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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별 May 08. 2023

예전의 나였다면 8만 원을 버리는 선택을 했었겠지

일보다 나

아.. 오늘 일하느라 운동 못 가겠네.

예전의 나는 회사에 올인하던 사람이었다.

야근은 필수, 약속은 주말만, 연애보단 성장이 우선이었다.

이렇게 하면 회사에서 보상이 있을 거라 생각했고, 나의 성장과 미래도 훨씬 탄탄해질 거라 믿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나에게 돌아오는 건 더 많은 업무와 건강악화와 스트레스였다.

나는 정작 회사는 챙기면서 나 스스로를 챙길 줄 몰랐다.


예전의 나는 저녁에 PT나 필라테스 예약을 해두고도 당일까지 하지 않아도 되는 업무임에도 운동을 취소하고 일을 했다.

당일 취소는 당연 운동 횟수가 1회 차감되는데, 그 1회만 해도 8만 원에 해당됐었다.

그때는 그게 맞다고 생각했다.

빨리 업무 마무리 해서 보고하고 일 잘한다고 인정받는 게 운동을 하는 것보다 더 우선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나는 8만 원을 날렸다.


하지만 나는 3년 전부터 생각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환경과 생각의 변화를 겪으면서 오로지 '나'에 집중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고,

그런 과정 속에서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이고 나를 위한 선택이 어떤 건지 조금 더 명확해졌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제 나의 1순위는 일이 아니라 '내'가 되었다.

오늘도 업무가 내려왔는데, 내려온 업무에 대해 기한을 정해 놓고, 그 일정대로 한다면 굳이 야근을 할 필요가 없음은 느꼈다.

그리고 취소 없이 오늘 예약해 둔 필라테스를 다녀왔다.

나는 이제 예전과 다르게 8만 원을 버리지 않게 된 것이다.



물론 이 글을 읽는 어떤 사람은 당연히 회사보다 내 일정이 우선이지 하는 분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렇지 못한 사람이었기에 그 당연한 것을 선택하는 게 어려웠다.

아마도 성장욕구에 불타올라 인정에 더 큰 가치를 느끼는 사람들은 나의 이전 행동들이 조금이나마 이해가 되지 않을까 싶지만...


13년 차 직장인이 되어보니 이런 생각이 든다.

회사도 좋고 인정도 좋지만 무엇보다 나의 행복, 나의 건강이 우선이다.

물론 일에 지장을 끼치지 않는다는 선에서, 내가 굳이 회사를 위해 온몸 바쳐 일하지 않아도 된다.


회사는 내가 없어도 돌아간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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