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ird Sep 04. 2023

벌레

알고 싶지 않은 것들

우리가 칭하는 벌레라는 표현은

폭력적인 단어라는 생각이 든다


차라리 거미 모기처럼 한정지은 것이 아닌

모르는 건 죄다 벌레라는 단어로 퉁쳐버리는


휴양림 내에서 마주하게 된

벌레들을 보며 그들이 벌레가

아니란 것을 자각하게 된 건


그들도 두려움으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불빛으로 모여들고

살기 위하여 그 불빛 속의 거미줄을 피하며

잠시 피할 곳을 찾기 위해

허둥대는 모습을 보고


우리는 대상이나 사물을

유심히 보게 되면

나나 내가 바라보는 그 대상이나

크게 다를 바가 없을진대

구분 지으려 하고 구별하려 한다


구분과 구별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그를 통해 정의를 내리는 것은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우리가 놓쳐버린 일은

구분과 구별 후에는 그들도

우리와 같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그들은 단순한 벌레가 아니라

지구상의 생명체라는 것을 말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돌아보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