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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태원 Taewon Suh Aug 02. 2019

혁신이라니까

지난 40년의 음악산업 변화

2000년 이후 음악시장이 양적으로 크게 축소되었음은 음악 소비자의 개별적인 경험에서도 쉽게 추측해 볼 수 있습니다. 음악을 돈을 주고 사서 듣는다는 관념이 상당히 흐려졌지요. 최근 [Visual Capitalists]에서 발표한 음악시장의 규모에 대한 지난 40년의 자료는 명확한, 통계적인 판단을 제공합니다. 음악시장이 급속하게 팽창했었던 1990년대 이후 최근까지 음악 산업계의 매출은 줄곧 하락세였습니다.  

위의 그래프에서 보이는 첫 번째 peak인 1970년대 말은 대중적인 디스코 음악이 절정이었고 album rock의 형식도 완성기에 와있던 시기였습니다. 그 다음 시기인 1980년대 초반 음악 산업은 매출의 깊은 골짜기를 경험하게 됩니다. 이 시기의 매출 하락에 대해서는 음악을 듣는 사람들이 줄어들었다거나 음악의 질적인 하락했다 하는 것이 문제의 원인은 아니었습니다. 이 추세의 가장 중요한 요인은 Cassette Tape이란 매체의 확산이었습니다. 카세트테이프의 한 특징은 복제의 기능이 있다는 것이지요. 사용하는 디바이스가 스테레오 컴포넌트이든 붐박스이든 혹은 Walkman이었건 간에 많은 사람이 카세트테이프 리코더를 이용해 복제된 음악을 듣기 시작했습니다.


붐박스의 기원은 필립스가 1966년 개발한 [Radio Recorder]라고 볼 수 있습니다. 1970년 중반 이후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했지요. 그리고 거의 6억 개가 팔린 희대의 유행 아이템이었던 Sony의 워크맨은 1976년 처음 출시되었습니다. 미투 제품인 삼성의 마이마이는 참고로 1981년 출시됩니다. 1980년대를 전후해서 워크맨은 그야말로 패피 혹은 인싸가 즐기는 it 아이템이었습니다. 1980년대, 즉 마이마이의 시대에 많은 베이비 부머들이 친구에게 선물 받은 혹은 자신이 직접 녹음한 카세트테이프의 음악을 들으며 이어폰을 끼고 다녔습니다. 지금과는 다른 미니 헤드폰 형식의 이어폰이었지요. 미디어의 형태가 구분된 매출을 표시한 다음의 그래프에서 그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미디어인 CD가 보급되고 소형 CD 플레이어가 워크맨 스타일의 카세트 플레이어를 대체하자 음악의 매출은 크게 상승하게 됩니다. 첫째로 LP와 카세트에 비해 두세 배로 비쌌던 CD의 가격으로 인해 업계는 매출 상승효과를 누립니다. 비싸지만 쿨한 새 것이기 때문에 사곤 했습니다. 카세트 테이프는 촌스러운 구세대의 물건이 되었지요. 또한 둘째 이유는 CD를 통한 음원의 복제가 조금 더 복잡하다는 데 있었습니다. CD 드라이브가 달린, 당시 고사양의 컴퓨터를 이용해 힘들게 복제하느니 쿨한 CD 정품을 사는 경우가 증가하였습니다.


음악시장의 매출이 2000년 최고봉을 찍기 전 90년대 중후반의 작은 골짜기가 보이십니까? 이 시기는 우리나라에서 이른바 [길보드]란 이름으로 불법복제 CD와 테이프가 넘쳐났던 시기와 거의 일치합니다. 그 이후 음악 산업의 매출은 절벽으로 추락합니다. 2004년 쯤인가요? 아이튠의 등장이 약간의 매출 상승효과를 가져오기도 했지만 큰 추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이상의 그래프에서 시장의 변화는 음악 소비자의 변화라기보다는 미디어 기술의 변화에 따른 시장 혁신의 결과라고 판단됩니다. 의도되었든 의도되지 않았든 간에 미디어의 변화와 관련되는 경쟁의 전략은 시장을 크게 변화시켰습니다.


최근의 스트리밍 서비스의 발전으로 인해 음악시장의 매출은 다시 상승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트렌드는 음악 소비자와 음악업계에 많은 추가적인 결과를 초래하리라고 예측합니다.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성공한 혁신은 다발적인 사회적 효과를 가져오지요.



*Title Image: Eagles — "Their Greatest Hits (1971-1975)"

현시점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앨범 (3천6백만 장), 36배 플래티넘!


[One of these nights] by Eag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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