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직장생활

자신만 안다

스스로 무덤을 파다

by Bird

그는 끝내 혼자였다.

그것이 그의 선택이었는지, 조직의 판단이었는지는 이제 중요하지 않았다.


그는 스스로를 기준으로 삼는 사람이었다.

자신의 방식이 가장 효율적이라 믿었고, 자신의 판단이 언제나 옳다고 확신했다.

열여섯 살이나 많은 선배의 말은 그에게 ‘과거의 잔재’에 불과했다.

그는 존중을 타협이라 여겼고, 협업을 속도 저하로 간주했다.

함께 가는 일보다, 앞서가는 일이 더 중요했다.


조직은 처음엔 그를 관찰했다.

유독 날이 선 태도, 사람을 가르는 말투, 고개를 끄덕이기보다 고개를 젓는 습관.

그는 언제나 혼자 정답을 들고 있는 얼굴이었다. 회의에서 의견은 오갔지만, 결론에 도달하지는 못했다. 왜냐하면 그의 결론에는 늘 타인이 설 자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선배를 무시하는 태도는 결국 조직 전체를 향했다.

경험에서 나온 조언은 ‘비효율’이라는 이름으로 잘려 나갔고, 신중함은 ‘느림’으로 치부되었다.

그는 자신의 기준에 맞지 않는 모든 것을 열등이라 불렀다.

그 과정에서 그는 하나의 사실을 놓쳤다.

조직은 개인의 기준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조직은 조용히 결정을 내렸다.

공식적인 경고도, 노골적인 배척도 없었다.

대신 배제는 늘 그렇듯 업무의 흐름에서 시작되었다. 중요한 일은 그를 비켜갔고, 회의 일정에서 그의 이름은 뒤로 밀렸다.

메신저 대화방에서는 그가 없어도 일이 돌아갔다.

그는 회사에 있었지만, 조직에는 없었다.


그는 그것을 음모라 여겼다.

“다들 나를 시기하는 거야.”

그러나 진실은 단순했다.

누구도 그와 함께 책임지고 싶지 않았을 뿐이다.

그의 기준은 늘 타인을 틀리게 만들었고, 그의 방식은 늘 혼자만 살아남는 구조였다.

사람들은 그 구조 안으로 들어가지 않기로 선택했다.


결정적인 순간, 그는 혼자였다.

문제가 터졌고, 조율이 필요했지만, 함께할 사람은 없었다.

선배도, 동료도, 후배도 움직이지 않았다.

그날 그는 처음으로 조직의 침묵이 얼마나 큰 소리인지 깨달았다.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끝났다는 뜻이었다.


그의 말로는 소란스럽지 않았다.

평가에서 빠졌고, 추천서는 비어 있었다.

그는 여전히 자신이 옳다고 믿었지만, 그 옳음은 더 이상 쓰일 곳이 없었다.

조직은 그를 고치려 하지 않았다.

고칠 가치가 없다고 판단한 순간, 조직은 늘 그렇게 조용해진다.


그는 마지막까지 혼자였다.

끝내 사과하지 않았고, 끝내 돌아보지 않았다.

대신 이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나는 틀리지 않았다.”

어쩌면 맞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회사에서 중요한 질문은 늘 이것이다. 옳은가, 함께할 수 있는가.


그는 옳으려 했고, 그래서 혼자가 되었다.

조직은 그를 버린 것이 아니라, 이미 그가 떠난 자리를 정리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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