흠뻑쇼와 프라푸치노

스타벅스 속초 DT점

by Julie

7/26 토요일에 속초에서 싸이 흠뻑쇼가 열렸다. 작년부터 하고 있는데, 처음엔 ‘왜 그런 큰 행사가 여기서?’하는 의문이 있었다. 아무래도 물도 막 쏘고 바닥을 뛰어다니는 공연이라, 허용해 주는 야외 공연장을 찾아야 해서 여기까지 온 것이 아닌지.


작년에도 아주 뜨거운 날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버스를 타고 고속 터미널을 지나는데, 똑같은 파란색 옷을 입은 사람들이 잔뜩 나와서 기억에 남았다. 올해는 공연 당일 오후에 흠뻑쇼 셔틀버스장 근처를 지나가게 되었다.


새마을에 있는 카페를 가려고 하다가, 마음이 바뀌어 슬슬 걸어서 이마트 쪽으로 갔다. 속초 해수욕장 근처 모든 카페에 사람이 엄청 많았는데, 성수기엔 이쪽은 웬만하면 잘 안 오기 때문에 처음 보는 모습이었다.


해수욕장의 사람들은 튜브를 어깨에 끼고 캠핑웨건을 끌거나, 래시가드에 수영복 차림이었다면, 고속 터미널쪽에 가까워질수록 진한 파란색 반팔티를 입은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걷다가 지쳐서 고속터미널 안 의자에 잠깐 앉았다. 토요일이라 속초에 도착하는 사람, 어디론가 떠나려는 사람들이 가득했다. 아, 어지러워. 이렇게 사람이 많으면 정신이 산만해진다. 이마트 2층도 얼른 볼일만 보고 내려와야지(노브랜드 코너로 직진해서, 고르곤졸라 소프트콘 한 봉지만 집어오기) 배회하다간 어느새 기운이 쭉 빠지는 스타일이다.

고속터미널과 이마트는 가깝다. 이마트 건너편에 청초호를 메워 만든 부지가 있고, 그냥저냥 주차장으로 은근히 쓰이고 있다. 아마도 그 옆의 수협이나 항만청 땅 같은데, 큰 행사가 있으면 여길 사용 한다.


흠뻑쇼가 열리는 곳이 척산 온천 옆 종합운동장이라, 대중교통으로 가기 좀 불편하다. 차도 막힐 수 있으니까 이마트 건너편에 주차를 하고, 공연에서 제공되는 셔틀버스를 타고 오라는 안내가 있었나 보다. 이마트 안에도, 이마트 밖에도 온통 파란 사람들만 있다!


궁금해서 사람들이 향하는 쪽으로 같이 가봤는데, 셔틀버스 한 대 앞에 거기 다 탈 수도 없을 만큼 많은 파란색 사람들이 줄을 서있었다. 셔틀버스는 계속 순환하며 여러 대가 오가는 것 같았다.


그나저나 이 사람들, 즐거워 보이잖아? 31도의 땡볕 아래, 이런저런 불편함을 무릅쓰고 이 먼데까지 오다니. 싸이는 대단한 가수다.


참고로, 작년 흠뻑쇼에 가수 성시경이 게스트로 왔다가 속초 식당에서 유튜브를 찍고 갔다. 성시경 유튜브에 나온 집이 속초에 2곳인데, 아직까지도 인기가 많다.


이마트를 지나 향한 곳은

엑스포 운동장, 맥도널드 옆에 있는 스타벅스 속초디티점. 속초에 생긴 최초의 디티라서 이름이 이렇다. 다른 디티점은 속초 교동 DT, 속초 금호 DT가 있다.


며칠 전 스타벅스 앱에 들어갔다가, 할인 이벤트를 발견했다. 금토일 3일만 오후 2시부터 5시 사이에 프라푸치노를 30% 할인해 준다는 소식. 프라푸치노 한잔에 보통 6500원쯤 하니까 한 2천 원 정도 싸게 먹을 수 있다. 가야지 그럼!


거기에 이것저것 합쳐서 별도 야무지게 쌓았다. 저번주에 양양에서 저속노화 교수님 강연을 들었다. 액상과당이 안 좋대서 이것만 먹고 별쿠폰으로는 시럽 안 들어간 아메리카노, 라테를 먹으리라 결심했다.

그나저나 여기에도 파란 사람이 보인다. 저기요? 곧 공연 시작 아닌가요?


축제나 공연을 지방에서 열면, 지역경제 활성화가 된다는 소리가 크게 와닿은 적이 없었는데, 이런 걸 이야기한 거구나. 사람들이 더우니까 커피도 사 먹고, 흠뻑쇼 준비물도 사고, 밤에 늦게 끝나니까 자고 가고, 밥도 사 먹는다. 몇 명이나 온 걸까?


26일 토요일은 극 성수기 직전이라 휴가 온 사람이 그렇게 많이는 안 보인다. 해수욕장 개장한 지 3주쯤 됐는데, 중간에 1주일은 비가 왔다. 그 외엔 맑은 날이 이어져서, 여행을 오려면 이럴 때 와야 하는데 하는 생각을 자주 하고 있다.


흠뻑쇼에 오려면 돈이 많이 드는데, 성수기를 피해서 숙박비가 조금 저렴할 때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런데 비가 와도 곤란하니까 아예 여름 한가운데 날짜를 잡은 걸수도 있겠다.

북쪽으로 난 창문으로 호수 건너편 시내가 보인다. 서쪽으로 넘어가는 해 기운 때문에 등 뒤가 뜨끈하다. 저번에 왔을 땐 운동장에 사람들이 있었는데, 오늘은 하나도 안 보인다.

밖에서 달궈진 몸을 에어컨 바람으로 식히며, 30% 할인해서 더 좋은 프라푸치노를 먹었다. 아무래도 난, 이 날씨에 흠뻑쇼에 갈 수 없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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