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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잘 쓰는 사람이 좋다

ep152

by 유 시안

주변을 보면, 생각보다 부자는 많다.(웃음)

그러나 부자는 많지만 돈을 잘 쓰는 이는 정말 드물다.

정확히 말하면 돈을 기분 좋게 쓰는 이는 적다는 의미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이 죄가 아니며 돈이 없는 것이 자랑도 아니다.

반대로 돈이 많다고 우쭐댈 필요도 없는 것이고 돈이 없다고 주눅 들 필요도 없다.


돈이 많으면, 그만큼 본인이 원하는 것을 하기 쉬워지는 것인데 필자가 일로 또는 사적으로 만난 이들 중에서 돈을 ‘잘’ 쓰는 친구의 에피소드를 소개할까 한다.

유학시절 알게 된 미국인 친구

자주는 못 보지만, 그는 진짜로 친구라고 인정한다.

일본 유학시절 처음 알게 되었는데 누가 봐도 외국인(?) 분위기가 물씬 나며 상당히 친근한 성격이었지만 성격도 다르고 공통점은 적었지만 음악적인 갈망이 있다는 것만으로 금방 친해지게 되었다.

친해지며 알게 된 것이 그가 고학력자에 4개 국어가 가능하며 상당한 재력가(?)의 아들이라는 것이었다.

파티를 좋아해서 자주 주최하며 그를 통해 여러 친구들도 소개받아 그들과도 어울리는 일이 많았고 홍콩 사람들도 그때 처음으로 친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자주 음악적인 토론을 가졌고 필자도 가능한 선에서 그를 도울 수 있는 것을 도왔고 그도 필자가 본인이 가지지 못한 재능을 가졌다고 생각해 서로 존중하며 친분을 나눴다.


어느 날 그의 어머니가 일본에 관광으로 오셨는데, 그가 심각한 얼굴로 상담했다.

어머니가 자신의 친구들을 같이 보고 싶어 하는데 혹시 괜찮으면 같이 봐도 되냐는 것이었는데 필자 이외에 다른 친구도 있어서 필자는 별생각 없이 허락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

상당히 고급스러운 가게에서 무슨 면접 같은 느낌으로 방을 잡고 식사를 하게 되었는데 같이 갔던 다른 친구도

이게 뭔 일이야. 음식값 내라고 하면 어떻게 하지

라며 걱정하며 음식이 목으로 넘어가지 않았다.(웃음)


그러나 어머니는 별 말을 하지 않고 단지 아들과 친하게 지내줘서 너무 고맙다는 말만 하고 30분 정도 있다가 갑자기 사라졌다.

음식값 걱정(?)하던 우리에게 친구는 어머니가 카드를 주고 갔으니 걱정하지 말고 이제부터 죽을 때까지 먹자고 안심시켰고 어머니는 우리들이 불편할까 봐 빨리 가신 거라고 했다.

어머니는 우리를 위해 선물까지 남기고 가셨다.


그때부터 안심하고 본격적으로 먹기 시작해서 상당한 가격을 기록했는데 (웃음) 이 친구는 이후로도 필자와 같이 공연을 가거나 같이 제작을 하며 친분을 쌓았고 유학이 끝난 후 일본을 떠날 때는, 본인이 가지고 있던 장비 중에 필자가 필요한 것을 선물로 주고 가고 싶다고 하며 남기고 떠났다.


코로나 시기에는 그도 상당한 고생을 했는데 이후 재회해서도 그는 여전히 기분 좋게 돈을 잘 쓰는 친구였다.

그냥 내가 낼게 이런 식이 아니라, 그는 항상 이유를 붙인다.


오늘은 멀리까지 와줬으니 내가 당연히 사야지.

오늘은 내 친구를 소개했으니 내가 내는 게 맞지.

유상(필자) 안색이 안 좋아 보이니 내가 몸에 좋은 걸 좀 사줘야지.


이런 식이며 그의 친구들을 필자에게 소개하며 친구들의 연결고리를 늘려 나간다.

돈을 가졌다고 자랑하는 것이 아니라, 친구를 위해 돈을 기분 좋게 잘 쓰는 방식에 필자도 거부감 없이 잘 받아들일 수 있다.


부자와는 거리가 먼 필자에게, 업무상 부자나 사장, 회장들을 만날 기회가 많았다.

하지만 부자들은 생각보다 돈을 잘 쓰지 않으며, 업무상으로는 2000엔짜리 도시락을 사도 되냐 마느냐로 실랑이를 벌이거나 영수증 처리에 깐깐한 회장도 있었다.(땀이…..!)


이는 실지로 여러 가지 공부가 되었는데, 필자의 기준으로 한 가지만 정한 것이 있다.


중요한 얘기가 필요하고 30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는 일에, 패스트푸드 점에서 미팅을 하는 이는 두 번 다시 만나지 않는 것


필자에 대한 가치를 갸늠하는 간단한 기준인데, 이에 해당하는 이와 일을 지속해서 잘 되는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돈을 잘 쓰는 것은 사람과의 관계를 원만하게 하고 깊게 만들 수 있는 중요한 일임이 틀림없고 모으는 것 이상으로 쓰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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