다.
비바람이 치면 파도도 거칠다. 평소보다 육지 쪽으로 더 가까이 다가오는 파도 모양을 따라, 미역도 많이 떠밀려왔다. 오늘 해수욕장은 하루 휴장이다.
맑아져 오는 하늘을 보며, 가까운 할리스로 갔다.
비가 와서 한창 더울 때보다 시원해지긴 했는데, 2층 절반정도가 컴컴하고 에어컨도 안 켜져 있었다. 지난밤 내린 비에 전기 쪽 문제가 생겨서 정전이 된 거였다.
비 온 다음날 여름의 바닷가
겨울에 생각했을 땐 매일 사람이 많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직은 한가한 날이 더 많다. (7월 중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