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서 『그 여자네 집』-《J-1 비자》
그는 격렬한 데모와 휴교가 반복되던 70년대에 대학을 다녔다. 비록 검거되거나 제적당한 적은 없어도 운동권 노래를 목이 쉬어터지게 부르면서 의롭지 못한 권력을 규탄할 때의 기분을 알고 있었다. 용기가 없다고 해야 할지, 겁이 많다고 해야 할지 운동권에 진한 동류의식을 느끼면서도 붙들려들어갈 만큼 적극적으로 투신하지도 못한 주제에 대학 다니는 동안 내내 관심은 그쪽에 가 있었다.
(박완서 -『그 여자네 집』, 282p)
TV를 보다가 껐다.
뉴스에서 흘러나오는 현 상황이 너무 마음에 안 들고, 수많은 정보들이 쏟아져 나와 갈피가 안 잡히는 까닭이다.
병신(丙申)년에 병신이 되어버린 나라를 바라보며,
똑같이 병신이 되었다 회복한 나 자신을 바라보고,
모쪼록 나처럼 빨리 회복되기를 바라본다.
앞장서서 시위하는 저 사람들에게 깊은 동류의식을 느끼면서도
관심은 내내 그쪽에 가 있으면서도
고작 TV보며 분노하는 것이 고작인,
이불 밑에서 활개 치기만 하는 나.
오늘도 방 안에서 촛불만 만지작거릴 뿐이다.
소심한 소시민이 결국 방구석에서 뛰쳐나오기 전에
모든 사태들이 올바른 길로 흘러나가기를 빌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